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문소리, 쉼 없이 변신한다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배우 문소리. / 제공=씨그널엔터, AM스튜디오

배우 문소리의 열연이 안방극장을 휩쓸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라이프'(극본 이수연, 연출 홍종찬 임현욱)에서다.

‘라이프’는 병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다. 기존 의학 드라마와는 다르게 인물들의 심리를 치밀하게 담아내며 매회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중 문소리가 맡은 오세화는 상국대학병원 최초 여성 신경외과 센터장으로,  문소리는 의사의 공명심이 자본주의 앞에서 변주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11일 오후 막을 내리는 가운데, 어떤 결말을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배우 문소리. / 제공=씨그널엔터, AM스튜디오

◆ 말보다 강렬한 눈빛

극 초반 문소리는 의문의 추락사로 병원에 실려온 이보훈(천호진)을 보고 충격받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보건복지부의 명령이라며 의사들이 지방의료원에 강제로 파견 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소신 발언으로 불의를 참지 못하는 강렬한 얼굴을 드러냈다.

여성 최초 센터장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겪은 오세화의 강인함과 자존심을 돌직구 발언으로 명확히 표현했다. 존경했던 상사의 죽음을 인정하는 순간 드러내지 않으려 했지만, 슬픔이 녹아있는 눈빛 하나로 더 큰 울림을 선사했다.

◆ 캐릭터 변주

‘라이프’는 문소리의 캐릭터 변주로 재미를 더했다. 세화는 같은 그룹 계열의 약품회사를 차리고 의료진에게 그 안에서 처방하라고 지시한 구승효(조승우)를 찾아갔다. 세화는 승효에게 “우리가 약장수냐”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내 돌아오는 승효의 말에는 반박하지 못했다. 두 사람의 팽팽한 대립은 보는 이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더불어 원장 선거를 앞두고 김태상(문성근)을 부추기는 한편, 뒤에서는 “네가 올라가야 부원장 자리가 빌 거 아니냐”고 속내를 내비치며 야망을 드러냈다.

문소리는 시시각각 바뀌는 오세화를 매끄럽게 표현하며, 그가 진정 추구하는 가치관과 의사로서의 신념은 어떻게 다시 세울지 다음 전개를 궁금하게 했다.

◆ 또 하나의 살아있는 캐릭터

문소리는 2000년 영화 ‘박하사탕’으로 데뷔해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 SBS ‘푸른 바다의 전설’로 코믹 연기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냈으며, 지난해는 자신이 감독, 각본, 주연을 맡은 영화 ‘배우는 오늘도’를 통해 진솔한 면을 보여줬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주인공 혜원(김태리)의 엄마 역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다. 이처럼 문소리는 장르와 캐릭터, 연기하는 무대를 가리지 않고 연기 내공을 다져왔다.

이번 ‘라이프’에서는 권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을 주창할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을 지닌 인물을 그렸다. 이로써 또 하나의 살아있는 인물을 완성했다.

세화가 병원장으로 올라서면서 캐릭터의 성격은 더욱 두드러졌다. 병원장에 당선되던 날 남들 몰래 탄성을 내지르고 눈물을 글썽였지만 이내 추스르고 바로 진료에 들어가는 모습이나, 조회장의 심기를 건드려 그 앞에서 힐난을 당할 때 자존심이 무너지지만 자신의 손을 쥐어 비틀며 버티는 얼굴 등 문소리는 눈빛과 목소리의 떨림 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