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 도를 아십니까>, 삶을 살리는 싸움의 기술

<태권, 도를 아십니까>, 삶을 살리는 싸움의 기술 KBS2 일 밤 11시 45분
사회에서 낙오자에 가깝던 교사가 우연한 기회로 자신과 별다를 것 없는 처지의 학생들을 맡아 가르치며 함께 성장한다는 청춘 스포츠 드라마의 공식을 착실히 따르는 는 친숙한 판타지다. 의지 있는 어른과 순수한 청소년의 만남은 선한 의도대로 흘러가고, 자칫 비극이 되기 쉬운 해프닝도 해피엔딩을 향한 발판으로 활용된다. ‘때리는 법’ 대신 ‘피하는 법’을 가르치는 도현(임지규)이 아버지(최민수)로부터 배운 “진짜 멋있는 놈은 때리는 놈이 아니야. 맞아주는 사람이 어떻게 맞아주느냐에 따라 멋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잖아. 그 선택을 네가 하는 거지”는 말장난 같은 논리임에도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던 명성(니엘)을 구원하고 많은 학생들을 끌어 모은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판타지야말로 이 이야기가 딛고 선 끔찍한 세상으로부터의 거의 유일한 탈출구일 수밖에 없다. 학생으로부터 인격적인 모독을 당하며 무기력에 빠진 교사 원선(한여름)과 자신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석호(윤박) 무리를 “죽여 버리고 싶지만 자신이 없다”는 명성의 괴로움은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한민국 공교육 현장의 단면이다. 게다가 이러한 폭력 행위의 가해자들 역시 불안한 환경과 막막한 미래, 경쟁 사회에 자신들을 내몰고 버린 어른들로 인해 방황하는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해법은 결코 징벌이나 응징처럼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순진하기까지 한 이 작품이 마지막까지 놓지 않으려는 희망은 판타지일지언정 건강하고 소중하다. 의지도, 변화도 결국 누군가의 희망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므로.

글. 최지은 f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