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더 많은 걸 준비하는 10대 끝자락의 김새론 “‘동네사람들’ 유진은 저예요”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동네사람들’에서 실종된 친구를 찾으려는 여고생 유진으로 열연한 배우 김새론./사진제공=데이드림

아직은 앳된 소녀의 얼굴에 진중함이 묻어났다. 이야기도 자못 진지했다. 김새론은 열다섯 살이 되기도 전에 ‘여행자’ ‘도희야’로 칸의 레드카펫을 두 번이나 밟았다. ‘아저씨’의 원빈이 지키려 했던 그는 어느덧 스물을 두 달 앞두고 있다. 10대의 끝자락에서 그가 보여주고 싶었던 건 ‘현재의 나’였다. 그래서 자신과 동갑인 ‘동네사람들’의 유진을 택했다. 방관하는 어른들 틈새에서 친구를 구하기 위해 대담하게 나서는 유진에 대해 그는 “옳다고 생각하면 당차게 추진해나가는 나와 닮았다”고 했다. 천재적인 연기로 주목 받아온 그가 얼마나 더 성장하고 단단해질지 궁금해졌다.

10. 이번 영화는 ’15세 관람가’라 볼 수 있었겠네요?
김새론: 기대 반 설렘 반이었죠. 제 연기에 아쉬운 부분도 보였고, 생각보다 재밌는 장면도 있었어요.

10. 기대보다 재밌었던 장면은 무엇이었나요?
김새론: 마동석 삼촌과의 케미가 현장에서 얼굴 보고 연기할 때보다 스크린에서 볼 때 더 재밌었어요. 큰 화면에서 투샷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거든요.

10. 마동석 씨가 새론 양이 자란 모습에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이웃사람’ 후 처음 만난 건가요?
김새론: 네. 그 이후에 오랜만에 뵀어요. 저는 마동석 삼촌의 팔뚝이 커진 걸 보고 놀랐습니다.(웃음) 이렇게 된 김에 세 번 채우자고 서로 농담도 했어요.

10. 마동석 씨가 나온다는 게 작품을 선택하는 데 영향이 있기도 했나요?
김새론: 대본을 볼 때 기철(마동석 분)을 누가 맡는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상상해서 따로 캐릭터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있었어요. 삼촌이 연기한다고 생각하고 보니 틀을 좀 더 쉽게 잡아나갈 수 있었죠.

10대인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 이번 작품을 선택했다는 김새론. /사진제공=데이드림

10. 출연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새론: 액션과 스릴러에 드라마, 코미디까지 다양한 요소가 담겨 있고, 그러면서도 ‘소통과 관심’에 관한 메시지가 녹아들어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무엇보다 10대에 마지막으로 연기하는 캐릭터가 지금의 저와 비슷하고 저를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이길 바랐어요. 유진이 거기에 가장 가까웠다고 생각했고요.

10. 유진과 어떤 면이 비슷한가요?
김새론: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옳다고 생각하면 당차게 추진해나가는 점도요. 저도 확고한 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편이거든요.

10. 캐릭터를 설정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궁금하네요.
김새론: 유진이 실종된 수연(신세휘 분)을 직접 찾아나서려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고 싶었어요. 둘은 친구이면서 자매 같고, 서로에게 유일한 버팀목이 되는 존재예요. 어떤 감정일까 생각하다가 제 친구들을 떠올리면 되겠다 싶었죠. 친구들과 추억을 수연과의 추억으로 상상해 봤어요.

10.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김새론: 캐릭터를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감독님이 아저씨인 자신보다 소녀 감성을 아는 제가 스스로 만드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하셨거든요.

10.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김새론: 기철에게 “선생님, 저 다 컸어요. 이제 나이만 먹으면 된다고요”라고 말하는 장면이요. 어른과 아이의 차이는 나이가 아니라는 걸 어떻게 대사에 담을 수 있을까 엄청 고민했어요. 촬영 전 감독님과 수정을 거듭했죠. 찍기 전날까지도 카페에서 의논했어요. 유진과 제가 동갑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보고 느끼는 게 유진이 보고 느끼는 것과 같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10.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김새론: 바쁘게 열심히 살아가야 하니 주변에 관심을 가지기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영화가 극한 상황까지 이어진 건 작은 관심과 소통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영화가 ‘소통을 하고 관심을 가져라’고 강요하는 건 아닙니다. 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저도 영화를 보고 주변에 관심과 소통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진 않았나 돌아보게 됐습니다.

