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아이콘 “우리 장르는 ‘웰 메이드 K팝’”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지난 2일 오후 6시 새 음반 ‘뉴 키즈: 컨티뉴(New Kids: Continue)’를 발매한 그룹 아이콘 바비(왼쪽부터), 송윤형, 정찬우, 비아이, 김진환, 구준회, 김동혁.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죽겠다/ 또 어김없이 너의 흔적이 남아 날 괴롭힌다/ 죽겠다/ 남 대하듯이 돌아섰는데 왜 나는 외로울까.’

그룹 아이콘의 비아이는 어느 날 ‘죽겠다’는 표현에 흥미를 느꼈다. 말의 심각함에 비해 너무 쉽게 사용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비아이는 ‘죽겠다’는 말에서 이별한 연인의 모습을 떠올렸다. 아이콘의 새 미니 음반 ‘뉴 키즈: 컨티뉴(New Kids: Continue)’의 타이틀곡 ‘죽겠다’는 이렇게 탄생했다.

프로듀서 밀레니엄과 케미좋았죠

아이콘의 컴백은 시작부터 화려했다. 지난 2일 오후 6시 발표한 ‘뉴 키즈: 컨티뉴’는 세계 24개국 아이튠즈 음반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죽겠다’는 벅스와 엠넷닷컴에서 1위에 올랐다. 음반에는 ‘죽겠다’를 비롯해 ‘바람(FREEDOM)’ ‘온리 유(ONLY YOU)’ ‘칵테일(COCKTAIL)’ ‘줄게(JUST FOR YOU)’ 등 5곡이 실렸다. 멤버들 사이에서 ‘호랑이 프로듀서’로 소문 난 비아이가 모든 곡을 작사·작곡했다.

“음반을 녹음하거나 안무를 맞출 때는 비아이의 완벽주의 기질이 발동해요. 비아이가 만족할 때까지 몇 번이고 해야 하는데 무, 무, 무섭습니다, 하하. 요즘은 예전보다는 부드러워진 것 같긴 하지만 분노 게이지가 오르면 옛날 모습이 또 나오더라고요.”(김진환)

“최대한 완벽하게 만들고 싶거든요.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 땐 멤버들과 진지하게 얘기를 나눕니다. 즐기는 건 좋지만 장난처럼 만드는 건 안 되잖아요.”(비아이)

자작곡으로 채운 솔로 음반을 냈던 바비도 아이콘의 음반을 만들 땐 한 발 물러선다.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는 대신 비아이의 의견을 주로 따른다. ‘죽겠다’에서 맡은 랩도 비아이가 가사를 써줬다. 바비는 “비아이가 내 랩 가사에 ‘초연’이라는 단어를 썼다. 원래 모르는 단어였는데 ‘죽겠다’ 덕분에 ‘초연’의 뜻도 알게 됐다”며 웃었다.

“자존심이 상하진 않느냐고요? 전혀요! 오히려 아이콘 음반을 작업할 땐 제 개인적인 자존심을 세우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팀이 먼저고 팀은 하나니까요. 단지 더 완성도 높은 노래를 만들고 싶은 생각일 뿐입니다.” (바비)

음반에서 눈에 띄는 이름은 또 있다. ‘바람’과 ‘칵테일’을 공동으로 작·편곡한 프로듀서 밀레니엄이다. 밀레니엄은 이전에도 ‘사랑을 했다’ ‘고무줄다리기’ ‘블링블링’ 등을 비아이와 함께 썼다. 아이콘 멤버들과는 한 때 숙소 생활까지 같이 하며 우정을 쌓았다. 김동혁은 “비아이 형은 멜로디나 가사를 잘 쓰는데 밀레니엄은 그걸 보다 세련되게 만든다. 둘의 궁합이 잘 맞는다”고 했다.

아이콘은 ‘죽겠다’ 무대에서 처음으로 ‘칼군무’에 도전했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강조하던 기존 무대들과는 다르다. 김동혁은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부터 안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구준회는 “그동안 무대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자주 보여드렸는데 이번엔 각 잡힌 안무 안에서 우리만의 분위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안무를 더 잘 소화하기 위해 체중을 6㎏이나 줄였단다.

