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눈 유해진X지식인 윤계상, 우리말사전 만들기…‘말모이’ 내년 1월 개봉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말모이’ 포스터/사진젲공=롯데엔터테인먼트, 더 램프

배우 유해진과 윤계상이 주연을 맡았으며 우리말 사전 탄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말모이’가 내년 1월 개봉한다. 개봉 소식과 함께 1차 포스터가 공개됐다. 순우리말을 사용한 제목부터 독특한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을 모으는 이야기다.

감옥소를 밥 먹듯 드나들고 ‘가나다라’조차 읽을 줄 모르는 까막눈 판수와 유력 친일파 인사의 아들로 유학까지 다녀온 지식인 정환. 아들의 밀린 월사금을 마련하기 위해 판수가 정환의 가방을 훔친다는 기막힌 첫 만남부터, 성격부터 출신까지 모든 것이 극과 극인 두 사람이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마음을 합해 뜻이 같은 ‘동지’가 되어가는 과정이 주목된다. 관객을 인물의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흡인력 있는 두 배우의 매력만점 호흡도 남다른 재미를 약속한다. 또한 ‘택시운전사’ 각본을 통해 시대의 비극, 그 한복판으로 가게 된 평범한 한 사람의 선택과 각성의 드라마를 흥미롭게 그려낸 바 있는 엄유나 감독의 첫 연출작이라는 점 또한 엄혹한 시대 속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빚어낼 영화의 재미를 짐작하게 한다.

주시경 선생이 남긴 최초의 우리말 사전 원고로 조선말 큰 사전의 모태가 된 ‘말모이’에서 따온 제목 ‘말모이’는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자 극 중에서 사전을 만들기 위해 전국의 우리말을 모으는 비밀작전의 이름이기도 하다. 까막눈 판수가 어떻게 우리말과 글의 소중함에 눈을 뜨게 되는지, 그를 생각 없는 전과자로 취급하던 지식인 정환이 어떻게 그와 뜻을 합하게 되는지, 당연한 듯 쓰고 있는 우리말이 어떻게 누구에 의해 지켜질 수 있었는지를 그린다. ‘말모이’는 판수와 정환, 그리고 조선어학회 회원들에서 시작해 말과 글을 지키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 믿고 일제의 탄압을 피해 ‘말모이’에 동참한 전국 각처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김홍파가 조선어학회의 어른이자 열린 마음의 소유자 조갑윤 선생 역을, 우현이 술과 동료를 사랑하는 시인 임동익 역의 맡았다. 여기에 학회 기관지인 잡지책 ‘한글’ 기자로 원칙주의자인 박훈 역의 김태훈, 학회의 비밀 사무실이 있는 ‘문당책방’의 주인이자 강단 있는 회원 구자영 역의 김선영, 형무소에 갇힌 아내를 사랑하는 학회 막내 민우철 역의 민진웅까지. ‘말모이’의 큰 축인 조선어학회의 회원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면면 또한 남다른 개성과 매력, 그리고 탄탄한 연기력의 조합으로 단단한 믿음을 선사한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조선어학회 사무실의 모습이 보인다.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시대가 드리운 비극에 굴하지 않고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뜻 모아 함께 해낸 조선어학회 회원들과 판수, 그의 아이들의 환한 웃음이 따뜻한 감동을 기대하게 한다.

‘말모이’는 2019년 1월 개봉 예정이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