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 푸른 해’ 첫방] 피와 詩 담은 스릴러…김선아∙남규리, 변신이 반갑다

[텐아시아=유청희 기자]

MBC ‘붉은 달 푸른 해’ 방송 화면

MBC 새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가 베일을 벗었다. 자동차 전용도로에 나타난 아이를 차로 치고 패닉에 빠진 김선아와, 한 남성 앞에 칼을 쥐고 있는 남규리가 첫방송부터 강렬한 전개를 예고했다.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등 서정주의 시 ‘문둥이’를 스릴러 버전으로 재해석해 전에 없던 섬뜩함을 만들어냈다. 관건은 이 모든 세련된 요소들을 어떻게 풀어내고 앞으로 나아갈지다.

지난 21일 처음 방송된 ‘붉은 달 푸른 해’는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한 여자가 시(詩)를 단서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날 방송된 첫 회에서는 미스터 스릴러 장르에 필요한 중요 사건들이 던져졌다. 첫 회부터 각각 다른 이유로 세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아동심리 상담가 차우경(김선아)은 임신을 한 상태로도 아이들을 위한 상담을 이어갔다. 남편과 함께 병원에서 태아를 확인하고 혼자 상담센터로 향하던 중,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한 아이를 차로 치게 됐다. 극도의 공포 속에 곧 경찰서로 갔다. 하지만 자신이 친 초록색 원피스의 여자 아이가 아니라 남자 아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남편과 경찰은 “충격을 받아서 그렇다”고 했지만 차우경은 자신이 본 환영을 지우지 못했다.

MBC ‘붉은 달 푸른 해’ 방송 화면

이런 가운데 불에 탄 시체가 발견됐다. 그는 자신의 아이를 불에 태운 혐의로 감옥에 갔다 얼마 전 풀려났던 박지혜였다.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인물로, 사인 분석 결과 의료용 마취제가 사용돼 타살이 의심됐다. 

원리 원칙을 중시하는 강력계 형사 강지헌 경위(이이경)가 이 사건을 맡았다.  “법이 못한 걸 누군가 나서서 해결했다. 천하의 죽일 년이 죽었다는 거라는 얘기다. 형사님도 솔직히 범인 잡을 맛이 안 나지 않느냐”는 경찰의 말에 강지헌은 “천하의 악질이어도 살인은 살인이다. 그 살인자를 잡는 게 나의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자신은 전 여자친구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그는 박지혜를 조사하던 중 “보리 밭에 달 뜨면”이라는 문구가 적힌 그의 사진을 발견하게 됐다.

차우경은 남편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이 차로 친 아이는 사망했지만, 보호자가 없어 무죄가 될 확률이 높아지자 남편이 “다행이다”라고 위로했기 때문. 트라우마 속에 살던 우경은 아이의 유족을 찾아줄 수 없다면 자신이 아이가 가는 길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아이의 화장 과정을 지켰고, 납골당으로 갔다. 그곳에서 다시 초록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 아이의 환영을 목격했다.

강지헌은 박지혜의 원한 관계를 조사하던 중, 2년 전 법원 앞에서 박지혜 판결에 항의하며 릴레이 시위를 하던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모임을 알게 됐다. 우경이 속해 있던 모임이었다. 우경을 만나기 위해 납골당으로 향한 강지헌. 그에게 박지혜의 출소 당일 항의 시위에 나섰던 7인의 신원 미파악 용의자의 사진을 보여줬다. 우경은 “우리 회원은 아닌데, 내가 일하는 센터에 자원봉사 오는 의사”라고 알려줬다. 

의료용 마취제와 의사의 관계를 의심한 강지헌은 그가 대량의 펜타닌(의료용 마취제)을 빼돌린 혐의를 갖고 있는 내과 의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가 고향으로 떠났다는 것을 알고 추적에 나섰고, 도착과 동시에 비명소리를 들었다. 남자 앞에 칼을 들고 있는 전수영(남규리)을 보게 됐다.

같은 시각, 차우경은 자신이 사고로 죽게 한 아이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보리밭에 달 뜨면”이라는 쪽지를 발견했다. 서정주의 ‘문둥이’라는 시의 일부였다. 우경은 “애기 하나 먹고”라는 다음 구절을 알고 있어 공포에 떨었다.

MBC ‘붉은 달 푸른 해’ 방송 화면

‘붉은 달 푸른 해’는 몰입도 있는 연출, BGM과 함께 첫 방송부터 세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김선아의 첫 TV 스릴러 도전과, 남규리의 연기 변신이 눈길을 모았다. 특히 서정주의 시가 스릴러로 재해석되며 새로운 감각의 섬뜩함을 줬다. 여기에 아동심리 상담사 차우경을 중심으로, 아동과 가정, 사회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릴러가 되기 위한 매력적인 요소들은 이미 던져졌다. 하지만 1, 2회에서는 사건의 연결점과 문제의식이 불분명하게 제시됐다. 최근 많은 기대작들이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극적 장치로 시작했다가 용두사미식 전개로 끝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붉은 달 푸른 해’가 걱정되면서도 기대되는 대목이 여기다. 지금까지 녹인 요소들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엮어내느냐에 달렸다. 잘 만든 스릴러 한 편을 계속 기대해볼 수 있을까.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