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좋아’ 첫방] 강지환X백진희, 고구마는 없다 사이다만 있을 뿐

[텐아시아=우빈 기자]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KBS2 새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를 위해 속 시원한 사이다를 선물했다. 당연한 듯 막말을 퍼붓는 상사와, 기분은 나쁘지만 참는 부하 직원의 모습을 비틀었다. 막말을 퍼붓는 상사의 멱살을 쥐고 흔들며 직언하는 부하 직원과 옳은 말에 듣고만 있는 상사. ‘죽어도 좋아’는 판타지 영화 속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 자신이 나서면 조금은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단 한 사람의 용기로 좀 더 나은 내일이 찾아온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 7일 처음 방송된 ‘죽어도 좋아’에서는 진상으로 유명한 MW치킨 마케팅 팀장 백진상(강지환 분)의 폭언을 보다 못한 대리 이루다(백진희 분)의 사이다 반격이 시선을 끌었다.

모든 사건의 시작은 이루다의 꿈이었다. 꿈속에서 진한 화장과 가죽 재킷을 입고 나타난 이루다는 사장 강인한(인교진 분)과 상무 나철수(이병준 분)를 감옥에 가두고 “상무 나철수. 있으나 없으나 한 너는 서빙부터 다시 해. 대표 강인한. 어떻게든 하나라도 안 주려는 쫌생이. 넌 해고”라고 소리쳤다.

이루다는 백진상에게 다가갔지만 백진상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백진상은 “이루다 대리, 일하는 꼬락서니 하고는”이라며 “시키는 일만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 머리가 없는 거야, 생각이 없는 거야? 서울 4년제 나오긴 했어?”라고 막말했다. 이루다는 “옳은 소리 하는 척하지 말아라. 당신은 존재 자체가 죄야. 죽어버려 개진상”이라며 사형 선고를 내렸다.

꿈은 현실과 반대라고 했다. 백진상은 현실에서 막말을 쏟아냈고 이루다를 비롯한 부하 직원들은 늘 시달렸다. 백진상은 임신을 하고도 계단으로 출근한 최민주(류현경 분)에게 애사심을 키우라면서 “지각한 시간을 다 더하면 하루는 나오겠다. 연차 하루를 까도록 하지. 새로운 마음으로 해”라고 비난해 최민주를 울게 만들었다.

백진상의 진상짓은 막말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치킨 시식회에서 한 아이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자 “책임의 소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건 마케팅 팀원들의 문제”라면서 “마케팅 팀원들 모두가 잘못했지, 팀장이 잘못했다고는 말을 안 했다”고 최민주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백진상의 태도에 모든 마케팅 팀원들은 경악했다.

시식회가 끝난 후 회사 전체 회식에서였다. 이루다는 팀원에게는 막말을 퍼붓고 윗사람하고만 술자리를 즐기는 백진상을 보며 “죽었으면 좋겠다”고 저주했다. 술에 취한 백진상은 몸을 가누지 못하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를 본 이루다는 “죽으라고 해서 죄송하다”며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 순간 이루다는 정신을 차렸다. 꿈도 현실도 아닌 이상한 상황이었다. 이루다는 이 모든 것이 무한 타임 루프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루다의 날짜는 회식을 하는 당일로 돌아가면서 같은 사건이 반복됐다. 회식 자리에서 백진상을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고 이루다는 아홉 번이나 같은 날을 맞이하게 됐다.

이루다는 같은 시간을 반복하면서 자신이 큰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가 아파 유치원으로 간 줄 알았던 최민주는 알레르기 사건을 듣고 회사로 몰려온 기자를 상대했고, 자신이 최민주의 행방을 착각해 백진상에게 “아이가 아파 유치원에 갔다”고 보고한 것. 또 이루다는 최민주를 생각해 “아이가 아프니 유치원에 가라”고 했지만 최민주는 “왜 내가 일을 버리고 아이에게 갈 거라 생각하나”라며 섭섭해했다. 최민주는 남편에게 전화해 울며 “왜 항상 나만 아이에게 가나”며 토로했다. 그 모습에 이루다는 자신이 모든 상황을 바꾸겠노라 다짐했다.

이루다는 막말을 시작하려는 백진상의 멱살을 잡고 흔들며 “화풀이하지 말라. 왜 남 탓을 하나. 입이 있으면 말을 해봐라. 이 개진상아”라고 분노했다. 이루다는 내일은 없으니 멋대로 하자고 생각했다며 속에 담았던 말을 퍼부었다. 그리고 다음날 이루다에겐 똑같은 오늘이 아닌 내일이 시작됐다.

◆ 드라마가 곧 현실, 고구마+사이다의 조화

‘죽어도 좋아’에서 배경이 되는 MW 치킨은 실제 회사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00% 현실이었다. 뼛속까지 권위적인 사장, 융통성은 없고 입만 열면 막말을 쏟아내는 상사, 중간만 가자는 마음으로 다 참는 평범한 직원, 가정과 일 모두 포기 할 수 없는 워킹맘, 아이들을 생각하며 꾹 참는 가장, 누구보다 열정적인 계약직 등은 우리 혹은 주변 동료들과 닮았다.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상황들을 그대로 보여줬다. 생계를 위해 일은 해야 하고 상사의 막말과 부당한 대우는 그대로 참아야 하는 직장인의 애환을 그대로 보여주며 짠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짠하지만은 않다. ‘죽어도 좋아’는 첫 방송부터 상사의 얄미운 행동에 거침없이 맞서며 걸크러쉬 면모를 보여주는 이루다를 통해 통쾌한 한 방과 웃음을 예고했다.

◆ 오피스물에 판타지 한 스푼

‘죽어도 좋아’는’타임 루프’라는 판타지 요소를 더해 흥미를 자극했다. 이루다는 ‘악덕 상사 갱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매번 같은 오늘을 보내야 한다. 나서기 싫어하고 적당히 묻어가는 걸 좋아하는 일반적인 직장인 이루다는 ‘오늘’ 다른 것을 선택하면 ‘바뀐 내일’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참지 않고 나선다.

새로운 내일을 위한 평범한 이들의 선택이 곧 모두의 행복을 향해 나아기는 길이라는 메시지가 특별한 오피스물의 탄생을 기대하게 한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