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부탁 하나만 들어줘’, 스릴러에도 새겨진 폴 페이그의 인장

[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 포스터

스테파니(안나 켄드릭)는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홀로 아들을 키우는 전업맘이다. 살림꾼인 그녀는 파워 브이로거를 꿈꾼다. 에밀리(블레이크 라이블리)는 교수인 남편 숀(헨리 골딩)과의 사이에 아들을 하나 뒀고, 하이 패션 산업에 종사하는 워킹맘이다. 화제작이었던 첫 소설이 끝이었던 남편 숀(헨리 골딩)을 대신해서 비싼 집값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 그녀의 현실이다.

아이들이 같은 유치원을 다니면서 마주치게 된 두 사람은 각별한 친구 사이로 발전한다. 대화를 나누고, 마티니를 나누고, 급기야 비밀까지 나누는. 그러던 어느 날, 스테파니에게 에밀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숀은 어머니의 병 간호로 영국에, 자신은 출장으로 다른 곳에 있다며 아들을 맡아달라는 부탁이다.

그날 이후, 에밀리가 홀연히 사라진다. 경찰도 숀도 그녀를 찾아 나서지만, 호수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에밀리를 잃은 슬픔으로 서로에게 기대던 스테파니와 숀 사이에 사랑이 싹트고, 에밀리의 집이었던 그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기 시작한다. 그런데, 스테파니에게 죽은 줄로 알았던 에밀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 스틸컷

‘부탁 하나만 들어줘’(A Simple Favor)는 다시 벨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북미 박스오피스 역주행 흥행 1위라는 입소문 흥행의 위력을 보여준 작품으로서, 폴 페이그 감독은 스릴러에도 자신의 인장을 새겼다.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스파이’ ‘고스트버스터즈’ 등의 작품을 통해 짜릿한 여성 캐릭터와 짜릿짜릿한 유머를 그려냈던 감독은 이번에도 그의 색으로 켜켜이 물들였다.

캐릭터를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안나 켄드릭은 넘치는 열정의 스테파니를 엇박으로 담아내면서 시종여일 관객을 사로잡는다.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늘 정장 차림인 폴 페이그 감독에 대한 오마주로 영화에서 전형적인 남자 정장 차림을 하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캐릭터를 채 느끼기도 전인 첫 등장부터 관객을 사로잡았다. 낮은 도에서 높은 도 사이를 넘나드는 두 배우의 연기는 눈이 부셨다. 이외에도 스릴러의 익숙한 음악이 아닌, 샹송이나 밝은 색감의 화면 등이 이 영화만의 독특한 무드에 젖게 만들었다.

“비밀은 마가린 같아. 쉽게 퍼지고 심장엔 나쁘지.”

영화에 나오는 대사다. 폴 페이그 감독의 영화도 마가린처럼 사르륵 퍼진다. 심장에 나쁘지는 않을 것 같지만.

12월 12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