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정은지 “자극적이지 않게 청춘을 노래하고 싶었어요”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17일 세 번째 미니음반 ‘혜화’를 발표한 가수 정은지. / 제공=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첫 음반을 낼 때보다 더 떨렸어요. 이번엔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기 때문에 한 곡 한 곡 완성될 때마다 벅찼습니다. 마냥 기다려지고, 떨렸어요.(웃음)”

17일 오후 6시 세 번째 미니음반 ‘혜화’를 발표하는 그룹 에이핑크 정은지의 말이다. 이에 앞서정은지는 지난 16일 서울 논현동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새 음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2016년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솔로 음반 ‘드림(Dream)’을 발매한 그는 지난해 4월 ‘공간’에 이어 약 1년 6개월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솔로 음반을 또 하나 완성했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전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했고 프로듀싱까지 맡아 더 의미가 깊다.

“혼자 진행한 게 많아서 곡이 완성될 때마다 여러 감정이 들었어요. 기분은 100% 좋은데 음반 만족도는 70%예요.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하잖아요.스스로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구나’라고 생각했죠. 이번 음반을 준비하면서 다 같이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혼자 프로듀싱을 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게 아니라 모든 이들의 힘이 모아져야 만족도가 올라가는 거죠. 회사 직원들과 음악 동료들이 제 음반을 위해 신경 써준다는 게 느껴져서 마음으로는 100% 만족해요.”

총 8곡을 담은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은 ‘어떤가요’이다. 가족을 떠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노래로,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마음을 울린다. 정은지는 첫 번째 음반의 타이틀곡 ‘하늘바라기’에 이어 또 한 번 가족을 소재로 삼았다. ‘하늘바라기’는 해외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썼다고 한다.

“만들어 놓고 가장 설렌 곡은 ‘어떤가요’예요. 해외에 마스터링 작업을 맡겼죠. 국내 기술도 워낙 좋지만 해외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거든요. 가수 아델이 작업을 맡기는 곳이라고 합니다.(웃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마음에 들어요. 소리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어요. 요즘 자극적인 소리가 많아서 따뜻한 음향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덜 자극적으로 만들고 싶어서 여러 모로 신경을 많이 썼다는 정은지. 그는 노랫말을 쓰면서도 깊이 고민했다. 더 귀한 말을 찾으려 애썼고, 스스로 표현이 부족하다고 느끼기도 했다. 그런 욕심들이 미니음반이지만 8곡을 가득 채우는 열정으로 이어졌다.

그룹 에이핑크 정은지. / 제공=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요즘 CD를 많이 안 사는 추세잖아요. 그게 많이 아쉬웠어요. CD로 들으면 다음에 어떤 노래가 나올까, 기대되는데 말이죠. 음원사이트로 노래를 골라 듣는 시대여서, 팬들에게 가득 찬 음반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미니음반에는 보통 4, 5곡을 넣는데 값을 주고 사는 CD인 만큼 아깝지 않게 가득 채우려고 했어요.”

음반 제목인 ‘혜화(暳花)’는 별 반짝일 혜, 꽃 화를써서 ‘별 반짝이는 꽃’이라는 뜻이다. 정은지는 살면서 느낀 여러 감정을 녹여 이제 막 꽃을 피우며 반짝이는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했다. 부산 혜화여고 출신인 그는 “‘가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게 고등학생 때여서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혜화’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커서 의미를 부여하니까 아주 예쁜 뜻이 있어서 이번 음반에 맞춰봤다”며 환하게 웃었다.

“저는 가족에 대한 애착이 큰 편이에요. ‘어떤가요’의 뮤직비디오 시나리오도 직접 썼는데, 저만의 정서가 많이 들어갔죠. 여러 추억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들어오는 건 ‘엄마’였어요.”

음반의 큰 틀을 ‘청춘’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서는 “노래를 들으면서 항상 위로받았다. 내가 만든 노래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으면 했다”며 “나이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르니까 지금의 내 청춘을 많은 이들과 같이 느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2011년 에이핑크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8년 차를 맞았다. 나이도 20대 중반을 넘어섰다.

“데뷔 초와 지금, 달라진 점? 얼굴도 몸도 마음가짐도 다 달라졌죠.(웃음) 그때는 끌려다녔던 것 같아요. 어제 뭘 했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늘 졸렸어요. 이제는 제가 끌고 가는 느낌이에요. 과거엔 아무것도 모르고 배웠다면, 지금도 여전히 배우고는 있지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달라진 점이죠. 줄곧 사랑 이야기만 상상하면서 쓰는게 아니라 한탄도 쓸 수 있고요.(웃음) 여러 감정을 녹일 수 있게 된 지난 시간이 뿌듯해요.”

올해 초 일이 아닌 해외여행도 처음 떠났다. 그는 “호주를 다녀왔는데 팬들과 만나는 일정 없이 해외를 간 것 처음이어서 기분이 달랐다. 가기 전 옷도 사고,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스카이다이빙도 해봤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하늘 위에서는 모든 게 작아 보였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여행이었다”고 덧붙였다.

가요계, 특히 아이돌 그룹에게는 ‘7년차 징크스’라는 게 있다. 소속사 계약 연장을 해야 하는 시기인 7년이 되면 해체하는 그룹이 많아서다. 에이핑크는 모든 멤버들이 몸담고 있던 소속사와 재계약을 마쳤고, ‘에이핑크는 계속돼야 한다’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정은지는 “자극적이지 않은 음악으로 청춘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제공=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그룹 중에는 공백기가 긴 편이어서 모든 멤버들이 ‘아쉽다’고 생각했죠. 아직 에이핑크로 보여줄 게 많기도 하고요. 청순하고 순수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으니 이제 해보고 싶은 걸 해보자는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모두 조심스러운 성격이어서 크게 다툰 적도 없어요. 서로 싫어하는 건 피하고, 적절한 완급 조절과 밀당(밀고 당기기)이 팀이 오래가는 비결인 것 같아요.(웃음)”

오는 11월 10일 부산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연다. 부산 출신인 그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다. 콘서트를 마치면 드라마로 시청자를 만나기 위해 차기작도 검토 중이다.

정은지는 “사주를 봤는데 ’80세까지 일하면서 살 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노래는 물론이고 연기의 재미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뮤지컬을 하면서 큰 힘을 얻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걸 재미있게 하면서 사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