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김가은(1)

김가은

My Name is 김가은. 아름다울 가(佳), 은혜 은(恩) 자를 쓴다. 큰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외동딸인데 사근사근한 성격과 애교 덕분에 오빠나 언니가 있을 거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중학교에 다닐 적부터 활동적인 것을 좋아했다. 처음에는 춤추는 게 좋아서 가수가 되고 싶었다. 학교 장기자랑에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고 오디션도 보러 다녔다. 열여덟 살에 연기학원 등록하러 간 친구를 따라갔다가 우연히 양희경의 모노드라마 ‘늙은 창녀의 노래’를 보고 배우를 꿈꾸게 됐다. 1시간 동안 모노드라마의 매력에 흠뻑 빠진 후 바로 연기학원에 등록했다. 처음 배우를 꿈꾸게 된 순간이다.

국민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나왔다. 성적은 잘 안 나왔지만, 학교생활은 정말 열심히 했다. 공연 준비하면서 몇 주간 야간작업하고 밤을 새울 때 한 번도 뺀 적이 없다. ‘내 마음의 풍금’으로 연극 무대에도 올랐었다. 영화로 치면 전도연 선배가 맡았던 여주인공 역이었다. 나름대로 반응이 좋아서 두 세 차례 무대에 더 올랐다.

2009년에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학교에서 공연을 함께한 선배들이 “6년 만에 공채를 뽑는다고 하니 지원해보라”고 해서 얼떨결에 지원했었다. 부모님이 믿고 지지해 주신 게 큰 힘이 됐다.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부모님과 껴안고 울었다. “앞으로 호강시켜줄게요”라는 말도 했던 것 같다.

김가은

공채 전속 기간 마지막 즈음에 슬럼프가 왔다.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없이 모든 걸 혼자 하다가 보니까 너무 외로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이었지만, 당시에는 자괴감과 허무함을 많이 느꼈다. 단순한 성격이라 금방 잊기는 했다.

첫 번째 터닝 포인트는 KBS2 ‘브레인’(2011)이었다. SBS에서 공채 계약이 끝난 뒤 타 방송사에서 한 작품이었다. 지금까지 맡은 배역 중 가장 비중이 컸고, 조금은 연기를 통해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극 중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감정연기를 하는 신이 있었는데, 그때가 처음으로 ‘내가 지금 연기를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 순간이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두 번째 터닝 포인트가 됐다. 처음 시놉시스를 받아 읽는 순간 ‘이 작품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디션 때도 고성빈 역을 맡아 욕을 했었다. 원래는 성빈 역을 아이돌이 맡은 예정이었다고 들었는데, 오디션 때 최선을 다한 모습을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

‘너목들’의 고성빈은 날라리 고등학생 캐릭터인데, 처음에는 콘셉트 잡기가 어려웠다. 외양적인 부분도 고심을 거듭했다. 결국, 노랑머리 날라리 여고생의 콘셉트로 거침이 없고 적극적인 캐릭터로 표현하게 됐다. 사실 내가 연애하는 방식은 소극적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말도 못 붙이는데 성빈은 수하에게 솔직하게 고백한다. 실제 내 모습과 다른 점이 있어서 연기할 때 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김가은, 박두식

박두식은 실제로 대학 선배다. 무서운 선배가 혼내면 뒤에서 부드럽게 분위기를 풀어주는 선배였다. 학교 다닐 적엔 친하게 지냈지만 이후 따로 연락은 하지 않았다. ‘너목들’ 대본 리딩 때 처음 봤는데 서로 정말 반가워했다. 대본에 나온 대로 한 것이지만 항상 성빈이 충기를 때려서 박두식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학교에서 선후배 사이로 만났다면 그렇게 할 수 없었겠지만, 드라마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즐겼다.

충기와의 러브라인은 원래 계획에 없던 내용이다. 원래는 초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것을 제외하면 분량도 적었다. 점차 충기와 성빈의 캐릭터가 잡혀가고 두 사람 사이에 케미가 좋아지니까 작가님이 두 사람 사이에 러브라인을 만들어 주셨다. 이렇게 비중이 큰 역할은 처음 맡아봐서 부담이 컸었는데 결과가 좋아서 뿌듯하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 시트콤, 공포물, 뮤지컬에 도전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좀비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언젠가는 영화 ‘웜 바디스(Warm Bodies)’ 속 줄리(테레사 팔머)와 같은 역할도 맡아보고 싶다.

최강희 선배와 공효진 선배를 좋아한다.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과 ‘7급 공무원’을 재밌게 봤다. 특이하고 4차원적인 매력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