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의 품격’ 첫방] ‘손발 오글 주의’에도 뿌리칠 수 없는 막장의 유혹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SBS ‘황후의 품격’ 방송 화면 캡처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 첫 회에서 장나라, 최진혁의 활약은 없었지만 신성록, 이엘리야, 그리고 신은경의 ‘막장’ 기운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존하는 ‘대한제국’이라는 설정으로 인해 2006년 방영된 드라마 ‘궁’ 같은 로맨틱 코미디를 예상했던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길지도 모르겠다. ‘황후의 품격’은 황실 로맨스 스릴러 장르다. 빠른 전개가 흡인력을 높였다.

지난 21일 처음 방송된 ‘황후의 품격’에서는 대한제국 황실을 둘러싼 음모와 암투가 펼쳐졌다. 대한제국 122년인 2019년, 이화궁에서는 만삭의 백골 사체와 함께 진귀한 사파이어 목걸이가 발견됐다. 시간은 다시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2018년의 대한제국, 국민들의 추앙을 받는 황제 이혁(신성록)은 피랍된 선원들을 구조하는 협상에 성공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넓혀갔다. 황궁으로 돌아온 이혁은 국민을 위한 이벤트 ‘황제와의 점심 식사’를 준비했다.

오래 전부터 황제의 ‘덕후’였던 무명 뮤지컬배우 오써니(장나라)는 식사 이벤트에 당첨됐다. 함께 초대받은 손님들과 요리사 중에는 황제를 시해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연회장에 불을 지르고 황제에게 총을 겨누고 흉기를 휘둘렀다. 또한 “동생이 황실에서 실종됐다”면서 7년 전 황실경호원 실종 사건의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써니는  휴대폰 조명을 테러범의 눈에 비춰 반격의 기회를 만든 데 이어 황제를 껴안아 전각 밖 연못으로 몸을 던져 그를 구했다. 태후(신은경)는 7년 전 사건을 은폐하려는 듯 상궁을 시켜 경찰에서 조사받던 테러범을 독살시켰다.

사진=SBS ‘황후의 품격’ 방송 화면 캡처

황제전 비서팀장 민유라(이엘리야)는 황제전을 다시 꾸미던 중 태후가 설치해둔 몰래 카메라를 발견하고 이혁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충격을 받은 이혁은 클럽에서 도박을 한 후, 민유라와 함께 황실 별장이 있는 비취도로 향했다. 두 사람은 그 곳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냈다. 비취도는 민유라가 자란 곳이기도 했다. 나왕식(태항호)의 어머니인 백도희(황영희)가 그를 거둬 키웠다. 가족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뛰쳐나간 민유라를 뒤따라간 백도희는 황제와 함께 있는 민유라를 발견했다. 민유라는 “왕식 오빠에게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붙잡았지만 백도희는 “말하겠다”며 뿌리쳤다. 이성을 잃은 민유라는 돌로 백도희의 머리를 내리쳤다. 비틀대며 걷던 백도희는 이혁이 몰던 차에 치여 숨지고 말았다.

‘황후의 품격’은 올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리턴’의 주동민 PD가 연출을 맡았다. ‘언니는 살아있다’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아내의 유혹’ 등 자극적인 소재의 인기 ‘막장 드라마’를 선보였던 김순옥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전작들로 예상되듯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잡아두기 위한 장면들이 이어졌다. 밤 10시에 가족들과 함께 보기에는 다소 선정적이고 폭력적이었다. 태후가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걸 안 이혁이 클럽에서 “필요없다”며 포커칩을 바닥에 던지는 장면은 한 나라의 황제가 아니라 철없는 반항아 같았다. 황제를 유혹하는 민유라가 “이 선을 넘으면 전 폐하에게 무엇이 되는 겁니까. 비서입니까, 여자입니까, 아니면 하룻밤 계집입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은 민망하면서도 유치했다.

사진=SBS ‘황후의 품격’ 방송 화면 캡처

최진혁은 촬영 중 부상을 당해 눈 옆으로 30바늘이나 꿰매는 ‘부상 투혼’까지 발휘했지만 첫 회에서는 등장하지 않아 아쉬웠다. 나왕식으로 등장한 태항호가 복수를 위해 갈고닦은 후 최진혁이 된다는 설정이겠지만, 시청자들은 점 하나 찍고 다른 사람이 됐던 ‘아내의 유혹’ 장서희가 떠오른다는 반응이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인 장나라도 첫 회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장면이 없었다. “6회까지는 개그 담당”이라는 장나라가 다음 회부터는 특유의 발랄하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름다운 외모와 이지적인 매력을 보여줄 이엘리야의 연기도 기대되는 포인트 중 하나다. 민유라의 야망과, 그가 야망을 품을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펼쳐내며 극의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빠른 전개를 위해 1시간 분량에 너무 많은 것을 압축적으로 담아내 산만한 면도 있었다. 가입한 TV 서비스에 따라 소리가 원활하게 송출되지 않는 방송 사고로 일부 시청자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는 사건이 호기심을 자극하며 시청자를 잡아뒀다. 무명 뮤지컬배우에서 황후가 된 후 태왕태후(박원숙)의 의문사를 파헤치는 오써니, 복수를 위해 황실경호원이 되는 나왕식 등 대한제국이라는 설정과 스토리가 어떻게 결합할지 궁금해진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