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소유 “내 마음이 와닿길 바라요”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지난 4일 두 번째 미니음반 ‘리:프레시(RE:FRESH)’를 발표한 가수 소유. / 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오늘따라 햇살이 날 비추면 흐릿하던 내 그림자마저도 또렷하게 보이는 것 같아 덩그러니 무심한 듯 서 있네요.’

가수 소유가 직접 노랫말을 쓴 두 번째 미니음반 ‘리:프레시(RE:FRESH)’에 담긴 ‘멀어진다’의 첫 구절이다.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노을이 지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그룹 씨스타에서 홀로서기에 나선 이후 10개월 만에 두 번째 음반을 완성했다. 지난 4일 내놓은 새 음반에 멕시코 칸쿤 여행에서 얻은 힘으로 만든 라틴 풍의 ‘까만 밤’부터 애절한 음색을 살린 발라드 곡까지 다양하게 담았다. 소유는 “순위 부담은 내려놨다”면서도 “한 가지 색깔에 갇히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힘줘 말했다. 씨스타에서 솔로 가수로 음악 인생 2막을 연 소유는 눈에 띄게 성장했다.

 

10. 두 번째 음반이 10개월이나 걸렸군요.
소유 : 곡 수정을 거듭하면서 발매일이 미뤄졌어요. 처음부터 여름을 겨냥한 곡으로 나올 계획이었다면 조급했겠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조급함은 없었어요. 타이틀곡을 댄스 장르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올 초부터예요. 완성도를 높여서 보여드려야 했기 때문에 곡작업도 오래 걸렸고, 수정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예상보다 조금 늦어졌죠.

10. 타이틀곡을 ‘까만 밤’으로 정한 이유가 있습니까?
소유 : 올 초 칸쿤으로 여행을 갔는데 그때 느낀 감정이 무척 좋았어요. 지난 음반 때는 처음 내는 솔로 음반이어서 많은 이들에게 ‘내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고민을 하다가 춤을 배제했어요. 대신 가사에 집중했죠. 그래서 대부분 발라드 곡으로 채웠어요. 그런데 칸쿤에서 흥과 에너지를 얻었고, ‘그래, 나 댄스도 했지’라는 생각에 다음 음반에는 꼭 춤을 춰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라틴이나 탱고 장르의 음악을 하고 싶다는 확신도 섰고요. 그래서 가사가 쉽게 붙는 멜로디가 아니에요. 라틴에 탱고 느낌도 가미하고, 재즈 피아노 연주까지 더해지면 좋을 것 같아서 김광민 피아니스트에게 부탁도 했죠. 랩도 있으면 분위기가 살 것 같아서 래퍼 식케이의 도움도 받았고요.(웃음) 계속 욕심이 더해졌고, 타이틀곡으로 적극 밀었죠.

10. 곡 작업을 위해 칸쿤 여행을 갔습니까?
소유 : 여행으로 마음의 안식을 찾아요. 국내 여행도 좋아하고요. 여행갈 때 뒤도 안 돌아보고 가는 편인데 칸쿤도 세노떼(천연우물)를 가보고 싶어서 출발한 거예요. 그곳에서 음악 영감도 받았고, 사람들이 원곡보다 커버 곡을 많이 듣는 걸 보고 한국 가서 연구해봐야겠다, 생각했죠. 라틴 계열의 음악으로 댄스를 하자는 확신도 생겼고요.

10. 춤을 춰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가 있었나요?
소유 : 씨스타에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팀 활동 때는 섹시하면서도 힘 넘치는 안무가 많았는데, 이번엔 춤을 출 때 몸의 선을 살리려고 했어요. 여성스러운 느낌을 강조했죠. ‘까만 밤’ 뮤직비디오를 보면 짧은 뮤지컬 같기도 하고, 남성 댄서랑 호흡을 맞추는 부분도 있어요. 한 곡 안에 다양한 춤이 나와요.

