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영화 첫 주연 손담비 “코믹 연기, 섹시한 역할도 처음이죠”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손담비 인터뷰,배반의장미

영화 ‘배반의 장미’에서 미스터리한 여인 미지를 맡아 열연한 배우 손담비./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손담비가 자살 모임을 소재로 한 블랙 코미디 ‘배반의 장미’로 첫 영화 주연을 맡았다. 가수 데뷔 2년 만인 2009년부터 연기를 시작해 여러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영화에서는 처음이다. 극 중 섹시한 매력을 지닌 의문의 여성 ‘미지’ 역을 연기했다. ‘섹시 가수’로 사랑 받았지만 배우로서 섹시한 캐릭터도 처음이다. 코믹 연기, 섹시 캐릭터 모두 새로운 도전이다.  그는 “코미디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것에 부담을 느꼈다”면서도 맛깔나게 욕 연기까지 선보이며 “제2의 김수미”라는 극찬을 받았다. 가수로 데뷔해 드라마를 지나 영화에 발을 들인 손담비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영화에선 첫 주연이다. 왜 이렇게 늦었나?
손담비: 드라마 대본이 많이 들어왔다. 영화는 생각보다 여성 캐릭터가 많지 않아서 출연이 쉽지 않았다.

10. ‘배반의 장미’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손담비: 회사에서 ‘이거 안 할 것 같은데…’라며 ‘배반의 장미’ 대본을 줬다. 코믹이고 약간의 노출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너무 재미있어서 한 번에 오케이 했다. 다들 놀랐다. 이게 놀랄 일인가?(웃음) 큰 도전이긴 했지만.

10. 코미디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데 대한 부담은 없었나?
손담비: 주연이어서 더 부담 됐던 것 같다. 코믹 연기는 치고 빠지는 게 중요하더라. 그런 게 어색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두려웠다. 김인권, 정상훈 선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배들이 알려주는 대로 연습을 많이 했다. 어렵긴 했는데 할수록 재미있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코미디를 하는 분들의 머리가 비상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10. 욕을 맛깔나게 하던데. 그것도 배운 건가?
손담비: 정상훈 선배가 아이디어를 많이 줬다. 선배들이 분위기를 만들어 줘서 가능했다. 욕은 대부분 애드리브로 했는데 김수미 선생님 못지않다며 칭찬을 해 주셨다. 어색할까 봐 많이 걱정했다. 정말 열받지 않는 이상 평소에 욕을 잘 안 하니까.(웃음)

10. 전작 ‘탐정: 리턴즈’부터 ‘배반의 장미’까지 연이어 코믹 연기를 했다. 코믹한 이미지로 굳혀질까 염려하진 않았나?
손담비: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새로운 작품을 만나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워낙 도도한 이미지가 깔려 있어서 그렇지 성격이 생각보다 털털하다. 이번에 ‘아름다운 가을마을, 미추리’라는 농촌 버라이어티 예능에 고정으로 출연하게 됐다. 유재석 오빠를 필두로 블랙핑크 제니, 임수향, 양세형, 장도연, 김상호, 강기영, 송강 등 멤버들과 함께한다. 첫 촬영 때 다 내려놨다. 분명한 건 이제 도도한 이미지는 완전히 깨질 것 같다는 사실이다.

10. 절친 정려원도 영화를 봤나? 코믹 연기를 보고 뭐라고 하던가?
손담비: 제가 친구들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다. 사람들을 웃긴다. (정)려원 언니가 영화를 보더니 평소 모습이 그대로 담긴 것 같다며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기에선 약간 발음이 새더라’라며 지적도 해줬다.(웃음)

10. ‘배반의 장미’에서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과 술을 마신다.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 ‘비디오스타’에서 밝힌 주량이 화제가 됐다. 진짜로 술을 잘 마시나?
손담비: 소주는 두 병 정도 마신다. 맥주에 강하다. 워크숍을 갔을 때 회사 대표님과 각각 50캔씩 마신 기억이 있다. 애주가는 아니다. 날 잡고 마시는 스타일이다. 숙취가 있는 걸 보면 술이 썩 잘 받는 건 아닌 것 같다.

10. 가수 활동 때와는 다르게 배우로서 섹시한 캐릭터는 처음 아닌가?
손담비: 그렇다. 처음 연기를 할 때는 섹시한 이미지를 벗고 싶었다. ‘손담비는 섹시 가수’라는 인식이 너무 강했다. 드라마나 영화 감독님들과 미팅을 했을 때 ‘나는 섹시한 이미지밖에 없나’라며 많이 좌절했다. 섹시한 이미지를 원하는 분들이 많기도 했다. 사실 직진할 수도 있었는데 조금 돌아서 멀리 왔다. 영화 출연을 많이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에 섹시한 캐릭터를 선택한 건 이제는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해서다. 미지 역할에 대해 거부감은 없었다. 성적으로 보일 수 있는 장면들이 있지만 그게 포인트는 아니기 때문이다.

