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완벽한 타인’, 한 테이블에서 말로 빚어내는 코믹 활극

[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영화 ‘완벽한 타인’ 포스터

강원도 속초에서 함께 월식을 보던 소년들은 3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집들이를 겸한 부부 동반 모임에서 저녁을 먹는 동안 전화, 문자, 카톡, 이메일까지 공유하는 핸드폰 잠금해제 게임을 하기에 이른다.

극히 보수적인 변호사 태수(유해진)와 남편 때문에 문학에 첨벙 빠져버린 아내 수현(염정아), 젠틀하고 가정적인 성형 전문의 석호(조진웅)와 정신과 의사인 아내 예진(김지수), 사랑이 흘러넘치는 꽃중년 레스토랑 사장 준모(이서진)와 한참 어린 나이의 수의사인 아내 세경(송하윤), 교사도 결혼 생활도 그만둔 백수 이혼남 영배(윤경호)는 점점 자리를 박차고 싶지만 한껏 불편한 테이블을 벗어날 수가 없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은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스’를 원작으로 하는 블랙코미디다. 전라도 광주에서 세트 촬영에 들어가면서 한 달 내내 삼시세끼를 같이 한 배우들의 호흡은 극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완벽한 타인’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나 뮤지컬이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활력이 넘친다.

완벽한 친구까지는 아니어도 완벽한 모임으로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판도라의 상자와도 같은 핸드폰을 공유하면서 친구를 혹은 부부를 완벽한 타인으로 돌아서게 만들면서 싸늘하게 식어간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인간의 본성은 월식 같아서 잠시 가릴 수는 있어도 결국 드러나고야 마는 것이다. 장난처럼 시작된 게임은 부비트랩이 되어서 인물의 숨통을 조이고, 관객은 그 긴장감으로 극에 몰입하게 된다. 영화는 유쾌하게 전개되지만, 상쾌할 수도 그렇다고 통쾌할 수도 없는 결말에 한해서는 관객의 호불호가 갈릴 듯싶다.

영화 ‘완벽한 타인’의 무대는 40년 지기들이 앉은 저녁식사 테이블이다.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 등 7인의 배우들은 맛깔스럽고 찰진 연기로 테이블을 채운다. 쉴 새 없이 넘실거리는 유머의 메인 코스에는 유해진과 염정아가 있다. 두 배우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영화의 재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스크린에서 흔치 않은, 한 테이블에서 말로 빚어내는 코믹 활극이다.

10월 31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