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에게 제안하는 초심찾기 5단계 예능

강호동이 돌아온다. 그러나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도 세상도 멈춰있지는 않았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예전의 명성을 잃어가고, 토크쇼는 포화상태에 도달했으며, 케이블 채널의 성장과 종편의 가세로 예능프로그램은 그야말로 제자백가의 시절에 접어들었다. 강호동의 컴백이 단순한 개인의 복귀가 아니라 신중하고 묵직한 한 수가 된 것은 그만큼 예능의 판도가 오리무중으로 혼란스럽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고, 복잡할수록 시작을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언제나 통용되는 문제 해결의 비법이다. 고심이 깊을 강호동과 KBS 예능국에게 이 스타를 지금 당장 활용 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실현 가능성은 전혀 없겠지만, 적어도 초심을 팍팍 돌이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은 분명하다.

강호동에게 제안하는 초심찾기 5단계 예능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보다 존재하는 것의 자치를 배가시키는 것이 더욱 어려울 때가 있다. 더욱이 동시간 경쟁 프로그램인 떠들썩한 버라이어티 집단 토크쇼 SBS 을 진행했던 강호동이 대항마 격인 에 투입된다면, 그것은 그의 스펙트럼에 대한 시험이 될 것이다. 점잖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짚어 나가는 이 쇼의 느린 속도와 다이내믹한 강호동 특유의 진행 방식은 물론 상충되는 성질을 가졌다. 하지만 ‘MC 대격돌’ 시절, 강호동은 이미 자신이 4인구도에 적합한 캐릭터임을 증명한 바 있다. 게다가 현재 는 이기광의 하차 후 젠틀한 김승우, 얄미운 탁재훈, 전방위 수비수 역할을 하는 이수근의 3인 구도로 균형이 위태로운 상황. 과감하고 용감하게 이야기에 전환점을 마련해 줄 새 인물이 필요하다면, 강호동은 그 적임자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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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이 있습니다. 바보는 방황을 하고, 현명한 사람은 여행을 한다. 김종민 씨는 그동안 댄서도 했고, 노래도 했고, 이제는 예능을 하면서 방송이라는 세상을 계속 걸어 다닌 겁니다. 그리고 지금 돌이켜 봐서, 그 과정이 방황이 아닌 여행으로 느껴진다면 김종민 씨는 바보가 아니라 현명한 사람인 겁니다. 그리고 호동이는 분명히 김종민 씨와 함께 했던 시간이 여행이라고 생각 합니다……. 으헤헤헤헤. 지금 들었어? 내가 한 말 들었어? 수근아, 여-행. 알겠니? 여-행. 1박 2일 갔던 거, 그거 여행. 내가 빙빙 돌려서 현명하다고 한 거 눈치 챘니?”

강호동에게 제안하는 초심찾기 5단계 예능

출발점이 다른 것은 과정을 폄하할 근거가 될 수 없다. 씨름선수로 먼저 이름을 알렸지만, 돌이켜 보면 강호동은 스튜디오 쇼는 물론 비공개 코미디를 통해 순발력과 연기력을 착실하게 쌓아 온 예능인이기 때문이다. ‘소나기’는 물론 ‘별들의 고향’을 패러디 하면서 그가 보여준 캐릭터들은 큰 체격이나 억센 사투리의 특징을 지우고 보더라도 분명 뛰어난 재능을 바탕으로 완성된 것들이었다. 는 그런 강호동의 코미디언으로서의 역사를 재확인 할 수 있는 무대다. 동료와의 호흡, 탄탄한 연기력, 관객의 반응을 놓치지 않는 본능적인 감각까지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는 이 방송이야말로 예능인에 대한 종합 시험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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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왜! 뚱뚱한 남자를 싫어하는가! 나는 군대에 가지 않았어. 왜냐하면, 뚱뚱하니까! 맞는 군복이 없고 철모가 없었거든. 왜? 뚱뚱하니까! 생각해 봐, 초록색 샅바만 메고 전쟁터에 나가면 부끄럽잖아. 싸울 용기가 나지 않아. 이그젝틀리! 이그젝틀리! 하지만 시청자 여러분, 호동이는 항상 마음속 깊이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나라를 지켜주는 군인 장병 여러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국군 여러분께 큰 절 드립니다. 여러분은 나라를 지켜주십시오. 덕분에 호동이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의 웃음을 지키겠습니다. 웃을 준비 됐나? 됐나? 웃음~ 팍팍!”