김진환은 동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구준회는 “진환이형과 ‘죽겠다’의 안무가 굉장히 잘 어울린다”며 “형의 신체 조건이 춤을 잘 추기에 유리하다”고 했다. 비아이가 “춤의 이름도 ‘김진환 춤’으로 짓고 싶다”고 하자 김진환은 “나를 디스(비난)하는 거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초통령된 아이콘이번엔 20~30대 청춘 공략

‘피코닉 데이’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아이콘은 “건전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아이콘은 요즘 어린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지난 1월 발표한 ‘사랑을 했다’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행가’로 자리 잡아서다. 비아이는 “‘사랑을 했다’가 초등학생 금지곡이 됐다고 들었다”며 “매우 뿌듯하다”고 했다. 아이콘은 이 노래를 사랑해준 어린이 팬들을 위해 지난 4일 서울 한강공원 예빛섬에서 소풍 형태의 공연 ‘피코닉 데이’를 열었다.

“유치원생들이 등산을 하면서 ‘사랑을 했다’를 떼창하는 영상을 본 적 있어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죠. 그 뒤로 아이들이 많이 부른다는 얘기가 점점 많아지더니 ‘초등학생 금지곡’이 됐다는 기사까지 나오더라고요. 다양하게 개사를 해서 부르기도 하던데 그 중에선 역사 지식을 넣어 만든 버전이 가장 신기했어요. 조금 더 오래 불러줬으면 좋겠습니다.하하.” (비아이)

비아이는 ‘사랑을 했다’를 쓸 당시만 하더라도 초등학생이나 유치원이 좋아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이별 이야기라서 지금과 같은 열풍이 신기하단다. 그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노래를 만들었는데 그런 ‘동심’이 서로 통한 것 같다”며 웃었다.

‘죽겠다’는 20~30대에게 공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취업이나 진로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해 ‘죽겠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세대를 노리고 곡을 쓴 건 아니다. 비아이는 “어떤 효과를 목표로 하거나 계산하면서 곡을 쓴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만들고 나니까 ‘죽겠다’도 쉽게 개사해서 부를 수 있겠더라고요. 많이 따라 불러 주시는 것도 좋지만 ‘사랑을 했다’처럼 개사를 하셔서 부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어린 아이들은 ‘죽겠다’는 표현보다는 ‘좋겠다’는 가사를 넣어서 부르는 게 어떨까요?” (비아이)

“‘뉴 키즈는 끝났지만 우린 언제나 키즈’”

“언제나 아이로 남고 싶다”는 아이콘.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아이콘은 이번 음반을 끝으로 지난해 11월 시작한 ‘뉴 키즈’ 시리즈를 마무리 짓는다. 음반마다 각기 다른 분위기의 노래를 담아 음악적인 성장을 이룬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멤버들은 입을 모았다. 힙합 장르의 ‘블링블링’이나 팝 성향이 강한 ‘사랑을 했다’, ‘죽겠다’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비아이는 “‘뉴 키즈’는 끝나지만 우린 여전히 ‘키즈’로 남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마다 ‘젊고 거칠고 자유롭게’를 강조하는 그는 이날도 “여전하고 싶다. 우린 늘 아이들이고 싶고, 자유롭고 싶고, 거침없고 싶다”고 했다. 무엇이 아이콘을 나이 들지 않게 만들어주느냐고 묻자 ‘철없음’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동혁은 “철부지로 만들어주는 게 멤버들”이라며 “멤버들과 함께 보내온 시간이 음악이나 콘텐츠에도 스며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음반은 좋은 의미로 중구난방이에요. 이번 음반에도 록, 팝,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 아이콘만의 새로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준회)

“저도 준회 생각에 동의해요. 우린 나에만 갇히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하죠. 그래서 아이콘의 장르는 ‘웰 메이드 K팝’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마 전엔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서 영감을 얻어서 노래를 하나 썼는데, 이게 나올지 안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군요. 하하하. 앞으로도 어딘가에 갇히지 않고 재밌게 음악하고 싶습니다.”(비아이)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