손담비 인터뷰,배반의장미

영화 ‘배반의 장미’에서 주연을 맡은 손담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김인권, 정상훈과 함께했다. 또 코미디 영화에 출연한다면 누구와 호흡을 맞춰보고 싶나?
손담비: 예전부터 이범수 선배를 생각했다. 워낙 잘 하는 분이다. 생각만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10.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는?
손담비: 멜로를 해 본 적이 없다.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이미지가 세지 않은 여자로 출연했으면 좋겠다.(웃음) 상대 배우는 40대도 상관없다. 제가 배울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

10. 악역을 맡고 싶은 생각은 없나?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손담비: 차가운 이미지 때문인지 사실 많이 들어 왔었다. 못되기만 한 악역 말고 사연이 있는 악역이면 좋겠다. 스릴러 장르에도 관심이 많다.

10.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이 다 돼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손담비: 처음부터 배우가 꿈이었다. 가수로 데뷔해서 돌아돌아 연기를 하고 있다. 조금 더 일찍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얼떨결에 드라마 주연을 맡았지만 꾸준하게 연기 활동을 못 했다. 진작 연기를 병행해 볼 걸 하는 미련이 남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8년 동안 가수로 활동하면서 잠을 잘 수 있는 시간도 거의 없었다. 음악방송, 라디오, 광고, 행사 등 하루에 다섯 개가 넘는 일정을 소화했고, 대기실에서 링거를 맞았다. 여유가 없었다. 가수의 이미지가 세서 감독님들의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도 어려운 일 중 하나였다. 그런 시간을 단축했으면 조금 더 빨리 배우로서 정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직도 저를 보고 섹시 가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10. 데뷔한 지도 11년이나 됐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가?
손담비: ‘미쳤어’ ‘토요일 밤에’ 등이 성공했을 때,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했지만 잘 나갔던 그때가 제일 힘들었다. 어떤 정신으로 활동을 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난다. 모든 것들이 내 것이 아닌 것 같다는 공허함이 느껴졌다.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여유가 없다 보니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없었다.

10. 이제 막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드라마와 다른 점은 뭔가?
손담비: 드라마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하루 안에 모든 걸 이뤄내야 한다. 쪽대본은 너무 힘들다. 하지만 암기력은 좋아지더라. 정해진 시간까지 외워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순발력이 좋아진다. 초인적인 힘이 나올 때도 있다. 영화에선 쪽대본이 없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하루에 한 장면을 찍을 때도 있다. 생각할 시간이 많다.

10. 롤모델로 삶고 있는 배우는?
손담비: 엄정화 선배다.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너무 힘든 일인데 선배는 해내신다. 제가 가고 싶은 길이다.

10. 배우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손담비: 당연한 건데 ‘연기 꽤 하네’라는 소리를 너무 듣고 싶다. 연기력 칭찬에 대해 갈증이 있다. 이번 작품에선 어떻게 평가해 주실까 떨리고 두렵다.

10. ‘배반의 장미’에서의 연기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나?
손담비: 50% 만족한다. 더 올려서 100%를 만들어야 한다.

손담비 인터뷰,배반의장미

영화 ‘배반의 장미’ 에서 열연한 배우 손담비는 “연기 꽤 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나?
손담비: 운동을 많이 한다. 어렸을 때 수영 12년, 테니스는 6년 정도 했다. 남들보다 운동량이 많다. 필라테스와 헬스는 기본으로 하고 있고 최근에 테니스를 다시 시작했다. 골프도 배울 생각이다. 활동적인 걸 워낙 좋아한다. 서핑, 스케이트보드도 즐긴다.

10. 연애나 결혼은? 대시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손담비: 도도하다고 생각해서인지 대시를 받아 본 적은 없다.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더 없을 것 같다.(웃음) 기회는 많았는데 항상 사랑을 놓쳤다. ‘이 사람 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있었다. 너무 일에만 매달리다 보니 사랑을 쟁취하지 못했다. 요즘은 외롭다. 남자친구가 필요할 것 같다.

10. 어떤 남자를 만나고 싶나?
손담비: 자상하고 유머러스한 사람이 좋다. 취미도 같았으면 좋겠다.

10. ‘배반의 장미’의 김인권, 정상훈, 김성철 중 한 명을 굳이 꼽아야 한다면?
손담비: 정상훈 선배로 하겠다. 어디서나 분위기 메이커다. 상훈 선배처럼 재미있는 남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개그맨도 좋다.

10. 가수 활동 계획은?
손담비: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쯤?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연기에 매진하기 위해서 가수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했다. 병행하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10. ‘배반의 장미’를 볼 관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손담비: 삶이 팍팍해서 웃음이 필요한 분들, 웃음 세포들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꼭 영화를 보시길 바란다. ‘죽음’을 소재로 해서 무거울 수도 있지만 호탕하게 웃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저 극장에서 실컷 웃고 가셨으면 좋겠다.

10. ‘비디오스타’에 출연해 200만 관객 돌파 공약을 걸었다. 300만을 돌파하면 뭘 할 건가?
손담비: 명동에 나가서 프리허그를 하겠다.(웃음)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