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판사’ 종영] 친근했지만 날카로운 시선…1인2역 윤시윤 ‘합격점’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방송 화면 캡처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이하 ‘친판사’)가 지난 20일 막을 내렸다. ‘친판사’는 전과 5범인 강호가 판사이자 쌍둥이 형인 수호가 실종된 사이, 수호 행세를 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강호는 법에 대한 복수심으로 판사 행세를 시작했지만, 점점 법과 판사의 무게감을 알게 되고 권선징악을 위해 노력하며 성장해나갔다.

이날 방송에서 소은(이유영 분)은 강호(윤시윤 분)의 도움으로 언니 지은(곽선영 분)을 찾게 됐다. 지은은 결혼해 가정을 꾸려 살고 있었다. 지은은 성폭행 피해자였지만 법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는 “두 번 다시 재판 받기 싫다”며 “나쁜 짓하면 언젠가 벌 받는다는 걸 한 번 믿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은을 성폭행한 범인과 그의 친구들은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됐다.

소은은 재판연구원으로 임용됐다. 그는 뒤늦게 강호가 건넨 서류를 읽으며 자신이 수호(윤시윤 분)라고 알고 있던 사람이 사실은 강호였음을 알게 됐다. 서류에는 강호의 범죄 이력과 함께 소은에 대한 진심이 담긴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강호는 홍란(백지원 분)의 가게에서 요리사로 일하게 됐다. 착실히 요리 공부를 해서 조리사 자격증도 땄다.

소은은 홍정수 검사(허성태 분)를 성희롱으로 고소했지만, 오히려 무고죄로 법정에 서야 했다. 소은 앞에 나서지 못했던 강호는 그를 돕기 위해 증인으로 출석했다. 덕분에 소은은 무죄 판결을 받게 됐다. 소은은 강호에게 “어쩜 그리 감쪽같이 속였냐”고 투덜댔지만 이내 “밥 해달라. 밥 먹으면서 얘기하자”고 말했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나란히 길을 걸었다.

사진=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방송 화면 캡처

쌍둥이 형제 강호와 수호는 윤시윤이 연기했다. 윤시윤은 말투, 목소리 톤, 자세 및 행동 등을 확실히 달리 했다. 하지만 그 ‘확실한 차이’로 인해 과도한 몸짓이나 지나치게 진중한 목소리 등이 간혹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래도 형제가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누가 누구인지를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법정의 가장 높은 곳에 서는 판사가 아니라 법정에 나온 다른 이들과 같이 자리에 서는 친근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했다.

그가 내리는 판결은 통쾌했다. 의대생 성폭행,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 등 ‘친판사’ 속 재판들은 실화를 극화한 사건이 많았다.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현실에서의 일들에 ‘친판사’가 대신 나서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선사했다. 최근 활발하게 일어난 ‘미투 운동’도 소재로 다뤘다.

극 중 소은은 홍 검사의 추행을 위계에 의한 것이라고 계속 목소리를 내 왔지만, 번번이 거대한 권력과 조직 속에 묵살돼 버렸다. 마지막에 가서는 소은이 무고죄로 맞고소 당하기도 했지만 결국 자신의 무죄를 입증했다. 하지만 피해자만 ‘무죄’를 받고 가해자에 대한 ‘단죄’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아쉬웠다. 가해자가 ‘분노’했을 뿐이다.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풀려나는 상황이 있진 않을지 우려됐다. 현실에서도 그런 일들은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오상철(박병은 분)이 아버지를 몰아내고 로펌 대표 자리를 꿰찬 것도 마찬가지였다. ‘친판사’는 뒷맛이 씁쓸한 상황들을 보여주며 권선징악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사회을 꼬집기도 했다.

소은은 수호라고 알고 있던 사람이 강호였다는 사실은 너무 늦게 알게 됐다. 좀 더 일찍 알아차렸다면 소은과 강호의 러브라인과 그로 인한 갈등이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권나라가 연기한 주은 역은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수호인 체 하는 강호를 빨리 알아차렸다든가, 아나운서로서 수호의 여자친구로서 형제를 돕는 상황이 주어졌다면 더 빛나는 캐릭터가 되지 않았을까.

‘친판사’는 지상파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유지했다. 마지막 방송은 8.4%(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시청률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