[TEN 인터뷰] ‘땐뽀걸즈’ 신도현 “이름보다 맡은 역할이 떠오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텐아시아=우빈 기자]

지난달 25일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땐뽀걸즈’에서 이예지를 연기한 배우 신도현. / 사진제공=VAST엔터테인먼트

신도현은 참 매력적인 배우다. 화려하기보다 청초하고, 강렬한 아우라를 뿜기보다 잔잔한 물결을 일으킨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연기도 잘하지만 연기에 임하는 자세도 신중하다. 늘 고민하고 연구해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캐릭터에 딱 맞는 옷을 입고 나타나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타고난 매력에 노력까지 더해해 성장을 거듭하는 신도현을 만났다.

10. 지난달 25일 ‘땐뽀걸즈’가 종영했어요. 드라마를 끝낸 기분이 어떤가요?
신도현 : ‘땐뽀걸즈’가 크리스마스에 종영했잖아요. 새해와 겹쳐서 크게 실감이 안 났는데 인터뷰를 하면서 ‘아, 진짜 끝났구나’ 하고 실감하고 있어요.

10. ‘땐뽀걸즈’ 출연 배우들이 다 또래였죠. 실제로도 많이 친해졌나요? 
신도현 : 제가 낯을 가리는 편이라 처음에는 걱정이 컸어요. 그런데 (촬영하는 동안)거제도에서 살다시피 하고 춤 연습을 같이 하니까 금방 친해지더라고요. 함께한 친구들 성격도 너무 좋아서 많이 친해졌어요. 촬영할 때나 방송에서 우리끼리 친한 게 많이 비친 것 같아요.

10. 연기하면서 애드리브도 많이 했을 것 같은데요.
신도현 : 애드리브가 대부분이긴 했어요. 감독님도 자유롭게 연기하게끔 배려해주시는 스타일이셨고, 우리 의견을 많이 들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애들이랑 애드리브를 뭐 할지 정했어요. 다들 친해진 상태라 장난을 치는 장면이나 수다를 떠는 장면들은 거의 애드리브예요. 그러다 보니까 감정을 잡고 있는 장면에서 오히려 웃음이 터져 NG가 났어요.

10. ‘땐뽀걸즈’는 거제도 배경으로 촬영해 길게 머물렀죠? 정도 많이 들었을 것 같아요.
신도현 : 네. 거제도가 이제는 집 같아요. 편한 곳이죠. 거제도에 있을 땐 부모님과 친구들이 보고 싶어 서울로 올라오고 싶었는데 막상 서울에 오니 그리워요. 드라마를 촬영했던 학교는 제가 졸업한 모교 같은 느낌일 정도예요. (웃음)

10. 경북 영주 출신이라 사투리 연기에 큰 어려움은 없지 않았어요? 
신도현 : 영주에서 태어났지만 어렸을 때 서울로 올라와서 조금은 어색할 수도 있었는데, 촬영하면서 사투라에 많이 익숙해진 것 같아요. (박)세완 언니도 부산 출신이라 사투리가 편하다고 했고 (김)수현이도 대구 출신이라 다들 사투리가 편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촬영할 때가 아니라 평소에도 다 같이 사투리를 쓰게 됐어요. 서울과 왔다 갔다 하면서 찍었다면 그만큼 편하게 하진 못 했을 것 같아요.

신도현은 ‘땐뽀걸즈’ 출연 배우들과 거제도에서 지낸 시간을 잊지 못할 추억으로 꼽았다. / 사진제공=VAST엔터테인먼트

10.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신도현 : 거제도 ‘바람의 언덕’에서 촬영하는 장면이 있어서 미리 가서 그 유명하다는 핫도그를 먹었어요. 근데 촬영 중 핫도그를 먹는다는 생각을 못 한 거예요. 하필 또 예지가 먹보 캐릭터라 많이 먹거든요. 감독님이 많이 먹으라고 하셔서 막 먹었는데 촬영 끝나고 토했던 기억이 나요.

10. ‘땐뽀걸즈’는 순수하고 따뜻한 힐링 드라마로 호평 받았어요.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니 어땠나요?
신도현 : 촬영할 때는 즐겁기만 했는데 시청자로 드라마를 보니까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을 많이 느꼈어요. 혜진(이주영 분)이나 시은(박세완 분)이 이야기들이 좋았어요. 드라마를 보다 울면 단체 채팅방에 ‘오늘 너무 슬퍼요’라고 하고, 웃었으면 ‘너무 재밌어요’라는 대화를 나눴죠.

