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트라즈>, 현재를 지배하는 과거의 힘

<알카트라즈>, 현재를 지배하는 과거의 힘<알카트라즈> 3-4회 OCN 목 밤 11시
알카트라즈는 샌프란시스코 만의 작은 섬에 있는 감옥이다. 1963년 시설 노후를 이후로 폐쇄되었고 수용되어있던 재소자들은 모두 이감되었다. 여기까지가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만약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 실제가 아니라면’ 이라는 가정으로 시작한다. 희대의 흉악범들이었던 알카트라즈의 범죄자들이 살아있다면, 그것도 50년 전 모습 그대로 늙지 않고 살아서 현재로 돌아온다면 어떻게 될까. <알카트라즈>는 소재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은 소재 그 이상이다. 한 에피소드마다 한 명씩 과거의 범죄자가 돌아오고 있는 가운데, 형사이며 범죄자들 중 한 명의 손녀인 레베카 매드슨(사라 존스)을 중심으로 이 미스테리한 시간이동의 열쇠도 조금씩 몸을 드러내고 있다.

<알카트라즈>의 추적이 다른 수사물들과 차별화되는 것은 이 범죄자들이 실제로 분명히 존재하지만 기록상으로는 이미 죽은, 곧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있다. <빅뱅이론>식으로 말하자면 슈레딩거의 범죄자나 마찬가지인 이들을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50년 전에 그들이 남기고 간 흔적, 그리고 알카트라즈에 들어가기 이전에 저지른 범죄의 수법뿐이다. 이를 추적하는 데 알카트라즈 연구 박사인 디에고 소토(조지 가르시아)의 존재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이코 패스 유괴범이 나타난 3회에서는 어린 시절 유괴의 경험을 겪었던 소토박사의 트라우마가 드러나면서 알카트라즈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희생되어도 괜찮은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는 50년의 시간을 잃어버린 범죄자들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과거의 기억에 얽매여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삶을 “포기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소토의 말이야말로, <알카트라즈>가 매일 오늘을 살며 시간의 흐름을 몸으로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가장 중요한 전언일 것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