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픽보이, 다른 아티스트들이 주목하는 이유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프로듀서 겸 래퍼·보컬로 다재다능한 실력을 갖춘 픽보이. / 사진제공=뉴런뮤직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먼저 알아보는 신예에게는 특별한 뭔가가 있기 마련이다. 프로듀서 겸 래퍼·보컬 픽보이(Peakboy)도 음악인들 사이에서 먼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유망주다. 데뷔 전부터 돋보이는 실력으로 Mnet ‘쇼 미 더 머니5’와 그룹 어반자카파의 프로듀싱을 했고, 힙합 레이블 프리마뮤직 소속 래퍼 규영의 제안으로 크루 ‘Juicy Wave’에 합류했다.

데뷔 싱글 ‘Juicy Wave’를 공개한 직후에는 폴킴 등 뮤지션을 포함해 여러 소속사들로부터 협업과 계약 제의 등의 러브콜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의 뷔는 픽보이의 ‘Gin&Tonic’과 ‘Shame’이 자신의 취향이라고 SNS를 통해 공개했다. 최종적으로 폴킴의 소속사 뉴런뮤직에 합류한 픽보이는 오는 23일 싱글 ‘Birthday(feat. 한해)’를 발매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펼친다.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고등학생 때부터였습니다. 어반자카파의 박용인 등 친구들과 인천에 있는 학원을 같이 다녔어요. 어느 날 용인이가 게임처럼 보이는 걸 하고 있더라고요. 음악을 만드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재밌어 보여서 ‘나도 할래’라며 시작해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픽보이는 배우 박서준과도 고등학교 동창이다. 먼저 연예계에 데뷔해 드라마 주연을 연이어 꿰차는 배우로 성장한 박서준은 픽보이에게도 힘이 많이 되는 친구다. 박서준이 소개해 준 배우 최우식과도 친해졌다고 한다. 셋이서 최근에 여행도 다녀오는 등 친분으로도 화제가 됐다.

“서준이는 저희 사이에서 형 같은 친구에요. 우식이와 저는 성격이 비슷해서 잘 맞고요. 서준이와는 고등학교 2, 3학년 때 같은 반이라 친해진 터여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 잘 될 수 있을지 불안했을 때 ‘난 네가 무조건 잘 될 것 같다. 길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해준 말이 큰 응원으로 다가왔죠.”

폴킴, 방탄소년단의 뷔 등 뮤지션들이 먼저 알아본 아티스트 픽보이. / 사진제공=뉴런뮤직

비트와 비트를 유려하게 전환하며 색다른 잔상을 남기는 픽보이의 음악은 트렌디함과 독창성을 동시에 지닌 것이 특징이다. 픽보이는 “평소엔 승부욕이 없지만 음악에서만큼은 좀 다르다”고 말했다.

“제 음악은 제 것이잖아요. 그래서 음악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에 관여해요. 온전한 제 마음을 담아서 표현하고 싶거든요. 곡을 만들 때부터 뮤직비디오와 영상의 색감, 풍경을 상상하기도 하고요. 내년 정규 앨범이 나올 즈음엔 주위의 친구들과 함께 뮤직비디오 연출과 촬영을 하고 싶어요. 누가 봐도 주연 배우인 서준이, 우식이가 조연 1, 2로 나오는 연출도 색다를 것 같아 구상 중입니다. 하하.”

이처럼 독특한 픽보이의 아이디어들은 그의 음악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의 첫 EP ‘Portrait’의 2번 트랙 ‘힙합은 어려워 Skit(Love is Difficult)’와 3번 트랙 ‘Shame(feat. 죠지)’도 그렇다.

“‘힙합은 어려워’는 힙합을 좋아하지만 어려워하는 여성을 힙합에 비유하면서 ‘그래도 너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마음을 담은 곡이에요. 하지만 바로 다음 곡인 ‘Shame’에서는 ‘I’m thinking about you(난 널 생각하고 있어)’라는 문장으로 이야기가 연결돼요. 이렇게 이야기나 다른 분위기의 비트를 부드럽게 전환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저만의 음악을 해나가면서 나중에는 ‘픽보이 음악’ ‘픽보이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픽보이는 자연스러운 것이 제일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저는 정식으로 음악 관련 학과를 나오지도 않았고, 음악 이론에 정통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음악을 만들 때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단 하나, 자연스러움입니다. 저한테 없는 롤렉스를 노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웃음) 풍요롭지 않든, 풍요롭든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멋이라고 느껴요. 제 음악에는 특히나 제 성향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신곡 ‘Birthday(feat. 한해)’는 지난 6월 약 한 달 간 미국 여행을 다녀와서 받은 느낌을 바탕으로 완성한 곡이다.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과 놀래’‘그냥 누워있고 싶단 말야’‘그냥 여행하고 싶단 말야’라는 솔직한 가사가 공감대를 형성한다. 픽보이는 “일상을 생일처럼 지내는 것을 좋아해 여러 주제 중 생일을 택했다”고 밝혔다.

뉴런뮤직과 계약 후 첫 디지털 싱글 ‘Birtyday(Feat. 한해)’를 공개하는 픽보이. / 사진제공=뉴런뮤직

픽보이는 자신의 곡들 중 ‘가고 있어’를 즐겨 듣는다고 했다. 잔잔한 비트와 차분한 보컬이 어우러진 이 곡은 꿈을 향해 걸어가는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는 곡이다. ‘개리 형이 내게 그랬어’‘끝까지 갔다 오라고 했어’라는 가사도 귀를 사로잡는다. 픽보이는 늦은 전역 이후 래퍼 개리로부터 받았던 한 답문을 인용한 가사라고 털어놓았다.

“입대 전 (어반자카파의) 현아를 통해 리쌍 형들에게 비트를 전달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길 형과 잠깐 통화를 했던 인연이 전부였죠. 개리 형은 메일 주소만 알고 있었고요. 그러다 전역을 했는데 너무 막연하더라고요. 그래서 개리 형에게 ‘안녕하세요’로 시작하는 장문의 고민 상담 글을 보냈어요. 누구든 제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위안받고 싶었나 봐요. 답장을 받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답장을 받았어요. 아직도 그 메일을 확인했던 순간이 생생히 기억날 정도로 마음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때로는 불안과 마주하며 꾸준히 실력을 키워 온 픽보이는 ‘Birthday(feat. 한해)’ 라이브 영상 및 V로그 영상 공개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올 겨울에는 또 다른 분위기의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다. ‘라디오 스타’ 등 예능 프로그램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그는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균형을 맞추며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제 목소리가 저음이라 쏠(SOLE), 우효, 백예린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여성 보컬들과 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지난해 제 버킷리스트에는 ‘지상 작업실로 이사하기’ ‘효도 선물하기’ ‘앨범 내기’ 등이 있었는데 대부분 이뤘어요. 새로운 버킷리스트에는 ‘인지도 더 키우기’ ‘레드벨벳과 음악 작업 해보기’ 등이 추가됐어요. 언젠가 하나하나씩 이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