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케이윌 “진짜 ‘나’를 보여줄 용기가 생겼다”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가수 케이윌이 “자연스러운 ‘나’를 담은 음반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 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가수 케이윌이 지난 7월 출연한 JTBC 음악 예능프로그램 ‘히든싱어5’를 떠올리며 “그동안 쌓인 부담이 눈물로 터져 나왔다”고 했다. 당시 그는 모창자들의 진심 어린 응원에 “늘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올해 데뷔 11주년을 맞은 케이윌은 달라졌다. 부담과 압박을 내려놓고 가장 자연스러운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10. 정규 4집 파트1 ‘상상; 무드 인디고’로 돌아온 기분은 어때요?
케이윌 : 지난해 9월 정규 4집 파트1 ‘논픽션(Nonfiction)’에 이은 두 번째 파트예요. 가을을 준비하면서 만들었고요. 디지털 싱글이 아니라 음반 형태는 1년여 만입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또 다른 ‘케이윌 표’ 발라드를 만들려고 했어요.

10. ‘무드 인디고’라는 음반 제목은 어떤 의미인가요?
케이윌 : 가수로 데뷔해 10년 이상 활동하면서 나름의 변화가 있었어요. 내 이야기가 담기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이번 음반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영화 ‘무드 인디고’(감독 미셸 공드리)를 봤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스치더군요. 작품에서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색채가 내 이야기와 닮은 것 같아서 재미있게 봤어요. 그래서 음반 제목으로 정했죠.

10. 앞선 음반과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케이윌 : 최대한 자연스럽게, 과하지 않게 저를 조금씩 표현하려고 했어요. 지금 가요계는 음반의 시대가 아닐 수 있지만, 저를 기다리고 응원해주는 팬들을 생각하면서 ‘어떤 정체성을 갖고 만들면 좋을까?’ 고민했어요. 지금 시점에서는 가장 자연스러운 나를 보여주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고, 힘을 뺐습니다. 해보지 않은 것들을 해보고,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부담을 내려놓고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10. 공동 프로듀서로 나선 이유가 있나요?
케이윌 : 노래를 하는 보컬도 곡을 같이 쓰는 것이라고 데뷔 때부터  생각했어요. 부르는 사람의 감성이 들어가니까요. 그렇다면 직접 곡을 만들면, 더더욱 저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았죠. 예전이 보컬리스트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프로듀싱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부르는 사람의 진짜가 담기지 않으면 세상이 아는 시대죠. 자연스럽게 곡에 대한 참여도가 높아진 거예요. 과거엔 더 좋은 곡을 써야 하고 멋진 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도 컸고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지금은 ‘나를 보여줄 용기를 내고, 부담을 갖지 않아야 진짜 내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바뀌었어요.

10. 바뀐 배경이 궁금합니다.
케이윌 : 마음이 편해진 건 뮤지컬을 하면서부터예요. 솔로 가수로 10년 이상 활동하니까 데뷔 전과 다르게 다른 사람들이 노래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볼 기회가 좀처럼 없었어요. 2년 전부터 뮤지컬을 하면서 오랜만에 많은 이들과 모여 연습하고, 소리나 노래를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죠. 즐거워하는 저를 보면서 ‘나는 플레이어다’,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새삼 느꼈어요. 저는 만들기 위해 만드는 게 아니라, 노래를 부르기 위해 곡을 만드는 사람인 거예요. 더 좋은 곡이 있으면, 그 곡을 부르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프로듀싱하면서도 마음이 편했어요. 지금까지 낸 음반 중에 가장 많은 부분에 참여했는데, 듣는 이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10. 타이틀곡 ‘그땐 그댄’은 어떤 곡입니까?
케이윌 : 발라드 장르로, 편곡이 새로워요. ‘하이브리드(hybrid, 두 가지 기능이나 역할이 하나로 합쳐짐) 발라드’라고 소개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예전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변한 부분도 녹였습니다. 늘 예전의 것과 변화에 대해 고민하는데, 이번엔 과거의 구성에 악기 연주로는 현대의 분위기를 담으려고 했어요. 제가 느낀 곡의 감성은 아련함이었습니다. 슬픈 마음과 옅은 미소가 공존하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가수 케이윌. / 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10. ‘꽃이 핀다’(2015) 이후 오랜만에 김도훈 작곡가, 김이나 작사가와 호흡을 맞췄어요.
케이윌 : 올해 무척 바쁘게 보내면서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다시 한 번 뭉쳐서 노래를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았죠. 진지한 노래를 써보고 싶었고, 거기에 제가 자연스럽게 담기면 좋을 것 같아서 욕심을 냈어요.