강호동에게 제안하는 초심찾기 5단계 예능

프로페셔널이란 결국 잘하는 일을 항상 잘 해내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프로 진행자로서 강호동의 자질은 몸의 긴장을 포기하지 않는 일일 것이다. MBC ‘무릎 팍 도사’에서 출연자를 번쩍 들어 올릴 때, 에서 팔을 걷어 올릴 때, 심지어 KBS ‘1박 2일’에서 청년들의 샅바를 잡을 때 강호동의 예능에는 독특한 몰입이 더해진다. 리얼한 힘의 경쟁을 숨기지 않음으로써 그의 상황은 현장감을 띄고, 그의 캐릭터는 보다 선명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은 강호동의 몸과 힘을 100%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좀처럼 밀려나지 않는 근력에 의외의 민첩성까지 가진 강호동이라면 세팅된 게임은 물론 스포츠 종목까지 다양하게 펼쳐지는 드림팀의 어떤 대결에서라도 주인공으로 돋보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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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PD님, 지금 저 줄을 타고 건너가서 저 멀리 착지를 하라는 말씀이세요? 그게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 인고예요? 아, 왜 그러세요 진짜. 좋습니다. 그러면, PD님이 먼저 저 물에 빠져도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입수! 아니면, 제가 백 번 양보를 하겠습니다. 여기서 PD님과 이창명 씨가 게임을 해서 진 사람이 입수! 지금 국민 여러분들이 두 분이 뭔가를 보여주겠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먼저 개인기! 보여 주시죠! 제작진과 진행자가 먼저 게임에 참여하는 솔선수범 버롸아이이이어티! 드리이이임, 팀! 나만 아니면 돼애애애!”

강호동에게 제안하는 초심찾기 5단계 예능

강호동의 예능은 지구력으로 완성되는 것이었다. 출연자가 피로를 호소할 정도로 집요하게 신경전을 벌이며 긴 대화를 나눴던 ‘무릎 팍 도사’는 단 한 시간의 만남으로 간추려졌고, 국토 방방곡곡을 누비며 숙식을 일정에 포함시키는 ‘1박 2일’ 역시 몇 시간으로 요약되어야 했다. 진행자로서 강호동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필요한 것을 포착하는 센스 못지않게 중요한, 버려야 할 것에 겸허한 넓은 시야인 것이다. 인물과 사건을 다루는 는 사실상 그런 강호동식 진행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 중에서도 ‘게릴라 데이트’는 출연자와의 토크를 진행하는 동시에 도심의 풍경을 보여주며 시민들의 반응까지 이끌어 내야 하는 전천후 진행자를 필요로 하는 코너다. 그리고 방송에 보이지 않을 순간까지도 잘 해내지 않으면 완성될 수 없는 코너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강호동식 데이트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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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우리 동방신기를 보기 위해 명동 거리를 가득 메워주셨습니다. 여러부우우운! 우리 동방신기 좋아요? 좋아? 여기 여학생 나와 바라. 내가 질문을 하면 자알 대답해 주셔야 합니다. 딱, 듣고! 딱 바로 생각나는 대로 대답! 어? 막 생각, 고민 하면 안 돼. 으헤헤헤헤. 자, 질문 합니다. 우리 여학생은…… 유노윤호가 좋아요? 최강창민이 좋아요? 아니면…… 호동이가 좋아요? 어머, 동방신기! 왜 대답을 안 듣고 그냥 가세요? 윤호야! 창민아! 형이 여기서 기다린다아아아! 형이 너네들 오면 크피 사줄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그거 무슨 치노, 모카 그거 사줄게! 윤호야아아아아!”

강호동에게 제안하는 초심찾기 5단계 예능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 넣을 때, 진정한 성장이 이루어지는 법이다. 더욱이 서로가 상대방에게 부족한 것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시너지라는 폭발력을 갖기 마련이다. 매주 방송되고 있지만 특정 연령대 이상의 시청자를 유입시키기 어려운 와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린 강호동은 바로 그 시너지를 기대하게 하는 조합이다. 거의 유사한 라인업으로 방송되는 음악방송들 사이에서 강호동의 진행은 에 고유한 분위기를 부여할 것이며, 강호동은 방송을 통해 보다 다양한 아이돌들과 친분을 쌓고 이를 통해 그의 예능을 더욱 확장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낯선 방송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렵다면, 이미 해당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약한 바 있는 그의 측근 유세윤의 조언을 듣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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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금요일 불타는 음악! 뮤직뱅크! 이번 주 1위 후보는 싸이 대 가인! 옵옵옵옵 오빤 강남스타일! 히야, 대~단 합니다. 정말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이번 주에도 1위 후보! 그리고 피. 으. 나. 요정! 진짜 쪼꼬매서 주머니에 쇽 넣고 다니고 싶은 가인. 너무 귀엽다, 그죠? 가인이 싸이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일단 싸이 씨는 해외 스케줄 때문에 오늘 방송에 출연을 못 하시구요. 가인의 피. 으. 나 들어보겠습니다. 이르케 좋은 건 뭐니~ 으헤헤헤헤헤. 가인이여 여응원 하라!”

글. 윤희성 nine@
편집, 디자인. 장경진 th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