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텐] 모델 이혜정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 다 잡을 것”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모델 이혜정 / 사진=차케이 작가

완벽한 비율과 매력적인 얼굴, 강렬한 카리스마의 톱모델 이혜정. 하지만 처음부터 꽃길이 열렸던 건 아니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농구선수에서 모델로 전향했기에 더욱 이를 악물고 직진해야 했다. 한국인 최초로 ‘디올’ ‘존 갈리아노’ 등 해외 유명 패션쇼 무대에 서게 된 건 그런 노력의 열매였다. 그런 그에게 삶의 큰 변화가 찾아왔다. 배우 이희준과의 결혼이었다. “하루하루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온 내게 변하지 않을 든든한 내 편이 생겼다”는 그의 표정이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성공한 커리어 우먼과 현모양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는 그를 만났다.

10. 요즘은 뭐하고 지내는지 궁금해요.
이혜정: 결혼 후 인스타그램에 #cookhye라는 해시태그로 손수 차린 밥상들을 올리고 있어요. 쿡혜라는 이름으로 요리 콘텐츠를 더욱 확대하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 방송이나 예능으로도 심심치 않게 얼굴을 비추고 있고, 아무래도 주부니까 하루의 대부분을 집안일을 하며 보내고 있죠. 호호.

10. 예전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나요?
이혜정: 요리보다는 먹는 걸 좋아했어요.(웃음) 요리에 대한 관심은 결혼 후에 많이 생겼죠. 제 로망이 현모양처거든요. 아침에 일어나 밥을 차려주고, 집안일 하고, 남편을 내조해 주는 아내가 되고 싶었어요.

10. 한식 조리사 자격증도 땄다면서요?
이혜정: 이왕 요리를 시작한 김에 자격증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3개월 정도 준비했는데 워낙 시험이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걱정이 많았는데 운 좋게 한 번에 붙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죠.(웃음)

10. 가장 자신 있는 요리가 뭔가요?
이혜정: 너무 많죠. 하하. 자신 있는 요리라기보다는 제철에 나오는 재료로 하는 요리가 제일 맛있는 거 같아요. 겨울에는 굴 하나로도 할 수 있는 요리가 너무 많잖아요. 요즘에는 남편이 살을 찌워야 하는 역할을 맡아서 삼계탕을 일주일째 먹고 있어요. 근데 똑같은 삼계탕만 먹으면 너무 질리니까 여러 종류의 삼계탕을 해요. 얼큰한 삼계탕, 들깨 삼계탕, 맑은 국물 삼계탕 등 여러 가지로 변형시켜가며 요리하고 있습니다.

“결혼은 평생을 같이 할 친구가 생기는 거다”는 이혜정 / 사진=차케이 작가

10. 결혼 전과 후의 삶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이혜정: 확실히 바뀐 건 여유로워졌다는 점이예요. 그전에는 하루하루 바쁘게 살고, 경쟁 속에서 치이며 살았는데 지금은 따뜻한 집이 있고, 남편도 있고, 고양이 럭키도 있거든요. 처음에는 너무 이상했어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여유로워지니까.(웃음)

10. 결혼 후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이혜정: 모델들도 경력이 많든 적든 오디션을 봐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가끔씩은 보기 싫은 오디션도 있고, 일하기 싫을 때도 있죠. 한 번은 남편에게 투정 어린 목소리로 오디션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더니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오빠가 돈 벌어 올 테니 넌 네가 하고 싶은 것만 하라고요.(웃음) 말 뿐이라고 해도 그런 말을 들으니 더 힘이 났어요. 아무리 힘들고 외로워도 언제나 나를 든든하게 지켜줄 내 편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결혼하면 평생 같이 갈 친구가 생겨서 가장 좋은 것 같아요.

10. 배우 이희준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이혜정: 99.9% 노력형 인간이에요. 이게 내가 반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나는 연예인이라고, 유명인이라고 해서 나태해지고, 잘난 맛에 사는 걸 너무 싫어해요. 남편은 항상 자기를 채찍질하며 노력하는 스타일이라 너무 존경스러웠어요. 그게 단점이기도 하죠. 이제 좀 쉴 때도 됐는데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노라면 내가 더 힘들 때가 있어요.

