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조승우: “사전 제작이 가능한 작품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TV에 출연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제 체력으로 감당할 만한 일이 아닐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TV 드라마라면 아예 시나리오도 안 봤고, 제의가 들어와도 늘 거절했거든요.” – 조승우, 과의 인터뷰에서

줄을 서시오! 예매해야 볼 수 있던 그 남자, TV에 나온다오!

조승우
조서연: 조승우의 누나. 뮤지컬 배우로, 어린 시절 야구선수를 꿈꾸던 조승우는 누나가 출연한 를 본 뒤 배우에 매력을 느낀다. 그는 이후 예고에 들어가 연기를 배우고, 연극영화과에 진출한다. 하지만 노래는 잘 해도 남 앞에서 한 번도 부르지 않을 만큼 내성적이던 그는 영화보다는 연극이나 뮤지컬을 선호했다. 데뷔 전에는 영화가 작위적이라고 느끼고, 뮤지컬에 데뷔한 뒤에도 연기 없이 사석에서 노래만 부르는 것을 어색해할 정도. 그래서 결혼식 축가도 대학시절 단 한 번만 불렀다고. 하지만 당시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조승우는 자신이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잡아야 했다. 결국 그는 자신을 가르치던 교수의 제안으로 영화 의 오디션을 본다.

임권택: 조승우를 영화 과 에 캐스팅한 감독. 조승우는 당시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이몽룡이 됐는데, 그는 오디션에 필요한 프로필로 전신 사진도 아닌 대충 찍은 사진을 보냈다고. 하지만 의외로 이 사진은 임권택에게 “무슨 배짱으로 그따위 사진을 냈는지” 궁금하게 만들었고, 그 사진을 보고 “건달영화를 꼭 시켜봤으면 하는 인상”을 받아 이후 에도 캐스팅했다. 조승우에게 영화 데뷔작이 거장의 작품이라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고, 초반에는 카메라를 의식한 탓에 눈을 깜빡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은 칸 영화제에 출품되는 등 화제를 모으기는 했지만 흥행은 성공적이지 않았고, 그는 조금은 능글맞은 느낌까지 가미하며 이몽룡을 소화했지만 어설픈 부분도 많았다. 이후 조승우는 다시 뮤지컬 오디션을 보며 성장한다.

이나영: 영화 에 함께 출연한 배우. 배우보다는 이몽룡이라는 캐릭터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던 , 주인공의 옛사랑으로서 분량이 많지 않았던 와 달리 는 조승우의 매력을 제대로 드러낸 첫 작품이었다. 새로운 게임을 개발 중인 회사를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이 영화에서 그는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현실적인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의 연기는 평범한 남성 속에서 직선적이고 거친 매력을 뽑아냈고, 이나영을 향해 어쿠스틱 기타로 여러 곡의 노래를 부르는 순간 여성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영화 자체는 크게 성공하지 않았지만, 그는 서서히 대세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손예진: 영화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에서 현실적인 남성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에서는 문자 그대로 영화 속에나 있을 것 같은 순수한 첫사랑을 연기했다. 순하게 웃으면 첫사랑, 처럼 정색하면 평범한 직장인, 인상을 쓰면 의 건달이 되는 얼굴. 그가 의 1인 2역이나 의 복잡한 성정체성을 가진 주인공처럼 강한 캐릭터를 요구하는 뮤지컬로 깊은 인상을 남긴데는 이유가 있다. 또한 에서 언제나 수줍은 표정으로 미소짓는 모습은 요즘 보기 힘든 풋풋한 감정을 일으킨다. 과 에서 보여주듯 ‘옛날 청년’이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배우. 그리고, 조승우는 에서 자신의 얼굴이 가진 힘을 극대화시킨다.

정윤철: 의 감독. 조승우는 을 통해 흥행 배우이자 연기파 배우의 자리를 굳혔다. 자폐증을 겪는 청년의 캐릭터는 대중에게 조승우의 연기력을 증명하기에 좋았고, 관객들을 감탄하게 만든 미소는 그의 매력까지 돋보이게 했다. 그러나, 은 단지 자폐증에 걸린 청년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넘어 그 아이가 부딪혀야 하는 세상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청년이 세상에 심지어는 어머니와도 부딪힐 때 긴장이 높아졌다. 조승우의 표정이 해맑아질수록 영화의 긴장은 높아졌고, 그가 조금만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면 영화의 리듬이 바뀌었다. 정윤철이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 사악하게 보이기도 해서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몰입력이 강하고, 순간적으로 상승하는 힘”이 있다고 말한 그 연기가 극단적인 캐릭터를 만나 제대로 폭발한 셈. 평범한듯 하나 어딘가 긴장감이 있고, 착한남자와 나쁜남자 어느 쪽을 해도 매력적이다. 또래들과 다른 방식으로 대세가 된 배우.

