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장모님은 내가 싫다고 하셨어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장모님은 내가 싫다고 하셨어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1~2회 JTBC 월화 밤 11시
아이스크림에 숨겨진 반지와 멋진 호텔 스위트룸에서의 프러포즈. 정석대로의 판타지로 막을 올린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는 바로 그 다음 순간부터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연애가 결혼에 접어드는 지점에서 생겨나는 균열들을 그린다. 둘만 있으면 행복하던 연애의 세계에서 가풍과 빈부의 차이가 큰 양가의 이권다툼으로까지 변질되는 결혼의 현실은 그동안 적지 않은 드라마의 소재가 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는 재벌 2세 신랑감이나 세상 물정 모르기가 백지에 가까운 신붓감처럼 전형적이면서도 극단적인 인물을 설정하는 대신 2012년 현재 대한민국에서의 결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예리한 현실감각을 드러낸다.

작품 초반 가장 큰 갈등을 빚는 관계가 여타의 드라마에서처럼 예비 고부가 아닌 모녀라는 점은 특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교사인 딸이 일등신붓감이라 철썩 같이 믿으며 부잣집에 몸만 가라는 들자(이미숙)와, “있는 집에선 교사 쳐주지 않는” 현실을 깨닫고 사랑과 조건을 합산해 정훈(성준)에게 안착하기로 한 혜윤(정소민)은 결혼을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서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가족으로 인한 손익을 계산한다. 또한 예비 사돈의 재산 규모를 확인하려 등기부등본까지 떼어볼 만큼 철저히 속물적이고 전투적인 들자의 태도는 정훈을 거쳐 정훈의 부모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며 로맨스 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그래서 호감을 갑옷처럼 두른 채 평화로운 결혼 협상을 시작했던 이해당사자들이 점점 속내를 드러내다 당황하고 미묘한 불쾌감마저 느끼기 시작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담아낸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는 2회 만에 평범해 보이던 제목에 긴장감을 부여했다. 결혼은 가시밭길이라도 드라마는 꽃길에 들어선 셈이다.

글. 최지은 f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