10. 13년차 모델로서 신인 모델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이혜정: 우선 너무 귀엽죠. 모델 일을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이니까 모델에 대한 꿈과 희망만 가지고 있잖아요. 사실 모델이라는 직업이 힘든 일도 많고, 중도하차하는 친구도 많고, 내가 아무리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이 없는 경우도 많아요. 안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직업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잘 버티고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안쓰러움도 있어요. 그리고 어린 친구를 보면 ‘난 저 나이 때 뭐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웃음)

10. 요즘 모델들을 보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걸 느끼지 않나요?
이혜정: 확실히 많이 달라졌죠. 예전에는 똑같은 키, 똑같은 비율, 똑같은 사이즈가 아니면 잘 안 뽑았어요. 키가 178cm 정도 되지 않으면 일을 할 수가 없었죠. 요즘은 자기 개성인 것 같아요. 키가 160cm라도 개성만 있다면 모델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잖아요. 왜냐 하면 지금은 모델로만 가는 게 아니라 다방면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끼 있는 친구들이 모델 일을 하는 것 같아요.

10. 전 세대와 현 세대 모델들을 비교했을 때 어느 쪽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이혜정: 뭐가 더 나은지는 모르겠지만 더 모델스러운 쪽은 전 세대의 모델들 같아요.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다고 할까요? 지금은 친근한 느낌이 더 강해요. 예전에는 모델들이 입으면 저건 모델이 입어서 그런 거라고 느꼈다면 지금은 나도 저렇게 입을 수 있다고 느껴요. 예전보다는 모델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존재가 된 거죠. 전 세대에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모델 일을 하고 있는 제가 보기에는 전 세대와 현 세대가 공존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굳이 모델이 한 가지의 모습으로만 있을 필요는 없잖아요. 상황에 따라 필요에 따라 다양한 느낌의 모델들이 있다면 모델계가 더 풍성해질 것 같아요.

“전 세대 모델과 현 세대 모델이 공존하면 좋겠다”는 이혜정 / 사진=차케이 작가

10. 평상시에도 패션에 신경 쓰는 스타일인가요?
이혜정: 모델 일을 하기 전에도 신경 쓰고 다니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모델 일을 하면서 워낙 좋은 옷, 화려한 화장을 많이 시도하다 보니 평상시에는 편하게 입어요. 밖에 나갈 때는 선크림 하나만 바르고, 옷도 간단한 티에 바지 같은 걸 주로 입죠. 진짜 모델이라면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어도 모델 같은 느낌이 나니까요. 하하. 물론 제 성향이 이런 거고, 다른 모델 친구들 중에는 오히려 패션 쪽에 눈을 뜨면서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요.

10. 최근 KBS2 예능 ‘배틀트립’에 스페셜 MC로 출연했어요. 여행을 정말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계속 하던데요.
이혜정: 맞아요. 저는 역마살이 끼인 거처럼 여행을 너무 즐겨요. 한창 모델 일을 할 때는 내가 가기 싫어도 뉴욕, 파리, 런던, 홍콩 등 너무 많은 곳들을 다녔잖아요. 1년도 안 돼서 여권을 교체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남편도 역마살이 끼었더라고요. 호호. 그래서 서로 쉬는 날만 맞으면 즉흥적으로 바로 여행을 떠나요. 둘 다 갑자기 시간 나는 경우가 많다보니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을 많이 해요. 우리나라에도 안 가본 데가 너무 많으니까요.

10. 남편이 여행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어땠을 것 같아요?
이혜정: 엄청 스트레스가 쌓였겠죠. 아마 그런 이유로 많이 싸우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너무 잘 맞아서 다행이죠.

10. 남편과 비슷한 면도 많고, 잘 맞는 것 같아요.
이혜정: 원래 맞는 걸 수도 있고, 맞춰 나가는 걸 수도 있는데 저는 결혼을 했으면 맞춰 나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10. 2018년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올해 남은 계획이 있나요?
이혜정: 먼 미래의 계획 같은 건 잘 안 세워요. 저는 방송 활동, 남편은 영화 활동 열심히 하면서 건강하게 지내는 게 계획이자 목표에요. 그리고 준비한다고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2세 준비도 하려고 해요.

10. 하고 싶은 방송 활동은 무엇인가요?
이혜정: 방송에 욕심이 있는 건 아닌데 방청객처럼 웃기만 하면 방송할 이유가 없잖아요. 이왕 한다면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어요. 음식이나 운동, 모델 관련한 예능이요. 반려묘도 있으니 동물 관련 예능도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저는 워낙 결혼하고 나서 결혼 전도사가 됐기 때문에 결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예능이 생기면 꼭 하고 싶어요. 한마디로 여러 방면으로 다 가능한 사람이라는 거죠. 하하.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