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아인 오방간다’ 유아인, TV쇼 첫 도전…허세 빼고 진심 담았다 (종합)

[텐아시아=우빈 기자]

배우 유아인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1 교양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유아인이 KBS1 ‘도올아인 오방간다’를 통해  TV쇼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파트너는 그와 접점 하나 없을 것 같은 도올 김용옥이다. 두 사람은 대중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남다른 철학과 소신을 거침없으면서도 진실되게 보여줄 예정이다.

‘도올아인 오방간다’ 제작발표회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김용옥과 배우 유아인이 참석했다.

‘도올아인 오방간다’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집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지식 버라이어티 쇼이다. 프로그램명 ‘오방간다’는 동, 서, 남, 북과 그 중심까지 ‘모든 방향을 아우른다’ 뜻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흔히 사용되는 ‘즐겁고 흥겨운 상태’란 뜻을 포함한다. 영욕이 교차한 지난 100년의 시간을 청년과 노년 세대를 넘나들며 주제와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롭고 신명나게 놀아보자는 취지다.

도올 김용옥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1 교양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 조준원 기자 wizard333@

도올은 “‘도올아인 오방간다’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강의를 하는 게 아니다. 한 세기동안 우리 민족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역사와 지식에 대해 나와 유아인이 토론을 한다. 유아인이 나와 나눈 대화들을 소화한 상태에서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살짝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역사적 지식이 아니라 인간을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여운형, 윤봉길 등 의사들의 삶과 그들이 지향한 삶의 목표, 운동 등에 대해 토론한다. 특별히 위대한 사람이 아니라 젊은이 캐릭터들이라는 것에 집중해 토론하면서 의미를 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나는 유아인 역할을 맡았다”면서 “도올 선생님과 어떤 의미 있는 순간들과 토론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또 어떤 관심을 가지고 살아갈지 역할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소개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두 사람이 익숙한 그림은 아니겠지만 선생님과 함께하는 순간들이 세대를 넘어 고민하는 과정이다. 먼 곳에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삶과 가까이에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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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왼쪽)과 배우 유아인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1 교양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 조준원 기자 wizard333@

유아인의 말처럼 두 사람의 매우 독특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에서 시작됐다. 도올은 “‘버닝’이라는 영화를 보고 감명을 받았다. 친분이 있는 이창동 감독과 대화를 나누면서 유아인이 참 독특한 배우라고 칭찬했다”며 “그러다 유아인이 불쑥 집에 찾아왔다. 흰 쌀밥을 먹고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밥을 주시냐’고 하더라. 거기서 또 반했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어 “처음에 KBS에서 내가 해왔던 것처럼 칠판 놓고 강의하는 방법으로 쇼를 하자고 했다. 근데 유아인과 함께 하면 내가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 젊은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배우들이 자기 영역을 떠나서 나온다는 것이 솔직히 말해서 이득이 없지 않나. 헌신적인 마음으로 나와야 하기 때문에 문자나 전화로 제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집에 불러 ‘너 안 나오면 죽어’라고 협박했다”고 농담했다.

유아인은 “배우로 활동하면서 고민이 많은 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내 역할은 어떻게 할 것이며 배우로, 인간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나아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선생님을 만나게 됐는데 그때 선생님이 프로그램 제안을 주셨다”며 “TV 프로그램을 통해 큰 사랑을 주셨던 대중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통해 의미를 찾는 과정을 밟아보고 싶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올과의 호흡에 대해 “솔직히 선생님과 호흡이 시원하게 맞을 순 없다. 선생님이 고희를 지나셨는데 이 정도 나이가 차이 나는 어른과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다. 내가 얼마나 우물 안에서 살았는지 깨달았다”며 ” 대한민국이라는 코드를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펼쳤을 때 실험적이고 가치있게 전달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유아인은 특히 도올의 강렬한 순수함을 알아봐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생님은 그동안 칠판을 뒤에 두고 목소리를 갈아 내며 외쳐오셨다. 그런데 그 강의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시대에 대해 가진 고민들이 참 순수하게 느껴졌다. 따라가고 싶게 하는 힘이 있는 분이다. 많은 분들이 선생님들을 조금 친숙하게 여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도올은 “지금 2회차 촬영을 했는데 유아인이 국민들에게 ‘여태껏 던지지 못한 중요한 메시지와 의미를 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잘 진행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 프로그램 제목도 유아인의 의견이다. 한국적인 신조어를 제시하고 싶었다고 하더라”며 유아인을 칭찬했다.

배우 유아인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1 교양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 조준원 기자 wizard333@

유아인은 과거 SNS에 올린 여러 글들로 ‘허세 캐릭터’라는 대중적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역사와 지식에 기반을 둔 프로그램인 만큼 그런 편견을 깨고 싶으냐고 하자 유아인은 “편견을 깨고자 하는 의지는 없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내 글과 영화, 드라마 등 배역들로 나에 대한 피상적인 이미지를 갖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그게 편견이라면 편견일 수 있다. 그런 분들에게 내가 폭넓고 다양한 면모를 가진 인간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편견을 깨기 보다) 다양한 모습을 통해 저에 대한 폭넓고 다양한 해석을 해주실 거라는 기대는 있다”고 했다.

도올은 “사실 편견을 깬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본다. 반론이 있어야 발전한다. 유아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을 얼마나 진실되게 이끄냐가 중요하다. 작가들에게 최소한으로 개입하라고 했다. 유아인과 나, 관객들이 진실되게 소통하면서 유익한 가치관을 던져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아인은 “내가 젊은이들을 대변할 수준이 아니다. 저 역시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한 명의 젊은이다. 제 솔직한 모습과 고민들, 제 삶 속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과정 자체가 친숙하게 다가가길 바란다”며 “배우, 연예인에게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거란 기대로 하겠다. 서로의 역할들을 감당하기 전에 우리가 누구인가, 어떤 나라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나, 어떤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인가 등에 대한 고민들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재밌고 의미 있는 순간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도올아인 오방간다’는 오는 5일 저녁 8시 처음 방송된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