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변호사 조들호2’ 첫방] 박신양X고현정, 신들린 연기…무슨 말이 더 필요해

[텐아시아=우빈 기자]

사진=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2 : 죄와 벌’ 방송화면 캡처

KBS2 새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2 : 죄와 벌'(이하 ‘조들호2’)이 첫회부터 박신양과 고현정의 매서운 연기로 60분을 ‘순삭’하게 만들었다. 연출은 조금 산만했다. 박신양과 고현정의 대립을 유추할 수 있게 해주는 인물인 주진모의 등장, 두 사람의 악연이 시작된 시점, 박신양의 공황장애 발생 이유 등이 시간차를 두고 그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 건 박신양과 고현정의 흡인력 높은 연기. 두 사람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고 긴장감까지 주며 두 사람이 앞으로 보여줄 연기의 시너지를 기대하게 했다.

지난 7일 첫 방송된 ‘조들호2’는 조들호(박신양 분)와 이자경(고현정 분)의 대립과 악연을 예고하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손이 묶인 채 드럼통에 감금된 조들호와 이자경이 보석 반지를 세공하는 장면이 교차됐다. 조들호가 갇혀있던 드럼통은 바다에 버려졌고 이내 익사 위기를 맞았다.

사건은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조들호는 잘 나가던 변호사의 모습을 잃고 백수로 지내며 강만수(최승경 분)와 비루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집 앞에 윤소미(이민지 분)가 찾아왔다. 윤소미는 조들호의 후원자이자 유일한 가족이었던 검찰 수사관 윤정건(주진모 분)의 외동딸.

자폐증을 앓고 있는 윤소미는 겁에 질린 얼굴로 “아빠가 실종됐다. 열흘째다. 아저씨가 아니면 부탁할 곳이 없다. 도와달라”고 했다. 실종 소식에 놀란 조들호는 윤소미와 함께 그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미 집은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 장면에 윤소미는 발작했고, 조들호는 현장을 살펴보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윤소미를 집으로 데려와 안심시킨 조들호는 다시 윤소미의 집으로 향했다. 침입 흔적이 그대로인 집에서 조들호는 눈을 감고 사건을 되돌려봤다. 조들호는 안방에서 수첩을 보고 윤정건이 늘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는 걸 떠올렸다. 윤정건의 수첩에는 인천역과 병원, 낯선 주소가 적힌 의문의 장소 여러 개가 메모돼 있었고 그 날짜를 뒤로 아무런 메모도 적혀있지 않았다.

조들호는 경찰서로 가 “검찰 수사관이 실종됐는데 왜 찾지를 않나. 단순 가출이 아니다. 내 감에 의하면”이라고 분노했다. 그때 형사는 “조들호 변호사님, 1년 전에도 그 감 때문에 사람 골로 보내지 않았나”고 비꼬았다.

1년 전 조들호는 국회의원 백도현(손병호 분)의 부탁을 받고 백도현 아들의 강간사건 변호를 맡았다. 조들호가 변호를 거절하자 백도현의 아들은 자살을 시도하며 “왜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느냐”고 울먹였다. 결국 조들호는 그 말을 믿고 무죄를 주장, 결국 무죄 선고를 받아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백도현 아들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가 조들호의 차에 뛰어든 것. 조들호는 자신의 차에 치인 여성에게 달려갔고, 여성은 “뭘 알아?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무것도 못 봤으면서”라며 원망의 눈빛을 보냈다. 조들호는 숨이 막혀왔고 자신의 가슴을 치며 “도와달라”고 외쳤다. 자신의 잘못된 변호, 피해자의 죽음 등으로 인해 조들호는 공황장애를 겪게 됐다.

사진=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2 : 죄와 벌’ 방송화면 캡처

조들호와 이자경의 악연은 백도현 아들 사건이 시작이었다. 이자경은 백도현에게 인권 변호사, 동네 변호사로 호감도가 높은 조들호를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이자경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백도현의 말에 “지금 아드님에게 필요한 건 선량한 이미지다. 조 변호사는 그걸 만들어줄 수 있는 인물이다. 그가 사건을 맡으면 모든 건 저절로 해결된다. 그 정도는 아시잖아요 의원님?”이라며 싸늘한 눈빛을 보냈고 백도현은 이자경의 말에 동의했다.

다시 현재, 조들호는 윤정건의 수첩에 적힌 장소로 향하고 있었다. 도착한 곳은 스산한 느낌이 가득한 폐건물. 하지만 조들호보다 먼저 폐건물에 도착한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이자경이었다. 이자경 앞에는 납치된 윤종건이 있었고 이자경은 “오랜만이에요”라며 오싹한 미소를 지었다.

◆ 박신양·고현정, ‘갓배우’의 고품격 연기 대결

박신양이 맡은 조들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변호사 중 한 명이었지만 자신의 변호로 피해자에게 사고가 생기자 공황장애를 지난 백수로 추락한 인물이다. 그러다 자신의 후원자인 수사관 윤정건에게 일이 생기자 대한민국을 주무르는 거대 악과 맞서기로 결심한 선(善)과 정의의 대표자다.

박신양은 첫회에서 조들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흡인력 높은 연기를 보였다. 백수일 때는 멍청하게 보일 정도로 생각 없는 연기를 보여줬고, 실종 사건 후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을 때는 눈빛이 순식간에 돌변하며 긴장을 높였다.

코믹함과 진지함을 오가며 극의 재미와 긴장을 주물렀던 박신양의 연기는 이미 시즌1을 통해 입증됐다. 하지만 시즌1과 시즌2의 조들호는 다른 성격을 가지게 된 한 인물. 박신양은 평온함, 놀람, 의심, 분노 등 여러 심리 변화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눈빛과 표정만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고현정이 연기하는 이자경은 국현일 회장(변희봉 분)의 양녀이자 국일그룹의 기획조정실장으로, 그룹의 실세다. 뛰어난 능력에 우아함까지 갖췄지만 감정이 없는 차가운 사람이다. 대한민국 정·재계와 사법부까지 흔들고 자신의 길에 걸림돌이 된다면 살인까지 저지르는 악(惡)의 중심이다.

60분의 방송 시간 동안 이자경은 총 5분도 되지 않게 출연했지만 짧고 굵은 인상을 남겼다. 무표정 안에 담긴 오만함과 숨겨진 잔혹함, 텅 빈듯하지만 상대를 꿰뚫는 매서운 눈빛은 고현정 특유의 카리스마와 더해져 장면 장면을 압도했다.

특히 미소를 지으며 “오랜만이에요”라고 던지는 짧은 대사 한 줄만으로 소름을 유발했다. 순간적인 집중력을 높임과 동시에 감정의 동요가 없는 이자경의 차가운 성격을 알게 해주는 고현정의 놀라운 연기였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