10. 뮤직비디오에 베드신도 나오는군요.
소유 : 사실 이렇게 진할 줄은 몰랐어요.(웃음) 막상 하려고 하니까 어렵더군요. 상대 배우도 그날 처음 봐서 떨렸는데 잘 이끌어주셔서 호흡이 잘 맞았습니다. 배우가 참 힘들고 멋진 직업이라는 걸 새삼 느꼈어요.(웃음)

10. 첫 번째 솔로 음반과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소유 : 첫 음반은 과하면 과할수록 안 좋다고 생각해서 내려놓고, 힘도 뺐어요. 편안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죠. 이번에는 춤이 들어가기 때문에 힘을 뺄 수가 없었고, 공도 더 들였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힘을 줬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10. 구체적으로 어떤 ‘힘’인가요?
소유 : 첫 번째 음반은 노래 자체에 빠른 비트가 없어요. 모든 곡을 다 들어보면 하나인 것 같은 느낌이죠. 분위기도 다 비슷했고요. 이번 음반에 들어있는 곡은 모두 달라요. 라틴에 트로피컬 하우스, 발라드까지 다채롭죠.

가수 소유. / 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10. 음반의 녹음 과정은 어땠나요?
소유 : 가장 먼저 녹음한 곡은 ‘퍼니(Funny)’예요. 신나는 곡이어서 걱정을 좀 했는데, 편안하게 잘 돼서 그때부터 자신감을 얻고 다른 곡 작업도 순조로웠죠. 모든 곡의 느낌이 다 다르기 때문에 녹음할 때마다 고민을 했어요. ‘까만 밤’은 수정을 많이 한 곡이고요. 처음에는 과하면 안 좋다는 생각에 힘을 뺐더니 너무 심심한 것 같아서, 다시 세게하고. 그걸 반복하면서 수정 작업이 길어졌죠.(웃음) 덕분에 완성도가 높은 것 같아서 좋아요.

10. ‘멀어진다’는 직접 가사를 썼습니다.
소유 : 가사를 써놓은 건 많은데 제 마음에 든다고 다 되는 건 아니에요.(웃음) 회사가 굉장히 꼼꼼하게 보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거든요. 이번에 운 좋게 저에게도 기회가 왔죠. ‘멀어진다’의 가사는 제주도에 여행가서 쓴 거예요. 곡 안에 여러 감정이 담겨있는데, 오두막 너머로 노을이 질 때 그림자가 드리우더라고요. 그때 완성한 노래예요.

10. 변화에 대한 부담은 없었습니까?
소유 : 모든 가수들이 그렇겠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곡을 해야 하나,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하나를 매번 고민해요. 첫 번째 음반에는 대중들이 듣고 싶은 곡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노래로 채웠어요. 물론 부담도 컸죠. 그런데 작업하는 동안 무척 즐거웠어요. 그러면서 후회도 없어지고 부담도 덜어낸 것 같아요.

10. 주로 음악 영감은 어디서 받나요?
소유 : 딱히 어디라고 정하긴 어렵고 좋은 작품이나 책을 봤을 때예요.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할 때 많이 떠오르죠. 그래서 여행을 가요. 복잡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거든요.

10. 이번 음반에서 가장 애착 가는 곡이 있습니까?
소유 : 모든 곡에 애착이 커서 한 곡을 정하기가 정말 어려운데(웃음) 꼭 정해야 한다면, 가을이니까 슬픈 발라드곡인 ‘잔다툼’을 추천하고 싶어요. 곡을 정할 때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곡의 가사를 들으면 그림이 떠올라요.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 같습니다.

10. 최근 종영한 Mnet ‘프로듀스 48’에서 코치로 활약했는데, 얻은 게 있나요?
소유 : ‘프로듀스 48’ 출연 제안이 왔을 때 사실 고민했어요. 처음에는 ‘못할 것 같다’고 했죠.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고,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해서요. 그런데 공부할 때도 누구에게 가르치면서 복습하면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 도전 했어요. 연습생 친구들에게 내가 갖고 있는 약간의 노하우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죠. 하지만 누구보다 그들이 얼마나 간절한지 알거든요. 저도 가수가 되기 위해 연습생 시절을 거쳤으니까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더 세게 말을 했어요. 끝까지 하지 않으면, 후회가 남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 그들이 후회하지 않도록 해주고 싶었어요. 워낙 독한 말을 하니까 일부에서 ‘뼈 때리는 선생님’ ‘팩트 폭행’이란 말도 들었죠.(웃음) 열정 넘치고, 흡수를 잘하는 친구들이어서 가르치면서 느끼는 게 많았어요. ‘나도 옛날 모습을 잊으면 안 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죠. 이번 음반 작업을 하면서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10. 씨스타 멤버들은 자주 보나요?
소유 : 올 초까지는 정기적으로 만났는데 모두 작품 준비를 하면서는 바빠져서 잘 못 봤어요. 연락은 계속했죠. 이번 음반 예고 영상 나왔을 때도 자랑했어요.(웃음)

