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구스범스: 몬스터의 역습’, 잭 블랙을 덜어낸 구스범스

[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영화 ‘구스범스: 몬스터의 역습’ 포스터

할로윈이 코앞인 어느 날, 24명이 살해됐다고 해도 믿을 폐가에서 소니(제레미 레이 테일러)와 샘(칼릴 해리스)은 ‘구스범스’ 책을 발견한다. 그리고 책 속에 갇혀있던 심술궂은 인형 슬래피를 깨운다. 슬래피는 가족이 되고 싶어서 소니의 미완성 발명품을 완성시키고, 소니의 누나인 세라(매디슨 아이스먼)의 바람둥이 남친을 혼내주는 등 노력을 한다. 그 노력이 위험천만하기에 소니와 샘, 세라가 슬래피를 다시 책에 가두려 하자, 화가 난 슬래피는 몬스터들을 깨우기 시작한다.

몬스터의 역습이라는 제목처럼 각양각색의 몬스터 군단이 출격한다. 말하는 인형 슬래피, 슬래피의 오른팔로 활약하는 식인 거인 월터, 형형색색의 젤리인 구미 베어, 하얀 털로 뒤덮인 설인 애비, 괴팍한 성질의 늑대인간, 항상 화가 끓고 있는 할로윈 호박, 공포의 허수아비, 자이언트 거미, 해골 신혼부부 등. 할로윈과 몬스터의 조합은 모범 답안이기에 스르륵 어우러진다.

영화 ‘구스범스: 몬스터의 역습’(아리 산델 감독)은 전편 ‘구스범스’처럼 R.L. 스타인의 호러 동화인 ‘구스범스’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다. ‘구스범스’ 시리즈는 1992년 첫 출간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 4억 2000만 명의 독자를 사로잡은 베스트셀러다. 어린이부터 어릴 적 이 책을 읽고 성장한 어른까지 막강한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영화 ‘구스범스: 몬스터의 역습’ 스틸컷

영화에서 R.L. 스타인은 세라에게 빈 페이지의 공포보다 무서운 건 없다고 말한다. 이번 영화는 원작이 가진 충분한 소스를 가지고 출발했으나 몬스터의 활용도 면에서 아쉬운 대목이 남는다. 몬스터들의 활약상이 미미하다. 몬스터의 리더인 슬래피의 수하로만 다가온다. 몬스터로서, 즉 캐릭터로서 좀 더 깨어났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빈 페이지가 느껴지는 헐거운 전개 때문에 긴박한 순간에도 축축 늘어진다. ‘구스범스’의 매력 포인트인 오싹함이 좀처럼 찾아들지 않는다.

‘구스범스’의 작가인 R.L. 스타인 역의 잭 블랙이 이번 편에서는 특별출연 분량 정도로 등장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잭 블랙을 덜어낸 ‘구스범스’는 심심했다. 판타지에 활력을 주는 배우답게 몬스터들에게는 그가 필요했다. ‘앙꼬 없는 찐빵’처럼 ‘잭 블랙 없는 구스범스’는 옳지 않다. 그리고 R.L. 스타인이라는 역할이 빚어내는 긴장감도 간과할 수 없다. 이 영화에는 반가운 얼굴도 등장한다. 소니 남매의 이웃인 기념일광 미스터 추 역의 켄 정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유쾌한 에너지를 전한다.

영화 ‘구스범스: 몬스터의 역습’는 전편처럼 무난한 가족 판타지물로 돌아왔다. 온 가족이 함께 극장을 찾기에는 안전한 선택지가 되지 싶다. 다만 엔딩의 잭 블랙이라는 떡밥으로 인해 3편의 가능성도 점쳐지는 가운데, 속편은 꽉꽉 채워진 페이지로 돌아왔으면 한다.

11월 7일 개봉. 12세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