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에 스며드는 현실공포”…공효진X김예원 ‘도어락’ (종합)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도어락’을 연출한 이권 감독(왼쪽부터)과 출연 배우 공효진, 김예원, 김성오. /조준원 기자 wizard333@

혼술, 혼밥, 1인 가구 등 ‘혼자’에 익숙해진 사회다. 영화 ‘도어락’은 ‘아무도 없는 집에 나 혼자’일 때 시작되는 공포를 리얼하게 담아냈다. 누구도 돕지 않는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공효진의 절박함도 현실적이라 더욱 공감을 유발한다.

‘도어락’은 혼자 사는 여자 경민(공효진)의 원룸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되는 공포를 그린 스럴러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도어락’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권 감독과 배우 공효진, 김예원, 김성오가 참석했다.

이 감독은 ‘도어락’의 차별점을 ‘혼자’라고 꼽았다. 이 감독은 “1인 가구가 늘어나며 사람과 사람 간의 대화가 일방적으로 변하는 등 소통도 단절돼 가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이 공포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초중반까지 주인공을 도와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 주인공이 혼자 해결해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사회의 모습들을 담고자 했다. ‘혼자 겪는 공포’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도어락’은 스페인 영화 ‘슬립타이트’를 원작으로 한다. ‘슬립타이트’에서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통해서 삶의 행복을 찾는 남자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도어락’에선 여성이 주인공이다.  이 감독은 “우리나라 정서와 현실에 맞지 않겠다는 고민을 거듭하다 주인공을 바꿨다”며 “나는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의 시각을 잘 담기 위해 공효진과 많이 의논했다. 연출부의 20~30대 여성들에게도 질문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도어락’에서 혼자 사는 직장인 경민 역을 맡은 배우 공효진. /조준원 기자 wizard333@

공효진은 혼자 살고 있는 계약직 은행원 경민 역을 맡았다. 극 중 도어락에 낯선 지문이 묻어 있거나 물건의 위치가 바뀌어 있는 등 소름 돋는 일을 겪는다. 공효진은 “당장 이런 사건이 뉴스에 나와도 어색하거나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혼자 사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 ‘오늘 우리집에서 일어날지도 몰라’라고 생각할 것 같다. 실현 가능성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상상하기 싫은 공포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리액션을 고민했다. 관객들이 공감할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공효진은 “후유증이 있어서 스릴러나 공포영화를 많이 피하는 편이다. 그래서 관객들에게 홍보하기도 고민된다”고 걱정했다. 공효진은 이 영화에서 폐가에 들어가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포영화를 볼 때 ‘왜 여자가 혼자 문을 열고 들어가는 걸까’라고 생각하면서 봉변을 당하는 게 화가 났다. 주인공은 꼭 혼자서 대범하게 들어가더라. 그게 마음에 안 들어서 ‘현실적’이라는 핑계로 휴대폰이라도 가지고 들어가게 하거나, 효주(김예원)를 데리고 같이 갈 수 있게 해달라고 감독님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한 극 중 범인은 경민의 방, 침대 아래에 숨는다. 이에 대해 공효진은 “대본을 읽고 (내 방) 침대 밑이 찜찜했다. ‘상상의 공포’라는 게 그런 것 같다. 누가 못 들어가게끔 짐을 넣어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도어락’에서 경민을 돕는 절친 효주 역의 배우 김예원. /조준원 기자 wizard333@

김예원은 경민의 절친한 동생이자 회사 동료 효주 역을 맡았다. 김예원은 “‘현실 공포 스릴러’라고 홍보한다. 그 만큼 장소, 촬영, 조명 등 디테일한 것에 유난히 더 현실감이 느껴진다.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뤘다”고 현실성을 강조했다.

김예원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화”라며 “혼자 사는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안전을 점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성오,도어락

‘도어락’에서 강력계 이형사를 연기한 배우 김성오. /조준원 기자 wizard333@

김성오는 경민이 살고 있는 지역을 담당하는 강력계 이 형사를 연기한다. ‘도어락’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촬영했다. 이에 대해 김성오는 “두 분(공효진, 김예원) 의상은 따뜻한 롱패딩이라서 ‘부럽다’ ‘저런 거 입고 찍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다. 저는 추위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두 배우가 유쾌하고 감독님은 썰렁한 농담을 잘하셨다”며 즐거웠던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공효진은 결말에 대해 이 감독과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공효진은 “감독님이 ‘불을 지르면서 범인을 죽이자’고 했는데 ‘그럼 얼굴이 안 보이고 몸부림치면서 죽지 않나’라면서 반대했다”고 말했다. 또 “‘눈알을 찔러서 죽이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러면 관객들이 너무 힘들어할 것 같았다. 영화의 흐름도 너무 바뀔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갑자기 여전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공효진도 “범인에게 통쾌하게 응징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상황의 한계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공효진은 이 영화에 대해 “사회고발 영화가 아니라 스릴러 오락 영화”라며 진입 장벽을 낮췄다. 또한 “희망적 메시지나 명확한 솔루션을 담고 있지 않지만 영화를 보면서 커플이 밀착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의 거리를 줄일 수 있는 영화”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김예원도 “결혼 장려 영화”라며 “혼자 살면 안된다. 둘이 살아야한다”는 교훈을 담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도어락’은 다음달 5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