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 송해, 한 많은 92년史…”황해도서 ‘전국노래자랑’ 외치고 싶습니다”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대화의 희열’ 송해 편/사진제공=KBS2 ‘대화의 희열’

KBS2 ‘대화의 희열’에서 92세 송해의 삶이 녹아든 이야기가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대통령은 바뀌어도 이 분은 안 바뀐다” “모든 MC들의 롤모델”로 소개되는 이 사람. 바로 국내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의 국민MC 송해다. 지난 3일 방송된 ‘대화의 희열’에는 송해가 9번째 게스트로 출연했다.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 인생 교과서와도 같은 그의 삶은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했다.

송해는 자신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국노래자랑’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30여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유랑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송해. “그 사람들에게서 몰랐던 것을 배운다”는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은 나에겐 교과서”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송해는 자신은 단 한 번도 ‘전국노래자랑’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의 주인은 여러분”이라고 강조했다. 즐거움을 만드는 것은 여러분들이고, 자신은 그걸 받아서 전하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 여전히 ‘전국노래자랑’이 사랑을 받는 이유, 그가 왜 국민MC로 불리는지를 알 수 있었다.

1927년생 송해의 삶은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와도 같았다.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을 맞고, 6.25전쟁과 분단을 겪는 등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것. 어머니와의 생이별 후 혈혈단신으로 피란 여정을 떠났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바다 위에서 어머니를 그리며 지은 이름 ‘송해’의 의미는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또 휴전 전보를 자신의 손으로 쳤다는 송해의 얄궂은 운명은 놀라움을 자아냈다.

아직까지 고향인 황해도 재령 땅을 밟아보지 못한 송해의 한은 모두를 먹먹하게 했다. 송해는 어머니 이름만 불러도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최근 급진전하는 남북 관계에 다시 희망을 꿈꾼다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소원은 고향 땅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을 여는 것. 송해는 “고향에 계신 여러분. 복희가 왔습니다. 전국노래자랑”을 외치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92년의 삶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송해의 아픔도 있었다. 생이별한 어머니,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떠난 아들, 동료들, 그리고 올해 또 한 번 예고 없이 이별을 한 아내까지. 이러한 송해의 이야기를 듣던 중, 유희열은 아픈 어머니 생각에 울컥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유희열의 손을 꼭 잡아주며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송해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까지 따뜻한 위로가 됐다.

송해의 굴곡 많은 삶의 길을 함께 따라가며 울고 웃던 시간이었다.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깊고, 그 어느 때보다 진솔했던 송해와의 대화였다. 송해는 국민들의 변함없는 경청과 진심 어린 격려에 “하늘로 뜨는 기분이 난다”고 말했다. 92세라는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는 그의 힘의 원천은 바로 “여러분”이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TV에 더 많이 나오셨으면 좋겠어요” “오래오래 있어주세요”라고 응원했다.

‘대화의 희열’은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미방송분까지 더해진 오리지널 버전의 ‘대화의 희열’은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 들을 수 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