10. ‘그땐 그댄’의 뮤직비디오에 나온 유연석과는 친분이 있었나요?
케이윌 :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고 예전에 통화를 한 번 한 적 있어요. ‘언젠가 한 번 봤으면 좋겠다’고 했죠. 사실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잠정적으로 제가 나가는 분위기였고 ‘이제는 내가 한 번 나가도 되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유연석 씨가 흔쾌히 출연하겠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졌어요.(웃음) 그의 멋진 모습을 기대하면서 뮤직비디오를 기다렸습니다. 무척 만족스러워요.

10. 이번 음반에 담긴 ‘착해지지 마요’와 ‘어머님께 전화해’에는 각각 마마무의 화사와 매드클라운이 참여했습니다.
케이윌 : 지난 음반에는 가수 소유가 짧게 피처링에 참여했는데, 이번엔 듀엣 곡을 하고 싶었었어요. 마마무는 워낙 노래를 잘하는 팀이고 그중에서도 팝 장르는 화사가 잘 살린다고 생각해서 요청했죠. 흔쾌히 수락을 해줘서 고마웠어요. 결과물도 만족스럽게 잘 나왔습니다. 같은 소속사였던 매드클라운이 회사를 나가기 전에 같이 작업했어요. 결과적으로 감사한 퇴사 선물이 됐네요.(웃음) 가사를 워낙 재미있게 쓰는 친구여서 부탁했어요. 이 노래를 만들면서 얘기도 많이 나누고 즐거웠어요. 좋은 곡이 만들어져서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10. 12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7개 도시를 도는 전국 투어 준비에 나선다면서요?
케이윌 : 지난해 데뷔 10주년 전국 투어를 하고 올해 또 열어요. 10년 전 처음 콘서트를 할 때부터 관객들에게 큰 힘을 받았어요. 지금까지 늘 그랬고, 이번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울에서만 4회 공연을 여는데 스스로에게도 도전입니다.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감사해요. 컨디션 조절은 제 몫이고, 지난해보다 더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10. 데뷔 10주년을 넘긴 기분은 어떤가요?
케이윌 : 노래를 시작한 건 가수가 되기 훨씬 전부터입니다. 조금씩 바람이 켜졌고, 감사하게도 여기까지 왔죠. 2007년 ‘왼쪽가슴’이라는 데뷔곡이 나왔을 때, 저의 심리 상태는 ‘간절함’이었어요. 다음 음반이 나올 때까지 여러 힘든 상황을 겪었고요. 갑자기 내 목소리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으면서 기분이 좋았지만 그게 부담으로 이어졌죠. ‘오랫동안 노래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했고, ‘앞으로의 행보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부터 모든 것들이 압박으로 다가왔어요. 지금도 없지는 않지만 현재의 키워드는 ‘자연스러움’이에요. ‘히든싱어5’에서 많은 것들을 느꼈는데, 그때 보인 눈물은 그동안 쌓인 부담에 대한 눈물이었어요. ‘이제 자연스러워도 돼’라는 위로와 감동을 받았죠. 그때 감성이 이번 음반에 담겼어요.

10.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케이윌 : 이제는 보컬이 아니라 리듬과 톤(tone)의 시대라는 걸 알면서도 발라드 장르의 곡을 냈습니다. 가수로서 늘 하고 싶은 것과 기다리는 팬들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러 고민 끝에 자연스럽게, 또 편안하고 기분 좋게 이번 음반을 만들었어요.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