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보답 받은 7개월 간의 기다림

‘1박 2일’, 보답 받은 7개월 간의 기다림 ‘1박 2일’ 일 KBS2 오후 6시 15분
복불복 게임을 통해 승자와 패자를 가른다. 승자는 지역 특산물을 먹고 아늑한 방 안에서 잠을 자며, 패자는 맨밥을 먹고 야외취침을 하는 것은 ‘1박 2일’의 패턴이다. 까나리를 마시는 고약한 복불복 벌칙이 주어지거나, 돌고래를 촬영하는 기발한 미션이 없다면 익숙한 패턴 안에서 웃음을 만들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런 태생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1박 2일’이 주말 예능의 강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강호동을 중심으로 한 멤버의 ‘즉흥적인 캐릭터 쇼’가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의 ‘1박 2일’은 그 ‘캐릭터 쇼’를 살려 단조롭게 흘러갈 수 있었던 휴식시간과 잠자리 복불복 게임을 색다른 재미로 채웠다. 가령 휴식시간에 벌어진 상식 퀴즈에서 성시경이 ‘멍청하고 못생긴 성충이’가 되거나, 게임보다 PD가 적성에 맞는다는 ‘엄태웅 PD’가 평소 성격과 이미지와 달리 엄격하고 공정하게 게임의 판정을 내려 멤버와 연출진을 당황하게 만든 장면이 그 예다. 뻔할 수 있는 흐름이 캐릭터간의 조화 속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연출진 또한 엄태웅과 성시경의 기존 이미지를 부각하여 제천에서의 이들의 모습이 기존과는 차별되고 예상하지 못한 모습이었음을 상기시킨다. 출연자와 연출진이 멤버들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영리한 행동이 살아나면서 ‘1박 2일’은 시즌 2만의 캐릭터 쇼를 살리기 시작했다. “계절이 한 바퀴 도는 사이에 서로의 어깨가 편안해진 사이”가 된 시즌 2의 멤버간의 호흡과 화학작용은 두 번째로 방문한 충북 제천 편에서 정점에 이르렀고, ‘1박 2일’만의 웃음코드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7개월의 기다림 끝에 일요일 밤 기분 좋고 편안한 웃음을 책임지는 예능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글. 김기민(TV평론가)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