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누출된 불산 뒤에 가려진 근원적 문제를 찾아서

<추적 60분>, 누출된 불산 뒤에 가려진 근원적 문제를 찾아서 KBS2 수 밤 11시 20분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했지만, 구미의 새와 쥐는 더 이상 들을 수 없다. 폐사 중이기 때문이다. 구미의 한 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된 이후 들판의 색이 변하고, 과수원의 과일이 썩고, 야생의 쥐와 새는 물론이고 가축들까지 죽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의 원인이 불산 누출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은 원인이라고 추정되는 사건과 나타나고 있는 결과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충실히 사건과 현장을 추적했다.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정부 관련 기관에 문의를 해도 다른 부서로 책임을 미루길 반복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고 이후 발표들을 분석하고 대조하면서 불산의 누출 정도가 정부의 발표보다 심각한 상태임을 확인하는 성과도 있었다.

이 이번 사건을 대하는 태도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구미의 현 상황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에 집중했다는 점이었다. 현재 집과 대피소를 오가며 불안에 떨고 있는 구미의 시민들은 문제를 축소하고자 하는 정부가 문제라고 입을 모았지만, 은 가장 앞에 있는 공적을 겨냥하는 대신 이 상황을 만든 구조를 분석하고자 했다. 구미 불산 누출 사고와 같은 유형의 사고는 이미 과거에 반복되어 왔고 이런 사고가 있었던 공장에는 정기점검을 피하는 식의 안전불감증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 이 프로그램이 추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분명해진다. 바로 사고를 겪은이들이 “별로 이슈화 되지 않았다”고 표현할 만큼 언론이 외면했던, 소외된 사회의 문제들이다. 정부가 이번 불산 노출 사건의 원인을 사망한 노동자의 과실로 지적했음을 다시 떠올려 본다면, 그 노동자로 하여금 보호장비 없이 위험물질을 다루게 한 시스템의 문제에서 원인을 찾는 의 태도가 이 사태의 해결에 더 큰 도움이 됨은 두말할 것도 없다.

글. 윤이나(TV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