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골목식당’ 건물주·외제차 논란…“진짜 절실한 사장님 없나요?”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골목식당’ 청파동 하숙골목 편/ 사진제공=SBS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취지는 죽어가는 골목상권 살리기다. 최근 방송된 서울 홍은동 포방터시장 편과 청파동 하숙골목 편은 이 취지에 어긋나면서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섰다. 현재 방영 중인 청파동 하숙골목 편은 “‘골목식당’이 순수한 취지를 잃었다”고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가게는 피자집과 고로케집이다.

백종원이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사장들의 절실함이다. 시청자들도 “괜찮은 집인데 왜 장사가 안 될까” “누가 저 가게를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골목식당’을 본다. 그러면서 문제가 해결되고 활기를 찾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이 두 가게의 사장에게는 절실함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피자집 사장 황 모씨는 최고급 외제차를 소유하고 있으며 건물주의 아들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고로케집 사장 김 모씨 또한 건물주가 사촌누나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황씨와 김씨는 각각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공인이나 연예인이 아닌데도 말이다.

피자집 사장 황 씨는 “현재 소유하고 있는 자가용이 없으며 과거에도 페라리와 같은 고가 외제차를 소유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한 네티즌이 장난삼아 보배드림이라는 사이트에 허위 정보를 게시해 점차적으로 유포된 거짓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건물주의 아들이라는 데 대한 해명은 없었다. 지난해 9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의 건물 1층에 아들이 경양식집을 약 8개월 준비 만에 개업했다. 방문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청파동 피자집 가게 이름과 황 씨의 이름이 적혀 있다.

고로케집 사장 김 씨는 “사촌누나는 해당 청파동 건물 건물주와 친분이 있어 현재 건물의 상층부를 건물주와 함께 쉐어하우스로 운영하고 있다”며 “저도 청파동 건물주의 임차인일 뿐이고 누나도 청파동 건물주와 쉐어하우스 동업인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로케집의 창업 자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씨는 “군대 가기 전에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고기공장에서 노동을 하며 열심히 모은 돈 3000만 원과 사촌누나에게 빌린 돈을 합쳐 창업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이 같은 논란이 생긴 것에 대해 “출연자를 섭외할 때 최소한의 확인도 안 하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청파동 하숙골목 편/사진제공=SBS

이런 의혹보다 더 논란을 부르는 것은 이들의 태도다. 요리 실력이나 장사 노하우는 차치하더라도 사장들의 장사 매너와 접객 등 손님을 대하는 기본 소양이 시청자의 분노를 사고 있다. 고로케집 사장 김씨는 입장문에서 “취업하기도 어렵고 돈벌기도 어려운 팍팍한 현실에 오직 패기와 열정 하나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스물다섯 살 사장의 패기와 열정은 좋다. 그러나 노력하지 않는 모습과 백종원의 도움에도 아집을 부리는 모습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장사’가 아니라 ‘사장놀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김씨는 ‘골목식당’ MC인 조보아와 꽈배기 만들기 대결에서 별다른 실력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김 씨는 그래도 5개월 간 가게를 운영한 사장이고, 조보아는 온라인의 동영상을 보면서 겨우 일주일간 연습한 초짜에 불과했는데 말이다.

피자집 사장 황씨 또한 정말 돈을 벌기 위해 장사를 시작한 게 맞는지 의심을 사고 있다. 프랑스 요리학교를 다니다 돈이 없어서 그만뒀다는데도 칼질마저 서투르다. 세계 각지의 음식을 줄줄 꿰지만 정작 만들어내는 음식의 성공률은 극히 낮다. 불어터지다 못해 떡이 진 면을 내놓고도 당당했다. 무엇보다 “공짜 음식이니까 주는 대로 드시고 평가나 좋게 해달라”는 식으로 시식단을 대했던 태도는 MC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분노를 극에 달하게 했다.

‘골목식당’의 논란은 청파동 하숙골목 이전에 방영됐던 포방터시장 편의 홍탁집부터 시작됐다. 노모에게 일을 맡기고 장사에는 관심이 없는 철없는 아들 사장의 불성실함이 시청자의 분노를 자아냈다. 모두가 “안 바뀐다”고 아들 사장의 태도를 지적했지만 백종원은 아들 사장에게 장사를 몸소 체험하게 하며 진정성 있는 장사의 태도를 일깨워 줬다. 다행히 아들 사장도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방송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이런 극적 반전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다. 말도 안 되는 사장들의 태도를 참아내느라 재미있게 시청해야 할 예능 프로그램이 오히려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고 있다.

포방터시장 돈가스집은 백종원에게 “돈가스 ‘끝판왕’”이라는 극찬을 들으며 새벽부터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맛집으로 거듭났다. 기다리는 손님으로 인해 주민들이 피해를 겪자 사장 부부는 대기 방식을 바꾸기도 했다. 돈가스집이 이처럼 맛집으로 ‘발견’될 수 있었던 건 ‘골목식당’ 촬영 이전부터 사장이 쌓아온 요리에 대한 진정성 있는 노력과 성공에 대한 절실함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청파동 하숙골목의 냉면집도 그런 경우다. ‘골목식당’은 이처럼 ‘장인정신’이 뛰어난 가게를 발견해내고 장사가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자극적인 이야기로 인해 ‘골목식당’의 시청률은 상승세다. 11년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켜오던 MBC ‘라디오스타’를 제쳤다. 방송의 재미를 위해 어느 정도의 과장은 시청자도 이해한다. 반전의 묘미도 필요하다. 그러나 ‘골목식당’의 목적은 골목상권 살리기이지 분노 유발 가게 찾기도, 인간 갱생도 아니다. 자극적인 것에 점차 싫증이 나는 시청자들은 진짜 도움이 필요한 곳에 ‘골목식당’이 찾아가주길 바라고 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