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 첫방] 야망있는 그녀들, 미스터리한 치맛바람의 서막

[텐아시아=우빈 기자]

사진=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JTBC 새 금토드라마 ‘SKY 캐슬’이 격이 다른 야망 스토리의 시작을 알렸다. 첫 방송에서 확실히 구분되는 캐릭터들의 성격과 빠른 전개는 몰입감을 높였고 긴장감을 조성했다. 욕망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캐릭터들은 현실감 넘쳤고 ‘입시’라는 틀 안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이었다.

특히 캐릭터들의 내면 이야기를 솔직하고 생동감 넘치게 그려내 눈길을 끌었다. 모두가 얽히고설킨 미스터리한 사건과 촘촘한 전개 속에서 인물들 간의 아슬아슬한 관계까지 리얼하게 그려내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것.

지난 23일 처음 방송된 ‘SKY 캐슬’에서는 한서진(염정아 분)과 노승혜(윤승아 분)가 서울대 진학을 위해 눈치 싸움을 시작했다. 한서진은 이명주(김정난 분)를 축하하기 위한 파티를 열었다. 이명주의 아들인 박영재(송건희 분)가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사실은 박영재의 합격 비법을 얻어내기 위한 일종의 아부였다. 한서진의 딸 강예서(김혜윤 분)도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남편 강준상(정준호 분)은 한서진이 못마땅했고 “당신이 왜 파티까지 주도하느냐. 유난”이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강준상의 비난에 한서진은 “유난 떠는 걸로 보이나?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다”라며 맞섰다.

노승혜의 남편 차민혁(김병철 분)은 한서진보다 늦는 아내에게 화가 났다. 아들 차기준(조병규 분)을 의대에 보내고 싶어 박영재의 독후감까지 대신 써줬지만 절실한 자신과 달리 노승혜는 여유로웠기 때문이다. 노승혜는 “느린 거북이가 결국 토끼를 이겼다. 내가 늦는다고 해서 속단하지 말라”면서 남편을 달랬다.

엄마들이 경쟁하는 것처럼 아이들도 경쟁했다. 강예서는 1등의 길만 걸어온 영재다. 강예서는 모두를 경쟁자로 봤고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따지는 것이 절차였고 남에게 늘 날이 서있는 아이였다. 차기준은 그런 강예서의 반대편에서 늘 비아냥거리고 놀려대기 일수였다.

한서진과 노승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명주는 아들의 포트폴리오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 안에 아들의 비밀이 숨겨졌기 때문이다. 대신 이명주는 “포트폴리오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라면서 한서진에게만 은행 VVIP 초대권을 줬다. 투자설명회를 빙자해 입시 코디네이터와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티켓이었다. 차민혁은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해 초대권을 마련했고 설명회에서 노승혜와 한서진은 다시 만났다.

1년에 단 2명의 아이만 코디하는 실력파 김주영(김서형 분)은 누구보다 비싸고 냉정한 사람이었다. 상위권 중에서도 초상위권을 나눴고 엄마들의 학력, 교육, 환경 등을 세밀하게 따졌다. 김주영은 “입시 코디는 나와 어머니, 학생의 3인4각 관계”라고 정의하면서 완벽한 조합이 아니면 철저히 외면했다. 면접을 거친 김주영은 한서진과 강예서를 자신의 학생으로 선택했다.
한서진은 고액의 계약금을 위해 시어머니 윤 여사(정애리 분)에게 부탁하느라 “며느리로 인정하는 마지막 기회”라는 경고도 들었다. 새로운 정보를 받은 김주영은 한서진에게 전화를 걸어 “시골에서 혼자 공부한 아이가 예서와 함께 수석이다. 예서보다 못한 환경에서 자란 그 아이가 훨씬 더 초상위권”이라며 위기감을 조성했다.

한서진은 수석이라는 아이의 엄마인 이수임(이태란 분)의 연락처를 받았고, 그에게 정보를 얻기 위해 연락했지만 이수임은 한서진의 연락을 거절했다. 그 시각 크루즈 여행을 떠난 이명주가 돌아왔고 한서진과 진진희(오나라 분)는 그를 반갑게 맞았다. 이명주는 반갑게 두 사람을 맞았지만 이내 굳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날 새벽 이명주는 맨발로 눈길을 밟았고 연못 앞에서 스스로 총을 겨눴다. 자살을 암시하는 이명주와 총소리는 ‘SKY 캐슬’ 미스터리의 시작이었다.

◆ 드라마 이끄는 배우들의 압도적 연기력

염정아는 남편의 내조와 딸의 교육도 완벽한 ‘퍼펙트형 엄마’ 한서진을 연기했다. 염정아는 딸의 1등에 집착하고, 목표로 하는 의대에 보낼 수만 있다면 입안의 혀처럼 구는 한서진을 표정 하나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공감 능력은 떨어지지만 똑 부러지는 딸을 향한 무한한 사랑, 자신의 교육 방법을 ‘유난’이라 말하는 남편에게 ‘최선’이라며 정색하는 모습은 한서진 그 자체였다.

‘퀸’이라 불리는 모든 VVIP 어머니들을 긴장시키는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으로 분한 김서형은 짧지만 굵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어머니과 입시생들을 오로지 자신의 명성을 위한 매개체로 보는 싸늘한 표정. 정중하지만 묘하게 무시하는 말투,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표정과 높낮이 없는 목소리는 앞으로 극의 중심을 흔들 김주영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을 심었다.

◆ 상위 0.1%는 비현실, 하지만 입시는 현실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은 욕망 그 자체다. 명문가와 상위 0.1%는 비현실적인 배경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현실이다. ‘가장 좋은 대학’을 보내고 싶은 부모와 ‘1등’만 보고 달리는 아이들. 어른과 아이들 모두 성공을 갈망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아이들은 남이 써주는 필수 도서 감상문을 당연하게 받고, 부모들은 자신의 야망과 자녀에게 돌아올 이익을 위해 편법을 쓴다.

이런 모습들이 낯설지 않은 건 입시철이면 뉴스에서 볼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SKY 캐슬’은 이런 입시 현실을 정확하고 날카롭게 파고들면서 여러 오류들을 풍자할 예정이다. ‘SKY 캐슬’은 멀게 느껴지는 상류층을 배경으로 가장 공감할 수 있을 블랙코미디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