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트리탑스 “일본서 먼저 이룬 성공…이젠 국내 팬들의 사랑도 받고 싶어요”

[텐아시아=우빈 기자]

그룹 트리탑스의 김일군(왼쪽부터), 이유곤, 반형문. / 사진제공=VL엔터테인먼트

트리탑스는 2007년 데뷔한 후 쉬지 않고 노래를 해왔다. 사건, 사고 하나 없었고 공백기도 없었지만 트리탑스라는 그룹은 생소하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 후회 없이 해보겠다는 오기 하나로 버텼다. 인고의 시간 끝에 2014년 일본이라는 기회가 찾아왔다.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들은 ‘죽어라 열심히’ 노력했다. 그만큼 절박했다. 노력은 멤버들에게 오리콘 차트 1위와 상위권 점령이라는 결과를 안겨줬다.

10. 트리탑스는 어떤 팀인가?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소개해달라.  
김일군 : 트리탑스는 데뷔한 지 12년이 된 4인조 보컬 그룹이다. 멤버 장유준이 군 복무중이라 지금은 3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보다는 일본에서 더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지난 16일 ‘방구석 사랑’을 발표했다. 국내에서 앨범을 꾸준히 내고 있는데 많이들 모르신다. (웃음)

10. 국내 데뷔 12년 차다. 국내 팬은 없나?
반형문 : 한국에 오면 우리를 응원해주는 팬들이 5명 정도 있는 것 같다. 눈에서 안 보이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2014년까지는 공항에도 와주셨는데 이제는 없다. 지쳐서 다른 가수들에게 가신 게 아닌가 싶다.

10. 일본에서는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2016년 ‘파라다이스’로 일본 오리콘 차트 1위를 차지했고, 이번에 발표한 미니앨범 ‘연가’가 오리콘 차트 4위에 올랐던데.
김일군 : 일본 음악시장은 알앤비, 힙합, 록 등 좋아하는 장르에 대한 수요층이 굉장히 넓다. 우리가 트렌디한 발라드를 부르기보다 감성을 자극하고 조금 올드한 발라드를 하는데,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 어느 정도 있다. 공연도 많이 보러 오는데 그게 발판이 되지 않았나 한다.

이유곤 : 오리콘 차트에서 처음 1위 했을 때 진짜 기뻤다. 4명이서 얼싸안고 행복해했던 기억이 강렬하다. 믿기 힘들었다. 우리끼리 일본에서라도 통해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이렇게 될 줄 상상을 못했다.

반형문 : 신기하기도 하고 거짓말 같기도 하다. 복합적인 기분이다. 오기로, 끈기로 활동한 데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다. 일본으로 갔을 때 운도 좋았다. 아이돌이 대부분이고 보컬 그룹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 부분이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다. 일본 데뷔 후에 우리를 벤치마킹한 그룹들도 많이 생겼다.

그룹 트리탑스 김일군(왼쪽부터), 이유곤, 반형문. / 사진제공=VL엔터테인먼트

10. 일본으로 가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이유곤 : 고생 끝에 데뷔를 하긴 했는데 그마저도 잘 안 돼서 이제 그만둬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멤버들에게 팀 탈퇴를 알렸는데 (반)형문 형이 일본에 가서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했다.

김일군 : 우리 팀이 한 번 해체한 적이 있다. 서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제 각자 갈 길 가자고 했었다. 그때 형문 형이 마지막으로 일본 공연을 가자고 했는데 넷이서 노래나 실컷 하고 오자는 마음이었다. 그 일본 공연을 계기로 계속 함께 하고 있다.

트리탑스의 리더 반형문은 “후련하게 노래하자”는 마음으로 멤버들을 일본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 사진제공=VL엔터테인먼트

10. 멤버들을 설득한 이유가 궁금하다. 일본에서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나?
반형문 : 확신보다 아까운 마음이 컸다. 우리가 활동을 후련하게 해보지 못했다. 일군이 말처럼 해체하기로 했는데 ‘어차피 해체할 거 한 번만 죽어라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재능이 없다면 모르겠는데 재능도 있는 친구들이니까 (실력을)다 쏟아내고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멤버들한테 일본에 공연이 있는데 한 달만 거기 가서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

10. 일본에서 성공한 비결이 있다면?
반형문 : 비결은 없다. 그냥 진짜 열심히 한 게 전부다. 미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심히 했다. 잃을 것도 없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했다. 매일 공연에 대해서 토론하고 우리끼리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무대마다 새로운 걸 하려고 시도했다. 팬들에게도 진심을 다했다. 마음가짐부터 진지하게 바꿨다.

그룹 트리탑스 이유곤(왼쪽부터), 김일군, 반형문. / 사진제공=VL엔터테인먼트

10. 긴 무명생활 때문에 가수를 포기하고 싶은 적은 없었나?
이유곤 : 일군이랑 편의점 가서 빵 하나를 나눠먹으면서 살았다. 그렇게 지내다가 20대 후반이 되면서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열정과 오기가 아니라 현실만 보니 답이 나오더라. 냉정하게 판단해서 평범한 직장인이 되려고 했다. 모든 걸 정리하고 회사까지 정했는데 현실 대신 꿈을 선택했다.

김일군 : 가수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고 아예 다른 일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멍하게 있는 나 자신을 보고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다른 일 못 하겠다’고 생각했다. 음악이 아닌 다른 일을 하는 게 무서웠다. 영원히 노래를 놓을까 봐 두려워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음악은 하자고 생각했다. 아마 트리탑스가 해체해도 혼자 노래했을 거다.

반형문 : 나는 항상 플랜 B를 생각하는 사람이다. 원래 작곡하던 사람이기 때문에 작곡을 계속해도 됐지만 노래에 대한 열망은 늘 갖고 있었다. 유곤이가 그만둔다면 일군이와 듀엣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친구들도 답답했는지 ‘노래하지 말고 작곡만 해’라고 했다. 하도 많이 들으니까 진짜 포기해야 하나 하고 갈등을 많이 했는데 노래에 올인하고 싶었다.

10. 일본 활동의 결과가 좋을수록 국내 활동에 대한 아쉬움이 많을 것 같다.
이유곤 : 그렇다. 나는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인정받고 싶다. 그래서 무척 아쉬운 데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형문 : 국내 활동을 하고 싶을 시기에 못해서 아쉽다. 지금은 할 수 있는 여건도 되고 의욕도 있는데 시기적으로 많이 지나버려서 이젠 조금 어려운 것 같다. 무(無)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제일 힘들지 않나. 꾸준히 국내 활동을 하면 좋은데 연속성이 없어서 (국내 활동이) 점점 더 힘든 것 같다.

김일군 : 문득문득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일본에서 하는 만큼만 한국에서 풀리면 얼마나 좋을까 한다. 외로울 때나 혼자 있을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우리 노래를 들어주는 팬들이 어느 정도 있어서 공연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10. 목표가 있다면?
반형문 : 국내 팬들의 사랑. 우리가 뭘 하면 국내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일본에서의 활동이 90%이고 국내 활동이 10%라 한국 문화에 확신은 없지만 미련은 많다. 팀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못 만드는 느낌이다. 우리가 일본에서 기회를 얻었듯 한국에서도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앨범을 내면서 열심히 하다가 기회가 온다면 그때 전력투구하겠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