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현장] 홍지민 “성공하지 않아도 꿈은 이룰 수 있어요” (종합)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음반 ‘싱 유어 송’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수록곡 ‘나를 위해’를 열창하고 있다. /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영화 ‘드림걸즈’에서 팝스타 비욘세가 부른 ‘리슨(Listen)’의 작곡가 헨리 크리거는 2009년 한국을 찾았다. 뮤지컬 ‘드림걸즈’ 리허설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크리거는 뮤지컬 배우 홍지민의 노래에 감탄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바들과 작업을 많이 해봤지만 네가 나의 노래를 가장 사랑스럽게 표현해준다”며 그에게 노래를 선물해줬다. 30일 정오 공개된 홍지민의 첫 번째 미니음반 타이틀곡 ‘싱 유어 송(Sing Your Song)’이다.

홍지민이 이 노래를 발표하는 데에는 무려 9년이 걸렸다. 음반을 만드는 도중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이다. 작은 언니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남편과 사이도 안 좋아져서 이혼의 위기도 겼었다. 두 번의 출산을 겪으면서 체력도 떨어졌고 무리해서 뮤지컬 공연 연습을 하다가 성대 결절도 왔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많았다. 하지만 홍지민은 좌절하지 않았다. ‘당신의 모든 꿈에 도달할 수 있어요’라는 ‘싱 유어 송’의 가사에 힘을 얻어 마침내 음반을 세상에 내놨다.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음반 ‘싱 유어 송’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수록곡 ‘나를 위해’를 열창하고 있다. /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말로 표현하기 벅찰 정도로 감격스럽습니다.” 홍지민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음반 ‘싱 유어 송’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음반 작업이 이렇게 섬세하고 정교한 지 몰랐다. 창작과 녹음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면서 프로듀싱을 해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최재광 음악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음반에는 크리거가 선물해준 ‘싱 유어 송’ 외에도 ‘시간 속으로’, ‘나였으면’, ‘나를 위해’, ‘시간 속으로’의 영어 버전인 ‘백 인 타임(Back In Time)’까지 모두 5곡이 실렸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기량을 살린 극적인 노래와 현대적인 발라드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음악을 고루 선곡했다.

‘나를 위해’는 홍지민이 직접 가사를 썼다. 첫째 아이를 출산하고나서 쓴 노래다. 홍지민은 “산후우울증을 겪었다. 사실 내가 소심하고 예민하고 섬세한 편인데 출산 후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며 “먼 훗날 이날을 돌아봤을 때는 내가 행복하길, 자신감 있길 바라면서 썼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음반 ‘싱 유어 송’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감정에 북받쳐 눈시울을 붉혔다. /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홍지민은 ‘워킹 맘’이다. 쇼케이스 전날에도 첫째 아이의 후두염과 둘째 아이의 음식 알러지 때문에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이날 ‘나를 위해서’를 라이브로 부른 홍지민은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노래를 잘 못 불렀다”며 쑥쓰러워했다. 음반을 만들면서도 엄마, 아내, 여자로서 그는 많은 희로애락을 겪었다. 그래도 끝까지 음반을 완성한 건 꿈을 이루고 싶어서다. 홍지민은 “결과가 성공해야 꿈이 이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전하는 것 자체, 그 과정만으로도 꿈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처한 환경 때문에 주저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나 결과는 의식하지 말고, 작게라도 도전하고 이뤄보시길 바란다”며 용기를 복돋았다.

음반은 해외에서도 유통된다. 최재광 음악감독의 아이디어다. 이것 역시 성공적인 결과를 바라고 하는 일은 아니다. 홍지민은 “결과는 결과일 뿐, 우리는 최대한 노력한다”며 “그리고 독일과의 월드컵 경기에서도 느끼셨겠지만 1%의 가능성으로도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의 또 다른 꿈은 단독 공연이다. 꾸준히 노래를 발표해 10년 뒤에 그것들로 단독 공연을 꾸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바란다면 그중 한 곡 정도는 히트해서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넘겨 함께 부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