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내일도 맑음’ 설인아 “인생 캐릭터를 빨리 만난 것 같아 긴장했어요”

[텐아시아=우빈 기자]

KBS1 일일드라마 ‘내일도 맑음’에서 강하늬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설인아. / 사진제공=위 엔터테인먼트

배우 설인아는 지난 2일 종영한 KBS1 일일드라마 ‘내일도 맑음’ 강하늬 역을 통해 주연 배우로 우뚝 섰다. 지난해 JTBC ‘힘쎈여자 도봉순’과 KBS2 ‘학교 2017’에서만 해도 응원보다 지적이 더 많았다. 하지만 데뷔 4년 만에 꿰찬 주연 자리를 위해 이를 악물고 노력했다. 꾸준히 지적 받아온 발성과 발음,  심지어 타고난 목소리까지 고치기 위해 힘썼다. 타고난 걸 바꿀 순 없지만 표현 방식에 따라 달리 들린다는 것을 깨달은 설인아는 최선을 다했고 대중들은 그런 그에게 지적 대신 응원을 보냈다.

설인아는 자신이 맡은 첫 주연 캐릭터 강하늬를 누구보다 사랑했고 뜨겁게 응원했다. 강하늬의 감정에 따라 자신의 기분도 흔들렸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연기도 못했다. 인생 캐릭터를 너무 빨리 만난 게 아닐까 긴장도 됐다고 했다. 부담감과 책임감을 통해 한층 성숙해졌다는 설인아를 만났다.

10. 지난 5월부터 촬영한 내일도 맑음’을 끝낸 기분이 어떤가?

설인아 : 강하늬라는 캐릭터로 살 수 있어서 행복했다. 미니시리즈는 3개월 정도 찍는데 일일극을 하면서 6개월 간 하루도 쉬지 않고 캐릭터로 지낸 것이 흥미로웠다. 또 선생님들이 많아서 배울 점이 많았다. 선배님들이 내 연기에 대해 코멘트를 다 해주셔서 정말 많이 배울 수 있는 작품이었다.

10. 일일극이라 어머니들이 많이 알아봤을 것 같다.

설인아 : 드라마 촬영을 하다가 강하늬 분장 그대로 마트에 간 적이 있었는데 어머니들이 다 알아보셨다. 멀리서 ‘강하늬 파이팅’ ‘강하늬 기죽지 마’ 이렇게 응원해 주셨다. 저를 모르시는 어머니가 없어서 그때 확실히 인기를 알았다. 간혹 드라마 제목이 주인공 이름인 줄 알고 ‘맑음이 잘해’라고 하시는 분도 계셨다.

10. ‘내일도 맑음이 첫 주연작이라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

설인아 : ‘내일도 맑음’을 통해 얻은 게 있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예전에는 카메라 앞에 서면 스스로가 어색하다고 느꼈는데 긴 시간을 카메라 앞에 있다 보니 카메라가 어색하지 않게 느껴졌다. 내가 어떻게 해야 몸이 편해지고 마음이 안정되는지 상태를 알게 되더라. ‘몸에 힘이 들어갔네?’ ‘이 자세는 좀 부자연스러워 보이네’ 등 많은 연구를 할 수 있던 계기가 됐다. 마음이 여유로워 지니까 (연기적으로)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할 수 있었다.

10. 강하늬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많아 보인다.

설인아 : 정말 마음에 든다. 강하늬는 흙수저, 무(無) 스펙, 캔디 같은 성격을 가진 흔한 캐릭터다. 근데 그 흔한 캐릭터를 내 방식대로 어떻게 풀어갈까 생각만 해도 재밌었다. 첫 대본 리딩 날 감독님께 ‘내가 생각한 하늬대로 했다’라는 말씀을 들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멍했다. 연기를 하면서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빨리 만난 게 아닌가 싶어서 순간 긴장도 됐고 재밌기도 했다. 그렇지만 멋대로 캐릭터에 변화를 주려고 하지는 않았다. 캐릭터를 만진다는 것이 아직은 무서워서 조심하려고 했다.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하늬와 내가 비슷하니까 나를 버리고 하늬를 강하게 만들자고 생각했다.

설인아는 자신의 캐릭터가 답답했지만 공부를 하면서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 사진제공=위 엔터테인먼트

10. 시청자들은 강하늬를 응원만 하진 않았다. 출생의 비밀, 당하기만 하는 주인공 등 막장 요소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설인아 : 사실 내가 봐도 강하늬는 답답한 사람이다. 나도 연기를 하면서 의문이 많이 들었던 부분도 있다. 초반에 강하늬는 할 말은 하는 성격이었는데 조금 답답할 정도로 착하게 변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작가님께 여쭤봤더니 6개월 동안 스토리를 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하늬의 이야기가 커지면 안 된다고 하셨다. 시청자들에겐 답답하지만 ‘하늬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면서 이유와 개연성을 스스로 만들었다. 우리 드라마가 막장에 속하긴 하겠지만 약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막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구마와 사이다만 있을 뿐이다. (웃음)

10. 캐릭터 공부를 하면서 연기에 재미를 느꼈을 것 같다.

