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나비부인>, 복수극에 날아든 나비 한 마리

<내 사랑 나비부인>, 복수극에 날아든 나비 한 마리 1-2회 SBS 토-일 저녁 8시 40분
(이하 )의 인물들은 하나 같이 과거의 아픔 위에 세워진 현재를 살아간다. 자신의 재혼으로 새 식구들에게 “굴러들어온 돌” 취급을 받는 아들 정욱(김성수)을 보는 어미 정애(김영애)나 전 재산을 들고 가출한 정욱 때문에 절망과 분통함에 휩싸인 메지콩 식당 식구들 모두 가슴이 미어지긴 매한가지다. 가족이라는 얼개만 있을 뿐 서로의 아픈 곳을 들춰내지 않으려 조심스러운 이 냉랭하고 적조한 집안이나 과거를 뿌리치고 부동산 디벨로퍼 로이 킴으로 돌아 온 정욱 모두 불안하다. 그런 정욱에게 “외롭지 않게 당신에게 완벽한 가정을 만들어 줄 거”라고 말하는 이가 있으니. “CF 전용”이라는 꼬리표에다 연기력 논란이 끊이지 않는 데뷔 15년차 톱 배우 나비(염정아)다. 후배에게 역할을 뺏기고 음주 사고까지 내며 곤두박질칠 일만 남은 자신 앞에 나타난 “인생 최대의 축복”이 실은 불안과 불만을 안고 살아온 정욱이라는 것은 이들의 앞날이 얼마나 아슬아슬한 줄타기일지를 짐작하게 한다.

여기에 나비 때문에 자신의 오빠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설아(윤세아)의 복수가 있다. 나비가 가진 모든 것을 쓸어 담아 자신의 깊은 상처를 메우려는 듯 그녀의 앙갚음은 치밀하고 은밀하다. 앞에서는 나비로부터 세상 모두가 등 돌려도 제 곁에 있어 줄 사람이라는 신뢰를 얻고 뒤에서는 나비의 믿을 구석인 남편 로이 킴의 사업 실패를 유도하는 지략을 펼친다. 은 1, 2회를 통해 인물들의 아픈 과거를 펼쳐 보이며 현재 그들이 유지하고 있는 가정이, 관계가 얼마나 위태롭고 위선적인지를 드러내며 그들의 미래가 될 중심 줄기를 세웠다. 이처럼 모두가 상처 앞에서 전전긍긍할 때 묵직한 극에 생기이자 돌파구는 도도, 분방한 기질의 나비다. 자신에게 온 추락의 위기 앞에서 그녀의 이 대책 없는 쿨함이 어떻게,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까. 상처로 시작된 의 서사가 나아갈 방향이 좀 더 궁금해진다.

글. 정지혜(TV평론가) 외부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