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rd BIFF] ‘군산’ 박해일X장률 감독, 소통의 목소리 외치다 (종합)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박해일(왼쪽)과 장률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부산=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박해일과 장률 감독의 끈끈한 신뢰가 만들어낸 세 번째 작품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이하 ‘군산’)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베일을 벗었다.

‘군산’은 미묘한 감정을 품은 두 남녀가 전북 군산을 여행하며 엇갈리기도, 어울리기도 하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올해 부산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영화 ‘춘몽’ ‘경주’를 연출한 장률 감독의 신작이며 배우 박해일, 문소리, 정진영, 박소담 등이 출연한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군산’ 기자회견이 열렸다. 남동철 프로그래머와 장률 감독, 배우 박해일이 참석했다.

장 감독은 영화의 배경이 군산이 된 이유를 밝혔다. 장 감독은 몇 년 전 방문한 목포가 인상적이었다며 “일제 강점기의 건물도 많이 남아 있고 당시의 (아픈) 정서도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누구와 함께 목포에 가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박해일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함께 목포에 갔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민박집을 못 찾아서 군산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산에도 일제 강점기 시대 건물이 많이 있었는데, 목포와는 또 다른 도시의 질감이 느껴졌다. 더 부드러웠다. 그렇다면 남녀가 같이 가서 연애하고 싶은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해일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부산=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해일은 전직 시인 윤영을 연기한다. 그는 한때 좋아했지만 선배의 아내가 됐던 송현(문소리)이 ‘돌싱’이 됐다는 소식에 기뻐한다. 박해일과 장 감독은 5년 간 ‘경주’ ‘필름시대사랑’에 이어 ‘군산’까지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박해일은 “‘경주’에 이어 장 감독님과 다시 부산영화제를 찾게 돼 기쁘다”며 “저를 포함해 많은 배우들이 장 감독님에 대해 궁금해 한다. 주변에서 도대체 어떤 감독님이기에 그런 작품들이 나오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은 배우들이 갖고 있는 섬세한 감정을 보듬어주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처음 작업할 때는 감독님과 섞일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만날수록 호기심이 생기고 관심도 생겼다”고 장 감독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장 감독 역시 박해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어떤 친구들은 연기를 잘하는 방향이 하나다. 하지만 해일 씨는 그 방향이 여러 가지”라고 말했다.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리듬을 누가 가장 잘 표현하겠느냐고 생각했을 때 해일 씨가 떠오른다. 나는 그가 가진 리듬에 항상 흥미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 받은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의  장률 감독. /부산=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속에서는 배우 박소담이 자폐증을 가진 소녀로 등장한다. 장 감독은 “실제로 주변에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누구보다 소통을 갈망한다. 그런데 그 소통의 통로가 막혀버린 것”이라며 “자폐증 소녀가 민박집을 하면서 윤영과 소통하는데 그에게는 큰 위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자폐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폐증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그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고 영화 속 메시지를 전했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군산’을 “세상의 감춰진 형상을 다룬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 속 민박집은 일본식 가옥이지만 일본 사람은 받아주지 않는다. 또한 일본식 정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면서 길거리에 전시된 일제 강점기 사진들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한다”며 “영화 곳곳에서 아이러니한 부분이 감독님이 숨겨둔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군산’은 오는 11월 전국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