설인아 : 그렇다. 연기는 나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연기를 보는 사람이 대리만족하고 공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캐릭터를 공감하지 못 하더라도 소화시키기 위해 공부할 때나 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느낄 때, 힘들지만 연기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그로 인해서 내가 캐릭터를 공감하게 되고 상황이나 대사들이 내 마음에 와 닿을 때 좋았다. 시청자들이 알아봐줄 때 정말 재밌었다.

10. 긴 촬영기간 때문에 슬럼프가 왔을 것 같은데?

설인아 : 선배님들이 중간이 지나면 무조건 슬럼프가 온다고 해서 긴장했다. 하지만 막 지치고 힘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컨디션은 괜찮았지만 대본을 읽다 하늬에게 공감이 안 될 때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나오면 그때 조금 힘들었다. 대본에 따라 내 감정이 흔들리니까 감독님이 ‘너 정말 하늬가 됐구나?’라고 하셨는데 그때 감동 받았다. 그래서 슬럼프마저 재밌게 넘길 수 있었다. 내가 못 해서 지친 게 아니라 하늬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캐릭터 하나가 나를 이렇게 흔들어놓네’라고 생각했다.

10. 감정이 흔들릴 정도로 강하늬가 됐는데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나?

설인아 : 내가 생각한 강하늬로 전부 표현되지는 않았다고 본다. 내가 공감이 안 되는 대사를 할 때 연기가 힘들었고 그럴 때 내 마음에 안 드는 연기가 나왔다. 다 만족한다고 할 순 없지만 모든 걸 떠나서 앞으로 작품을 하며 강하늬가 제일 생각날 것 같다.

설인아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코멘트를 읽어보고 고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위 엔터테인먼트

10. ‘내일도 맑음전 세운 목표가 있었나. 드라마가 끝난 시점에 얼마나 이룬 것 같나?

설인아 :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이 목표였다. 나의 연기 스펙트럼이 넓지 않아 조금은 부족한 것 같지만 75% 정도는 달성한 것 같다. 그리고 잘 모르시겠지만 목소리를 바꾸려고 노력했다. 6개월 동안 목소리를 두 번 바꿔서 연기했다. 근데 목소리가 바뀌었다거나 좋다는 댓글은 못 봐서 성공했다고 볼 순 없다.

10. 목소리를 바꾸려고 어떤 노력을 했나?

설인아 : 예전부터 내 목소리에 대해서 답답하다는 혹평이 많아 신경을 썼다. 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목에도 힘을 주고 배에도 힘을 주고 연기했다. 기술적으로 세세하게 바꾸려고 하진 않았고 감정적으로 더 몰입했다. 슬플 때는 더 슬프게 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도록 노력했다. 사실 목소리는 타고난 거라 아예 바꿀 수는 없지만 캐릭터의 감정대로 뱉으니 달리 느껴진 것 같다.

10. ‘내일도 맑음으로 일일극의 매력을 느꼈을 것 같다.

설인아 : 일일극 속 캐릭터가 오늘만 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오늘은 소리를 질러놓고 내일은 다정하게 군다. 캐릭터가 한 회 한 회 자신을 잃어버리더라. 그런 점에서 일일극이 굉장히 특이한 성격을 가진 것 같다. 나도 강하늬를 보면서 ‘하늬 정말 오늘만 사는데?’라고 느낄 정도였으니까. (웃음)

설인아는 사랑을 하고 있는 여자를 연기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위 엔터테인먼트

10. 데뷔 4년 차인데 그동안 드라마, 예능, MC 등 많은 활약을 했다.

설인아 ‘내일도 맑음’으로 주연도 했고, 현재 MBC ‘섹션tv 연예통신’으로 MC도 하고 있다. 복 받은 아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이만큼 끌어 올려준 건 내가 잘나가서가 아니라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기 때문이다.

10. 앞으로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설인아 : 개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똑같은 연기를 보여주지 말자는 게 배우로서의 목표다. 그런 말을 꼭 듣고 싶다. 짧게는 3년 안에 영화 한 편은 찍자는 게 목표다. 주연 배우를 맡고 싶다는 게 아니라 영화 현장에 가보고 싶다. 또 로맨스 드라마를 꼭 하고 싶고 액션도 정말 하고 싶다. 액션이 있는 로맨스면 재밌을 것 같다. 데뷔부터 쭉 액션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