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 옛날 옛적에 블루문 특급에서

[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 포스터

명암이 공존하는 도시 LA의 베니스 비치에서 유일한 사립탐정으로 일하는 스티브(브루스 윌리스)는 동네 아이들을 모아놓고 인생은 한 순간이라며 소신대로, 똑바로 살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정작 자신은 사모아 형제가 의뢰한 그들의 여동생 놀라(제시카 고메즈)를 찾자마자 사랑을 나누다가 들켜서 꽁지 빠지게 달아난다. 달아날 때 도움을 받은 지인 찬스 때문에 지인의 도난 당한 차를 찾아주려다가 마약상 보스 스파이더(제이슨 모모아)와 엮이고 만다.

스티브의 주변도 온통 울적하다. 절친 데이브(존 굿맨)는 이혼을 고집하는 아내와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고, 딸과 단둘이 사는 여동생 케이티(팜케 얀센)는 훌쩍 떠나버린 남편으로 인해 침울하다. 스티브에게는 행복을 주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반려견 ‘버디’다, 그런데 스파이더가 ‘버디’를 담보로 그에게 도둑맞은 마약을 되찾아오라고 제안한다. 스티브가 해결하려고 하면 할수록, 불편한 상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려든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 스틸컷

등장만으로도 강렬한 포스를 뿜는 제이슨 모모아는 이 영화의 신스틸러다. 이번에는 그의 주 매력인 남성미가 아니라 빙구미로 승부를 걸었다. 등장은 반갑고, 퇴장은 아쉬울 만큼 그의 순수한 빙구미에 은근 중독된다. 이제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센 브루스 윌리스는 전라로 보드를 타고, 여장을 하는 등 말 그대로 개고생을 한다. 큰 웃음을 주려는 연출일 텐데, 안타깝고 짠한 마음의 학부형 모드로 지켜보게 된다.

이제는 옛날 옛적처럼 느껴지는 추억의 미드 ‘블루문 특급’에서도 브루스 윌리스는 ‘데이비드’라는 이름의 탐정이었다. 달처럼 환하게 빛나던, 매력적인 그녀 매들린(시빌 셰퍼드)과 우여곡절 끝에 사건을 해결하던. 애처롭게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의 늙은 탐정 스티브는 ‘블루문 특급’의 젊은 탐정 데이비드만 그립게 만드는 씁쓸한 뒷맛만 남겼다.

9월 6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