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뭐길래>, 가족이 뭐길래

<엄마가 뭐길래>, 가족이 뭐길래 5회 MBC 저녁 7시 45분
“그때부터 지혜(서이안) 고모는 할미 딸이 된거야.” 문희(나문희)는 집안에서 가장 어린 손녀 새론(김새론)에게 소위 “업둥이”라 불리는 지혜의 과거를 밝힘으로써 이 가족이 사는 하나의 방식을 보여줬다. 결코 쉽게 말할 수 없는 아픈 손가락, 지혜의 사연이지만 그렇다고 해 마냥 묻어두고만 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동시에 새론을 어린애 취급하며 사실을 애써 감추고 사안의 우회로를 찾으려 변명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빙자해 ‘애들은 몰라도 돼’ 식의 수순을 밟지 않는다. 대신 새론 역시 가족이기에 알아야 할 가족사를 있는 그대로 전해주고 “괜찮어?”라고 묻는다. 이것은 어떤 이유를 가져다 붙여가며 일일이 설명할 수 없는 것이 가족이자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그저 마음으로 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일러주는 듯하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미선(박미선)과 서형(김서형)은 남편들 흉을 보거나 함께 ‘8090클럽’에 가서 잘 나가던 그 시절 기분을 낼 때는 영락없는 여고동창이지만, 올케와 시누이 사이로 들어오면 아웅다웅 거리기 바쁘다. 이러한 설정은 안 보면 그만일 수도 없고 심지어 보고 싶지 않은 것도 봐야 하는 질척거리고 끈적거리는 가족 관계의 속성을 웃음기 가득한 에피소드들로 엮어내는 데 일조한다. 지혜가 새론에게 너는 “언제나 내 조카”였다는 것만 “알면 됐”다고 말할 때는 그저 묵묵히 서로를 지켜봐주는 것이 가족이라 말하는 듯 하다. 하지만 죽이 척척 맞는 친구였다가도 금세 서로의 울화통을 치는 미선과 서형을 통해서는 가족이 돼 가는 과정의 지난함을 보여준다. 극 초반부터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 던지기를 주저하지 않으면서도 섣불리 가족을 정의해 버리지 않는 는 그리하여 ‘가족이 뭐길래’의 또 다른 말이 된다. 이 가족이 살아가는 법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글. 정지혜(TV평론가) 외부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