10. 효린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도 있습니까?
소유 : 그런 마음은 없어요. 효린 언니의 음반을 들으면서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고, 언니에게 ‘진짜 멋지다’고도 했어요. 우리는 추구하는 음악 색깔이 달라요. 그래서 다르게 가야겠다는 생각이나 효린 언니의 음반을 염두에 두거나 그런 건 없어요. 저만 잘하면 되죠, 언니는 워낙 잘하고 있으니까요.(웃음)

10. 팀과 솔로 활동의 다른 점이 있나요?
소유 : 씨스타로 활동할 때는 모두 좋아하는 음악과 하고 싶은 게 달랐기 때문에 그걸 하나로 통합하는 게 어려웠어요. 좋은 점은 모여있으면 왁자지껄하고 힘이 넘치죠. 반면 혼자 준비를 할 때는 중심이 저여서, 하고 싶은 음악과 자신 있는 걸 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너무 외로워요.(웃음) 멤버들과 있을 때는 대기 시간에 수다떨면서 보냈는데 말이죠. 무대 위에서도 넷이 하던 걸 혼자 해야 해서 체력적으로도 힘들어요. 무엇보다 제가 지치면 모든 게 멈추니까, 혼자 이끌어야 한다는 게 쉽지 않죠.

10. 이번 음반으로 듣고 싶은 평가가 있습니까?
소유 : ‘음색이 좋다’는 말은 부담이지만 정말 좋은 칭찬이에요. 다만, 그동안 슬픈 발라드를 부르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 음반을 통해서는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어요. 하나의 장르만 잘하는 게 아니라 음악적으로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댄스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면서도 음악성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곡들은 다양한 장르를 선택했거든요.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는 소유. / 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10. ‘음색’ 외에 어떤 면을 보여주고 싶습니까?
소유 : “음색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감사하지만, 실력으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어요. tvN 음악 예능프로그램 ‘이타카로 가는길’에 출연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불렀죠. 음색뿐만 아니라 표현력도 같이 봐주면 좋겠어요. 가수들이 자신의 색깔 안에 갇힐 때가 있는데, 나만의 색깔이 있다는 건 무척 감사하고 좋은 일이지만 거기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요. 노래도 다양하게 듣고, ‘내가 부르면 어떨까?’ 연구도 하고요. 그런 노력들을 조금 알아주시면 좋겠어요.(웃음)

10. 스스로 가장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건 뭔가요?
소유 : 많은 이들이 슬픈 발라드곡을 부를 때 좋은 평가를 해주시는데, 눈에 보이는 성과라고 한다면 ‘썸'(2014)이라는 곡이죠. 미디엄 템포의 밝은 분위기의 곡이 가장 자신 있어요. 과하지 않게 풀어나갈 수 있는 어쿠스틱 분위기의 편안한 곡이죠.

10. 쉴 때는 주로 뭘 하나요?
소유 : 드라마를 정말 좋아해서 다 챙겨 봐요. 최근에 시작한 JTBC ‘제3의 매력’도 오랜만에 로맨스 장르여서 재미있게 봤고요. 제 노래를 OST로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죠.(웃음)

10. 음원차트 순위에 부담은 없습니까?
소유 : 많이 없어졌어요. 첫 번째 솔로 음반을 낼 때부터 마음을 내려놨죠. ‘1위를 꼭 해야 돼’라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 생각을 하면 갇히는 느낌이 들더군요. 과감하게 시도를 하려다가도 멈칫하게 되죠. 확신이 없어서 말을 못 했는데, 어느 정도 내려놓고 비우니까 어떤 음악을 만들고 싶다, 이 음반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확실해졌어요. 오히려 마음도 편하고요.

10. 이루고 싶은 목표가 궁금합니다.
소유 : 첫 솔로 음반을 냈을 때 모든 곡이 음원 순위 안에 들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1위도 물론 기분 좋지만, 이번 음반의 전곡이 순위에 이름을 올리면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한정된 게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가수라는 걸 알아주시면 더 좋겠고요. 제 마음과 노력이 와닿길 바랍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