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웃다가 울다가”…익숙해서 좋은 ‘원더풀 고스트’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영화 ‘원더풀 고스트’ 포스터/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마을버스 안, 동네 양아치 한 명이 앉아 있는 할머니에게 시비를 건다. 힐끗힐끗 쳐다보는 다른 승객들에게도 위협을 가한다. 어느새 사람들의 시선은 맨 뒷자리로 향한다. 거기엔 근육질에 험상궂게 생긴 남자 장수(마동석)가 앉아 있다. 승객들은 하나같이 ‘할머니 좀 도와줘요’ 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장수는 벌떡 일어나 양아치에게 다가간다. 천장에 달린 벨을 누르더니 “내립시다” 라고 말하고는 무심하게 자리를 떠난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 아이러니하게 장수의 등 뒤에는 ‘정의는 이긴다’ 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유도체육관 관장 장수는 남의 일에는 단 1%도 관심이 없다. 오로지 심장병을 앓고 있는 딸 생각뿐이다. 그런 장수 앞에 전직 경찰 태진(김영광)이 유령이 돼 나타나 도움을 청한다. 태진은 장수의 눈에만 보인다.

안 들리는 척, 안 보이는 척해도 장수에게 딱 달라붙은 태진은 자신의 죽음과 관련해 함께 수사할 것을 부탁한다. 옆에서 사람이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것 같은 장수의 마음이 움직일까?

영화 ‘원더풀 고스트’는 딸 앞에서는 바보이지만 남의 일에는 관심 없는 장수에게 유령이 된 태진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큰 표정 변화 없이 툭툭 내 던지는 말만으로 웃기는 ‘마동석 표’ 코미디와 특유의 맨몸 액션이 버무러진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조원희 감독과 마동석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다. 조 감독은 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마동석이 할 수 있는 최상의 코미디와 액션을 끄집어 냈다. 마동석은 어느때보다 편하고 능숙하게 자신의 연기를 했다. 애드리브 하나까지 협의했다는 두 사람의 케미가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시종 웃음을 유발한다.

‘원더풀 고스트’ 스틸컷/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감독은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단맛과 짠맛을 잘 버무린 ‘단짠단짠’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감독의 말대로 영화는 웃기다가 진지하다가 또 웃기다가 슬프다가 한다. 웃음 담당은 마동석이다. 그에게 편중돼 있지만 지겹다는 생각은 들지않는다.

처절하게 슬픈 영화는 아니지만 코끝이 찡한 순간들이 있다. 아픈 아이 도경(최유리), 교통 사고로 부모를 잃은 현지(이유영) 등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이야기를 함께 이끌어 가기에 그렇다.

지난 8월 개봉한 ‘너의 결혼식’에 이어 연타석 흥행을 노리는 김영광은 허우대 멀쩡하고 의욕은 넘치지만 경찰로서의 역량은 2% 부족한 태진을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연인인 현지와는 순수하고 애틋한 모습을, 장수와는 진정성 있게 공조하는 모습을 몰입도 높게 연기하며 충무로에서 핫한 배우임을 증명했다.

“귀신이 내 눈에만 보인다?” 흔히 봐 왔던 소재다. 실컷 웃기다가 감동을 유발하는 구조도 여느 영화와 다르지 않다. 열일하는 마동석과 김영광이 또 나온다. 새로운 것을 원한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익숙한 것이 좋다면 ‘마동석 표’ 액션과 코미디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다.

26일 개봉.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