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룸’ 종영] 김해숙 무죄와 죽음…해피·새드 엔딩의 먹먹한 공존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25일 방영된 tvN 주말드라마 ‘나인룸’ 방송화면 캡처.

tvN 주말드라마 ‘나인룸’이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이 공존한 채로 결말을 맺었다. 지난 25일 방송된 ‘나인룸’ 최종회에서 사형수 장화사(김해숙)가 마침내 무죄를 선고 받았으나 죽음을 맞았다.

가까스로 장화사의 재심을 받아낸 을지해이(김희선). 그러나 이후의 재판도 녹록치 않았다. 을지해이는 자신이 일하던 법무법인 담장 내 163명의 변호사들과 홀로 싸워야 했다. 모두 선후배, 동료들이라 자신의 전략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어려웠다.

쉽지 않은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화사의 몸 상태도 더욱 나빠져 환각 및 환청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장화사는 환각·환청 증상 재발을 막기 위해 진통제를 끊고 법정에 섰다. 장화사는 고통을 참으며 추영배(이경영)를 사랑했기 때문에 자신이 과거에 살인 자백을 했다고 밝혔다. 장화사는 “젋었을 때 우리는 한 번쯤 죽을 것 같은 사랑을 하죠. 추영배 씨가 죽었다고 믿었습니다. 저도 죽고 싶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을지해이와 장화사가 진실을 밝혀내는 데 가까워지자 기산(이경영)은 을지해이와 기유진(김영광)을 납치했다. 을지해이를 죽이고 기유진의 몸은 을지해이와 장화사의 영혼이 바뀌었던 원리대로 자신의 아픈 아들과 바꾸려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미리 기산의 이같은 계략을 알아차린 기유진이 오봉삼 형사(오대환)에게 신변 보호 요청을 해놓았고, 오 형사가 기유진과 을지해이가 있는 곳으로 쫓아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을지해이는 기존 자신의 방식과는 다른 최후 변론으로 재판에서 이겼다. 을지해이는 “제 변론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저의 ‘승률 100%’라는 고백은 법조카르텔이 받쳐줬기 때문이고, 장화사 씨 같은 분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하며 “죽음의 문턱에 선 장화사 씨에게 마지막 정의를 실현시켜주시기를 간청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무죄를 선고받은 장화사는 바로 자신의 어머니에게 달려가 “이제야 밝혔어요. 엄마, 죄송해요”라고 오열했다. 이후 또 다시 찾아온 환각 증상에 눈 내리는 겨울, 병원 밖으로 걸어나간 장화사. 급하게 찾아온 을지해이에게 장화사는 “너와 함께 했던 모든 시간들 다 고맙고 행복했어. 사람들이 나눌 수 없는 것들을 우리는 서로 나눴잖아. ‘사람은 스스로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을 이제야 알 것 같아”라고 말한 후 숨을 거뒀다.

또 하나의 해피엔딩이 ‘나인룸’을 떠나보내기 아쉬운 시청자들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기유진의 청혼이었다. 장화사의 어머니 병문안을 간 기유진은 “두 번 다시 빼면 안돼”라며 을지해이의 목걸이에 걸려있던 반지를 끼워주웠다.

마치 사회는 이렇게 돌아가야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장화사 사후의 이야기들은 아름다운 환상처럼 흘러갔다. 기유진은 기산 복지재단을 설립한 후, 취재진에게 “기업은 전문 기업인이 맡아야죠. 전문 기업인이 기산을 맡아 (죽은) 아버지가 꿈꾸셨을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말했다.

을지해이는 독립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고, 그 곳에서 장화사의 동생은 비서로 일했다. ‘승률 100%’ 변호사에서 ‘재심 승률 100%’ 변호사로 바뀐 을지해이는 또 다른 억울한 사형수(송윤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갔다.

과거의 장화사처럼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듯한 사형수에게 을지해이는 장화사와의 만남에서 그랬듯, 커피와 도넛을 꺼냈다. 이후 ‘사람의 인지로는 이해불가한 현상, 그 순간을 신이 다녀간 자리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장화사 씨와 내가 바뀌었던 순간도 어쩌면 신이 다녀간 자리가 아니었을까’란 을지해이의 독백으로 ‘나인룸’은 끝이 났다.

1회부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던 김해숙의 연기는 마지막 회에서도 빛을 발했다. 특히 무죄를 선고받은 후 치매가 걸린 엄마의 손을 붙잡고 숨도 잘 못 쉬며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김희선의 복귀 역시 성공적이었다. ‘나인룸’ 자체가 화제성이나 시청률 측면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으나, 김희선은 회차가 거듭할수록 김해숙과 안정된 연기를 펼쳤다.

오대환은 넉살 좋은 형사 캐릭터를 매끄럽게 해내며 자칫 무겁게만 흐를 수 있는 극에 숨 쉴 수 있는 틈을 만들어 줬다. 이원희와 김재화 또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나인룸’의 후속으로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오는 12월 1일 오후 9시에 방영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