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금새록 “제 힘으로 버티고 견디고 싸우고 싶어요”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금새록,인터뷰

지난 9일 종영한 KBS2 ‘같이 살래요’에서 박현하를 연기한 배우 금새록. /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금새록은 한때 ‘알바 퀸’으로 통했다. 카페부터 영화관, 모델하우스, 웨딩박람회까지 많은 곳이 그의 일터가 됐다. 금새록은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제힘으로 돈을 벌었다. 부모님께 받은 게 너무 많아 더는 손 벌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서였다. “너무 일찍 (내가 돈을 벌겠다고) 말했나 봐요.” 금새록은 이렇게 말하면서 웃었다.

이런 경험은 연기에도 도움이 됐다. 지난 9일 종영한 KBS2 ‘같이 살래요’에서 금새록은 박효섭(유동근)의 막내딸 박현하를 연기했다. 취업을 못 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했지만 사업 수완이 좋아 아버지의 구두 가게를 맡아 운영한다. 금새록은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내가 실제로 했던 멘트들을 대사에 많이 녹였다”고 했다.

‘알바 퀸’이라는 것 말고도 현하와 금새록은 닮은 부분이 많다. 금새록도 박현하처럼 막내인 데다가 가족들에게 애정 표현도 스스럼없이 하는 편이란다. 추진력이 강하다는 것도 비슷하다. 금새록은 소속사가 없었던 시절부터 발품을 팔아가며 배역을 찾아다녔다. 인맥이 없으니 오디션을 볼 기회조차 쉽게 얻어지지 않았다. 겨우겨우 오디션을 보더라도 역할을 따내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래도 버텼다. 약해지는 자신과 싸우며 천천히 나아갔다.

“배우라는 꿈이 너무 절실했어요. 다른 길은 생각도 해본 적 없었죠. 힘들었지만, 제힘으로 오디션을 보고 촬영장도 찾아다녔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어요. ‘넌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어. 그러니까 더 잘하자’라는 생각으로 버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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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록은 “현하만 러브라인이 없어 아쉬웠다”며 웃었다. / 이승현 기자 lsh87@

‘같이 살래요’를 찍는 동안 금새록은 선배 배우들에게 많은 것들 배웠다고 한다. 촬영장은 눈감고도 훤할 베테랑 배우들이 쉬는 시간마다 호흡을 맞춰보며 촬영을 준비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 깊었단다. 박효섭 역의 유동근에겐 한 번도 ‘선생님’이라고 불러본 적이 없다고 했다. “촬영장에 있는 모든 배우들이 ‘아부지’라고 불렀어요. 그만큼 저희가 많이 의지했죠.” 나이대가 비슷한 김권, 여회현, 박세완과는 아직도 단체 채팅방에서 수다를 떤다.

현하의 이야기도 금새록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가는 걸 인생 최대 목표로 삼았던 현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삶을 바꿔 나간다. 금새록은 “현하가 주체적으로 인생을 이끌어 가도록 성장했다”며 “나도 막내니까 마냥 받아도 되고 어리광 부려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반대로 내가 뭘 해줄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이 살래요’는 금새록의 드라마 데뷔작이다. 50부작 장편으로 제법 혹독한 브라운관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금새록은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가족 드라마는 개개인이 돋보여서는 성공할 수 없는 장르’라던 유동근의 가르침이다. 심신이 지쳤던 어느 날엔 붉은 노을에서 위로를 받기도 했다. “도로 위에서 본 해와 달과 노을이 그날의 유일한 행복이 됐던 적이 있어요.” 금새록은 자신이 본 풍경을 사진에 담아 SNS에 올리면서 ‘고마워’라고 적었다.

“좀 더 단단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해요. 그동안 힘들 때 누군가에게 의지하려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내게 가장 힘이 되는 존재는 나라는 것, 또 나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러려면 제가 강해져야죠. 내가 뭐 때문에 힘들었고 뭐 때문에 행복했는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고 싶은지 생각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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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단단해지길 바란다는 금새록. / 이승현 기자 lsh87@

금새록은 만족을 모른다. 아직도 자신의 연기를 보면 부끄럽고 아쉽단다. 욕심이 많은 덕분이다. 그는 “상대 배우, 스태프들과 상의하면서 한 장면 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너무 재밌다”고 했다. 다양한 캐릭터로 살면서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금새록의 꿈이다.

그는 사랑을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는다. 지금은 배우라는 직업과 연기라는 일을 향한 사랑이 가장 크다.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던 힘과 앞으로 더욱 성장해나갈 힘 모두 사랑에 있다고 금새록은 믿는다.

“연기하고 싶단 마음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같아요. 그 덕분에 ‘같이 살래요’를 만날 수 있었으니 참 다행이고요. 그런데 버틴다는 것도 제 일을 오래오래 사랑할 때 가능한 것 아니겠어요? 앞으로도 제 일을 오랫동안 사랑하고 싶어요. 그것이 저 자신을 지키는 힘이 될 거라고 믿어요. 그 힘으로 저는 또 버티고 견디고 싸울 수 있을 거고요.”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