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선택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의 이야기

<스캔들>, 선택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의 이야기KBS 외화시리즈 5회 KBS2 일 0시 35분
의 중심에는 한때 미국 현직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했지만 지금은 위기에 처해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올리비아 포프(케리 워싱턴)가 있다. 법과 정의는 차치하고 오직 “고객을 위한 것”을 지향하는 그녀를 보면 자유시장의 냉혹한 “글래디에이터”를 연상하게 한다. 그런 그녀를 찾아오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이 세계 안에서 쉽게 인정받을 수 없는 비밀을 품고 있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안티 게이”를 부르짖는 전쟁영웅이나 대법관 후보인 남편에게 자신이 전직 콜걸임을 알리지 않고 살아온 아내가 대표적이다. 매 회 하나의 에피소드를 제시하고 해결하는 구조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전개는 마치 거침없는 “해결사” 올리비아를 은유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녀가 문제를 해결해나갈수록 한 가지는 분명해 진다. 고객이 결백하다는 증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는 결국 각자가 봉인한 비밀을 밝히고 그 한계를 뚫고 나올 때만 얻을 수 있다는 아이러니다.

이 딜레마의 결정적인 시험대에 오른 것은 자신만만하던 올리비아다. 자신과 애증 관계인 대통령과 스캔들이 난 아만다를 자신의 고객으로 받으면서 그녀의 감정은 급격하게 흔들린다. 그러나 은 대통령과의 그렇고 그런 러브스토리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대신 그간의 에피소드들에서 누군가의 결단을 격려하거나 책임 회피를 돕는 것은 또 다른 잘못이라고 단호히 말하던 그녀가 과연 자신의 문제 앞에서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게 만든다. 좀 더 나아가보면 이것은 올리비아의 고객들이 처한 개인적인 문제뿐 아니라 백악관으로 대변되는 미국 사회에 유유히 흐르는 긴장, 즉 개인의 선택과 권리 그리고 그것에 따르는 책무를 둘러싼 가치들 간의 충돌처럼 보인다. 5회에 아만다가 살해되는 사건을 시발점으로 의 본격적인인 막이 올랐다. 이제부터 지켜볼 올리비아야말로 의 진가일 것이다.

글. 정지혜(TV평론가) 외부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