남경읍: 예고 재학시절 조승우에게 노래를 가르친 선생님. 조승우는 이 때 처음 뮤지컬에 출연했고, 남들 앞에서 노래조차 못하던 소심한 성격을 극복하고 노래 연습에 전념했다.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게 한 것도, 학창시절 가장 빠져든 것도 뮤지컬이었으니 “(영화와 비교하면) 아직 뮤지컬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매번 무대의 흐름이 다르기 때문에 늘 새로운 공연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무대 공포증 역시 뮤지컬을 하면서 해결했다. 특히 는 “선과 악의 이중성을 내면화해 표현”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며 극단적인 선/악을 한 얼굴에 담을 수 있는 조승우의 장점이 영화 이상으로 드러났고, 은 그 스스로 “뭔가 달라졌다”고 할 만큼 “내 안의 신파적인 요소”들을 제거하는 연기를 시도, 이후 영화 의 연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화배우로 유명하지만 뮤지컬로 연기의 해답을 찾고, 지극히 내성적이지만 수많은 관객 앞에 서는 것을 기뻐한다. 뭐라고 분류하기 힘들지만 어쨌건 잘하는 젊은 배우.

김혜수: 에서 조승우와 함께 출연한 배우. 는 김혜수가 연기하는 캐릭터인 정마담의 내레이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영화는 수많은 컷들로 빠르게 진행된다. 그만큼 조승우가 연기하는 캐릭터, 고니는 내면을 깊게 드러내기 보다는 말투, 표정, 동작들의 스타일이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또한 한 밴드의 이야기를 다룬 에서는 깡 세고 제멋대로인 뮤지션의 무대 위 멋진 모습과 무대 아래의 불안정한 청춘을 오간다. 밴드를 하겠다고 무작정 무대에 섰던 청년이 스타가 되고, 다시 몰락하는 은 조승우의 장점들을 한 번에 보여줬다. 현실적인 배경에 어울리는 다양한 얼굴을 가졌고, 자연스럽게 움직이지만 자신의 개성은 남는다. 조승우는 능글맞을 만큼 작품 안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안다. 그리고, 에 함께 출연한 백윤식은 조승우에게 “승우가 이제 제대로 사내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구만”이라고 말했다.

故 최동원: 한국 야구사의 전설적인 투수. 또는 상대팀 선발이 선동열일 때 유일하게 맞설 수 있는 카드. 조승우는 두 사람의 마지막 맞대결을 그린 영화 에 출연, 故 최동원을 연기했다. 영화는 故 최동원과 선동열을 앞세웠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그 역사적인 게임 자체였고, 조승우는 영화 속에서 깊은 내면을 보여주기 보다는 게임을 끌고 가는 중요한 축이다. 조승우 혼자 감정을 길게 끌고 가는 씬은 많지 않고, 선동렬 역할을 하는 양동근과는 좀처럼 만나지도 못한 채 눈빛만을 교환한다. 조승우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전작들과는 다른 선택. 자체는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거나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제대 후 스스로 “넉살도 늘었고 장난기도 많이 늘었다”던 그는 자신의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아닌, 조금 다른 방식의 연기를 할 수 있는 영화로 돌아왔다. 어린 시절 꿈이던 야구선수를 영화 속에서나마 이룬 것은 덤. 이후 조승우는 종종 사회인 야구를 즐기고 있다. 내성적이지만 연기를 하고 싶었던 불안한 청년의 안착. 그리고 변화의 시작.

이병훈: 조승우가 출연하는 MBC 의 감독. 데뷔 초에는 영화 제작 환경조차 어색해 하던 조승우가 촬영 스케줄이 빡빡한 에 출연한 것은 그 자체로 예상밖의 일이다. 또한 이병훈 감독의 작품은 캐릭터의 다양한 내면을 보여주기 보다는 매 회 극적인 상황에 처한 캐릭터가 위기를 극복하며 신분상승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만큼 조승우가 데뷔 이후 보여주던 장점들을 봉인한 채 연기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에서 그가 오랜만에 에서 보여준 것 같은 말간 표정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지극히 선하고 유쾌한 캐릭터가 그에게 단순 명쾌한 감정을 끌어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조승우의 성공 여부는 그런 표정 속에서 지난 시간동안 그가 얼마나 쌓은 내공을 얼마나 잘 풀어낼 수 있는가가 될 것이다. 전형적인 성격이 강한 작품 안에서 조승우는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자신의 개성과 매력도 함께 남길 수 있을까. 영화마저 “적응하려면 10년 쯤 걸릴 것 같다”고 말한 그가 드라마를 선택했다. 과연 그는 무엇을 얻어갈까. 발전을 위한 어려운 도전인지, 드라마의 대중성을 염두에 둔 안정적인 선택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지금 그가 무엇인가에 열심히 적응 중인 것은 분명하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그 때처럼.

Who is next
조승우가 출연한 영화 의 감독 구혜선과 같은 소속사인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밀어내고 미국 아이튠즈 차트 1위를 기록한 아델의 노래 ‘skyfall’의 주인공 007.

10 Line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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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명석 기자 tw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