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죄 많은 소녀’의 괴물감독과 괴물신인..흥행 다크호스 될까 (종합)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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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우(왼쪽부터), 고원희, 서영화,김의석 감독,전여빈,이봄이 5일 오후 서울 한강로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죄 많은 소녀’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곡성'(2016)의 연출부 출신 김의석 감독이 강렬한 데뷔작으로 관객을 만난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죄 많은 소녀’를 통해서다. 영화는 파격적이고 임팩트 있다.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여기에 제22회 부산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제7회 마리끌레르영화제 루키상,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 등을 수상하며 단숨에 영화계 기대주로 떠오른 전여빈이 파격적인 연기로 극을 이끈다. ‘괴물감독’과 ‘괴물신인’ 탄생을 예고한다. 이들이 만난 ‘죄 많은 소녀’가 올 추석연휴 극장가의 흥행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까.

5일 오후 2시 서울 한강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죄 많은 소녀’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전여빈, 서영화, 고원희, 서현우, 이봄과 김의석 감독이 참석했다.

‘죄 많은 소녀’는 친구의 실종 사건에 가해자로 몰린 소녀 ‘영희’가 스스로 학교를 떠났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오며 시작된다. 지난해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됐다. 주목해야 할 신인 감독의 작품에 주어지는 ‘뉴 커런츠 상’과 ‘올해의 상’을 거머쥐며 일찌감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김 감독은 “상실감과 죄책감에 관한 영화”라며 “시나리오를 작업하는 데 2년 정도 걸렸다. 제가 살면서 겪은 상실감과 그에 따른 죄책감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만든 영화”라고 밝혔다.

특히 김 감독은 자신이 실제로 겪었던 일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소중한 친구를 잃고 상실감이 컸다”며 “실종된 상태였지만 암묵적으로는 ‘스스로 선택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제가 뭔가 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그 날 이후로 인간성이 무엇인가 생각을 해봤다. 제가 사랑했던 소중한 친구인데 완벽하게 옹호해주지 못하고 제 자신을 변호하는 모습까지 봤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야기는 허구인데, 그때 느꼈던 제 감정이 시작이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비열하고 치졸한 방식으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감정을 담으려고 했다”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모든 캐릭터에 쪼개서 담았다. 자신이 가진 죄책감을 누가 느끼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껴안는, 그걸 견디지 못해서 떠 넘기는 그런 모습들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친구 ‘경민’이 사라진 이후 가해자로 몰린 ‘영희’ 역을 맡은 전여빈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파격적인 연기로 ‘괴물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그는 “인간이 겪고 있는 절망과 보이지 않는 희망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인간이 숨기고 있는 것들과 숨기고 싶은 인간성을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했다. 영화에 들어가기 전까지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배우 전여빈이 5일 오후 서울 한강로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죄 많은 소녀’ 언론시사회에 참가했다. / 조준원 기자 wizard333@

고원희는 진실을 숨겨야 하는 ‘영희’의 친구 ‘한솔’ 역을 맡아 종반부까지 미스터리한 연기로 궁금증을 높였다. 그는 “영화와 비슷한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다. 연기가 아니라 실제 겪었던 감정을 보여줘야 했다. 그래서 촬영을 하는 시간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죽은 ‘경민’의 엄마 역을 맡은 서영화는 그야말로 명품 연기를 선보였다. 등장부터 마지막까지 몰입도 높은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시나리오가 좋아 선택했다”며 “캐릭터가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감각적으로 이해됐다”며 “영화 속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일부러 거리를 뒀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으로서 연기력을 입증한 전여빈에 대해 “처음엔 연기보다 공감 능력을 봤다”며 “제가 연기력을 평가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서 전여빈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공감 능력이 뛰어나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자본으로 보면 작은 영화다. 하지만 함께 만든 배우들, 스태프들, 그들이 한 고민의 가치, 재능, 능력은 무엇으로도 환산할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오랜시간 진짜 많이 고민해 줬다”며 “모두가 자신의 일처럼 치열하게 생각했고, 뭔가에 다가가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다. 자본의 영향이 있겠지만, 그걸 넘어서는 의미있는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여빈은 “이번 영화를 하면서 잊고 지냈던, 숨어있던 날들을 바라보게 됐다”며 “배우, 스태프들 모두 ‘우리 잘하자’ 라는 분위기였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뜨거웠고, 그 기운이 현장을 압도했다. 그 기운이 관객객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죄많은 소녀’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