10. ‘땐뽀걸즈’ 이예지와 많이 닮았어요.
신도현 ; 드라마 속 예지와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예지랑 볼수록 똑같다거나 성격이 많이 비슷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처음에는 ‘그런가?”라고 생각했어요. 예지가 털털한 여고생이라 소녀보다는 소년처럼 보이려고 했거든요. 그래서 비슷하다고 했을 땐 조금 놀랐어요. 생각해보면 칭찬인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저다운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저를 보여준 것 같아 감사해요.

10. 전작 ‘스위치’의 소은지, ‘제3의 매력’의 김소희 캐릭터 잔상이 하나도 없어요. 같은 인물인줄 몰랐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 않나요? 
신도현 : 네. 많이 들었어요. 제 생각에도 못 알아 봤을 것 같아요. (웃음) 제 얼굴이 화장에 따라 쉽게 바뀌는 얼굴인 것 같아요. 다양한 이미지로 변화할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큰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작을 한 건 아니지만 연기를 똑같이 하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했거든요. ‘앞으로 새로운 모습을 못 보여드리면 어떡하지?’ 생각을 했는데 다행이죠.

신도현은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저 역할을 내가 하면 어떨까’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다고 했다. / 사진제공=VAST엔터테인먼트

10. 2018년에는 ‘땐뽀걸즈’를 포함해 4개의 작품을 하며 바쁘게 보냈어요. 돌아보니 어떤가요?
신도현 : 2018년은 열심히 일했는데 조금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열심히는 했는데 뭐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내가 잘했는지, 발전은 했는지 돌아봤어요. 올해는 천천히 성장하고 싶어요.

10. 신인이지만 비중이 있는 역할을 해왔어요.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고 있나요?
신도현 : 그냥 저는 좋아하는 일을 운 좋게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살고 있어요. 연기는 재밌다기보다 어려운데, 어려워서 재밌는 것 같아요. 연기자가 된 후 스스로한테 만족을 못 하고 있어요.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커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 까지는 만족하지 못할 것 같아요.

10. 배우로서 어떤 욕심이 있나요?
신도현 : 천천히 발전하는 것에 대한 욕심은 있어요. 작품이 좋아서 한방에 터져도 부담감이 엄청날 것 같아요. 제가 운이 좋은 쪽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물론 운도 능력이라고 하지만, 저는 스스로 항상 부담감을 가지고 있어요. 입시를 하다 자연스럽게 이 일을 하고 있고, 나름 비중 있는 역할을 처음부터 했기 때문에 그 나름의 부담을 가지고 있죠.

10. 굉장히 신중하고 진지한 성격이네요.
신도현 : 평소에 성격은 차분한데 때에 따라서 밝아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성격도 느리고 감정 선들도 느려요. 젊음의 에너지를 따라가는 게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땐뽀걸즈’ 오디션을 보고 합격을 기대하지 못했어요. ‘나한테 학생다운 모습이 있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10.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어렵다면 연기할 때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신도현 : 감정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죠. 주변 영향을 잘 안 받고 나쁜 얘기를 들어도 금방 잊어요. 누가 저한테 못되게 굴어도 눈치를 못 챌 정도로 둔해요. 이런 성격이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연기할 때는 고민이 돼요. 감정 표현이라던가 감정 선을 따라가는 것이 어려워서 그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이름보다 연기한 캐릭터로 각인되는 배우가 목표라는 신도현. / 사진제공=VAST엔터테인먼트

10. 꼭 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요? 
신도현 : 예지랑 비슷한 캐릭터를 또 만나고 싶어요. 저다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캐릭터라면 신도현이라는 사람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공이 많이 쌓인 후에 저랑 완전 다른 모습을 연기해도 좋을 것 같아요.

10. 롤모델이 있나요? 
신도현 : 롤모델은 아직 없어요. 너무 좋은 선배님들을 많이 만났는데 각자 배울 점들이 많더라고요. 경험이 없는데 롤모델을 삼는 건 섣부른 일인 것 같아요. 다만 장영남 선배님 연기를 보면 정말 카리스마가 느껴져요. 무슨 역할이든지 정말 잘 소화하시잖아요.

10.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신도현 : 그냥 그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요. 작품을 봤을 때 신도현을 떠올리기보다 그 캐릭터로 봐주실 정도로 잘 해내고 싶습니다.

10. 2018년 ‘열일’한 자신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신도현 : 스스로에게 말을 하라고 하니까 오글거리네요. 도현아, 올해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건강하게 꿋꿋하게 연기를 해냈으면 좋겠어. 아직 네가 기특하지는 않아. 1년은 나를 칭찬하기엔 짧은 시간인 것 같으니 5년이 지난 후 기특하다고 해줄게. (웃음)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