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시사, 밤엔 아이돌 음악…확 바뀐 MBC 라디오, 팟캐스트∙유튜브 따라잡을까

[텐아시아=유청희 기자]

안혜란 MBC 라디오본부장(왼쪽부터), 조정선 MBC라디오본부 부국장, 이지혜, 옥상달빛의 박세진∙김윤주, 김성경, 서유리, 심인보 기자, 신아영 아나운서가 1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라디오 가을 개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제공=MBC

MBC 라디오가 확 바뀌었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가을개편을 통해서다. MBC 표준FM은 ‘퀴즈쇼’ ‘아이돌’ 등 젊은 감각을 내세운 ‘모두의 퀴즈생활, 서유리입니다’와 ‘아이돌 라디오’를 선보였다. 공영 방송으로서 시사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아침 시간대에 시사 프로그램 3편을 연달아 내보낸다. FM4U는 음악채널로서의 색깔을 더하기 위해 인기 채널 ‘푸른 밤’ DJ를 옥상달빛으로 교체했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트렌드 소재를 접목해 유튜브, 팟캐스트로 흩어지는 청취자들을 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라디오 가을개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안혜란 라디오본부장과 라디오본부 부국장인 조정선 PD, 가을 개편을 통해 새롭게 DJ로 발탁된 이지혜, 옥상달빛, 김성경, 서유리, 심인보, 신아영 등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개편에서 주목할 점은 오전6시~9시까지 이어지는 ‘시사존’이다. ‘아침&뉴스, 김성경입니다’는 이슈를 정리해 전달하고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선 뉴스를 심층 분석한다. 기존의 11시대에 있던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는 8시30분으로 시간을 바꿔 9시까지 방송된다.

안 본부장은 “출근 시간이 6시 30분부터 9시여서 6시부터 높아지는 청취률이 9시 이후에는 급격히 낮아진다”며 “‘시선집중’도 그 시간대에서 시작했는데 2017년 6월부터 그 방식이 깨졌다. 특히 ‘손에 잡히는 경제’가 오전 11시대로 가서 많은 분들이 출근시간으로 되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시간대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오전 시간대에 정치, 사회, 경제를 통합해서 MBC 라디오를 들으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조금은 알 수 있겠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같이 묶었다”며 “아주 새로운 콘셉트라기보다는 흩어져 있는 프로그램을 묶은 것”이라고 말했다.

‘시선집중’은 자사가 아니라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의 심인보 기자를 기용해 눈길을 끌었다. 안 본부장은 “처음에는 걱정했다. 과거 정권에서처럼 낙하산이나 외압 등의 용어를 쓰는 분도 있었다”며 “심인보 기자를 기용한 것은 담당 PD의 요청 때문이었다. 자사 기자가 하는 게 좋다고도 생각했지만 보도국도 바쁜 관계로 더 요구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MBC에서 전에 손석희 선배를 비롯해, 김미화, 김종진 등의 스타를 발굴했는데, 새롭게 스타 하나 만들어보려고 했다”며 “다행히 심인보 기자는 뉴스 브리핑이라는 코너를 통해 브리핑을 해주시던 분이라 청취자들도 익숙하기에 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평판도 좋아서 제2의 손석희가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심인보의 시선집중’의 진행을 맡은 심인보 기자./사진제공=MBC

심인보 기자는 “2005년 KBS에 입사했는데 그때만 해도 지상파들의 경쟁이 심해서 MBC를 적군이라고 불렀는데, 내가 MBC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지금 아침 프로그램들이 많고 경쟁이 심하다고 하지만 2가지 요소가 없는 것 같다. 균형과 긴장이다. 균형이 없다는 건 ‘우리 편, 내 편의 이야기만 듣기를 원하는 것’을 말한다. 게스트를 불러도 내가 원하는 이야기를 해줄 사람들만 부르고, 그 이야기를 다시 시청자들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MBC는 누가뭐라고 해도 공영방송이라고 생각한다. 방송이라면 거기서 멈추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한 “라디오를 하지만 본업은 ‘뉴스타파’라는 탐사 보도 매체 기자다. 본업과 라디오를 어떻게 잘 접목해서 꾸려나갈지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후의 발견, 이지혜입니다’의 DJ 이지혜./사진제공=MBC

가수 이지혜는 김현철의 바통을 이어받아 오후 4시부터 ‘오후의 발견’을 진행한다. 그는 “임신 8개월 째”라며 “워킹맘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8개월이니까 가장 힘들어질 시간이다. 하지만 워낙 어렸을 때부터 일을 했기 때문에 이 정도의 힘듦은 ‘껌’이라고 생각한다. (개편으로)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다. 그래서 공백기를 최소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힘들지만 “그 시간대의 청취자들을 즐겁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도 ‘푸른 밤’의 DJ는 이동진 영화평론가에서 옥상달빛으로 교체됐다. 옥상달빛은 “’푸른밤’을 게스트로 5년을 같이 했다. 우리가 만났던 ‘푸른밤’은 새벽에 굉장히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라디오였다. 타 방송 DJ들이 우리보다 조금 나이가 어리더라. 그래서 언니로서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모두의 퀴즈생활, 서유리입니다’의 DJ 서유리./사진제공=MBC

MBC라디오는 변화하는 매체 환경에 맞춰 새로운 편성을 시도했다. 최근 트렌드인 ‘퀴즈쇼’를 내세워 오전 11시 15분에 신설되는 ‘모두의 퀴즈생활, 서유리입니다’를 편성했다. 성우 서유리가 진행을 맡아 모바일 퀴즈 어플리케이션과의 연동도 준비할 계획이다.

0시 5분에 방송되는 비투비 정일훈의 ‘아이돌 라디오’는  기존의 라디오 형태를 벗어나 네이버 ‘V라이브’, 중국 ‘웨이보’ 등과 연동한 새로운 방송이라는 설명이다. ‘아이돌라디오’ PD는 “티비와 라디오를 통틀어서 최초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제가 오랫동안 아이돌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하면서 제대로된 아이돌 프로그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언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선택한게 네이버V앱이었고 중국의 웨이보도 함께하기로 했다. TV와는 다르게 한 시간동안 진행되는 데일리 라디오”라며 “전세계의 K팝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제 누적조회수가 150만이 넘었다. 예전에 ‘심심타파’를 맡았을 때 빅뱅이나 방탄소년단, 소녀시대 같은 친구들이 슈퍼스타가 되는 것을 봐왔다. 새로운 아이돌들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인큐베이터같은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변화되는 매체 환경 속에서 공영방송 MBC가 흩어지는 청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