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가 든 메스, 병원 넘어 사회 가리킨다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사진=JTBC ‘라이프’ 방송화면

JTBC ‘라이프’가 병원 내외부의 갈등을 다룬 데 이어 정경유착, 보도윤리 외면 등 사회적인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시작은 병원이었다. 의료진과 경영인 구승효(조승우)의 대립으로 병원의 이면을 드러냈다. 상국대학병원 안에서는 투약 오류 사망 사고, 대리 수술 등의 일이 벌어지고 은폐되고 있었다. 폐쇄적인 병원의 벽을 깬 사람은 구승효였지만 그 또한 절대 선(善)은 아니었다. 적자를 이유로 필수 과인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료센터 퇴출을 시도하고, 장례식장·동물의료센터·건강검진센터 등 수익 시설 투자를 추진했다. 양날의 검이 될 성과급제, 자사 계열사 제품 독점 유통 시스템 등을 구축하며 시장 논리로 병원을 장악했다.

또한 이정선의 죽음을 통해 사회 문제를 유기적으로 엮어냈다. 이정선의 고발로 밝혀진 국회의장 특수활동비 유용 사건 뒤에는 국회의장과 QL그룹 간 정경 유착의 그림자가 있었다.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QL그룹이 화정에 도움을 청하고, 화정은 그 대가로 QL의 스마트폰 사업을 이용한 헬스앱 개발을 약속받았다.

국회의장 특수활동비 유용 사건을 보도한 새글 21 권 기자와 새글 21에 가해지는 압박 또한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권 기자는 취재원 보호라는 보도 윤리를 외면하고 이정선의 신분을 노출했다. 이정선의 죽음이 권 기자와의 몸싸움 때문이라고 알려지자 수사기관은 새글 21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시작하기도 했다.

동시에 ‘라이프’는 인간의 고민과 통찰을 함께 그려냈기 때문이다. 신념을 지키기 위해 용기 있게 움직이는 예진우(이동욱)는 단 하나의 선택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주경문(유재명) 역시 최선의 수를 찾으려 애쓴다. 냉철한 승부사 구승효는 인적인 양심을 완전히 외면하지 못한다. 이정선의 검시 결과를 왜곡했지만 이를 다시 정정한 오세화(문소리), 자그마한 재기의 기회도 놓치지 않으려는 김태상(문성근)의 집요함 등 상국대학병원을 둘러싼 인간군상은 안방극장에 ‘선’에 대한 고민을 던졌다.

‘라이프’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