영화 ‘동네사람들’의 한 장면./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데이드림

10. 주제가 깊이 있는 영화인데 촬영장은 어땠나요?
김새론: 촬영장은 ‘으쌰으쌰’ 힘내자는 분위기였어요. 상엽 오빠도, 동석 삼촌도 유머러스하고 배려가 넘쳐요. 동석 삼촌은 제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어요. ‘유진이라면 이럴 것 같다’고 조언해주시거나 대사가 입에 붙지 않을 때 ‘이렇게 해보면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요. 삼촌 말대로 대사 끝에 추임새 하나를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대사가 입에 더 잘 붙더라고요. 촬영을 쉬는 날에도 다 같이 모여서 자주 얘기하고 촬영 끝난 지금도 종종 만나요.

10. 아직은 미성년자라 늦게까지 있진 못하겠네요.
김새론: 밥 먹고 수다 떨다가 제가 알아서 가면 됩니다. 올해가 지나면 원래보단 30분은 더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10. 어느덧 내년이면 스무 살이네요. 과도기를 겪는 아역배우들은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일부러 쉬기도 하잖아요. 새론 양은 쉬지 않고 계속 작품을 한 이유가 있나요?
김새론: 특별한 건 없어요. 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면 했고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는 쉬었어요. 성인 연기자로 넘어가는 시기지만 이미지 변신을 하려고 억지로 성숙한 척 하지는 않으려고요. 어른인 척해도 그렇게 보이지도 않을 거고요.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걸 하고 계속 제 것을 열심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저씨’ ‘이웃사람’ ‘도희야’ 등 아역 때 이미 많은 ‘청불영화’에 출연한 김새론은 스무 살이 되면 하고 싶은 일로 ‘볼 수 없었던 출연작 보기’를 꼽았다. /사진제공=데이드림

10. 예고에 진학했다가 자퇴했는데, 일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였나요?
김새론: 이것에 대해 말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그건 아니에요. 중학생 때도 학교 생활과 연기 활동을 잘 병행했고 고등학교 다닐 때도 그랬어요. 친구들과도 잘 지냈고요. 다만 10대의 시간은 정해져 있잖아요. 물론 학교도 중요하지만 제가 스스로 배우고 싶은 것들에 더 시간을 쓰고 싶어서 자퇴를 결심했어요. 그러면서 외국어도 공부하고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고 연기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나중에 돌아볼 수 있는 추억도 많이 생겼고요. 바리스타 공부도 하고 베이킹도 배웠네요. 그렇게 성인이 되기 전 시간을 더 유용하게 쓰고 싶었어요. 지금은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입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10.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어떤 도움이 됐나요?
김새론: 완벽하려고 노력하고, 잘해야겠다고 빠듯하게 틀을 만드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시간을 가지면서 쉬는 법도 배우고 할 줄 알아야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그로 인해 더 많은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것 같아요. 주변을 돌아보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도 생겼고요.

10. 대학생활에 대한 로망도 있을 것 같은데요.
김새론: 지금처럼 일과 공부를 잘 병행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연기를 좋아하는 또래의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연기의 이론도 배우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현장에서 연기를 배워왔는데 일이 아니더라도 연기를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요.

10. 스무 살이 되면 무얼 가장 하고 싶나요?
김새론: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엇보다 제가 찍었지만 보지 못한 영화들을 몰아서 보고 싶네요. ‘아저씨’도 보고 싶고 특히 ‘도희야’가 궁금해요.

10. 정말 몰래 본 적도 없나요?
김새론: 제 스스로에 대한 예의라고나 할까요? 아껴두고 있어요. 극장을 대관해서 팬들과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보고 싶습니다. 보려고 마음먹으면 볼 수도 있지만 그 설렘을 깨고 싶지 않네요.(웃음)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