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텐]김우리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행복해요”

[텐아시아=정태건 기자]

KBS2 새 예능 ‘엄마아빠는 외계인’에 출연 중인 스타일리스트 김우리/사진=장한(선인장STUDIO)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다’. 스타일리스트 김우리가 수 차례 강조한 말이다. 그는 국내 유명 연예인들의 스타일리스트를 거쳐 뷰티 컨설턴트, 리포터, 심지어 가수로도 활동했다. 남들은 하나도 경험하지 못할 일들을 두루 경험한 그에겐 더 이상 거창한 목표가 없다. 그저 현재의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멈추지 않을 뿐이다. 최근에는 홈쇼핑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두 딸과 함께 tvN ‘둥지탈출3’와  KBS2 ‘엄마아빠는 외계인’에 출연 중이다. 거듭된 성공부터 행복한 가정까지. 그야말로 ‘다 가진 남자’ 김우리를 만났다.

10. 다른 스타일리스트에 비해 활동 영역이 넓다.

패션에서 파생된 일들을 하나하나 하다 보니 많아졌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어떤 것에 집중하다 보면 그걸 발전시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성격이다. 큰 틀에서 뷰티나 인테리어도 모두 패션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작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워낙 하고 싶은 게 많았다. 특히 노래 부르고 춤추며 재주부리는 걸 좋아해 연예인을 꿈꿨다(웃음).

10. 둘째 딸을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데 이유는?

우리 가족은 방송 출연 전부터 SNS나 라이브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됐다. 그럼에도 방송 출연 결정은 쉽지 않았다. 단순히 방송을 계기로 작은 딸이 세상을 멀리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결정했다. 그리고 색다른 추억을 쌓으며 가족애를 좀 더 돈독하게 다지고 싶었다. 요즘엔 연예인이 아닌 각 분야 전문가나 일반인들도 많이 나오다 보니 결정이 쉬워진 것도 있다. 또 대본대로 짜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꾸미지 않은 우리 삶 자체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면 되는 촬영이라 수월했다.

10.이른 나이에 결혼해 화목한 가정을 이뤘다.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

남들과 다를 것 없는데 방송에 노출되니 특별해 보이는 것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 가족은 구성원 각자의 캐릭터를 존중해 준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끼리도 억지로 맞추는 것 같다.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해주며 더 친해진 것 같다. ‘딸은 이렇게 해야 돼’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준다. 그런데 가족이니까 오히려 더 어려워하시는 것 같다.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남의 가정이니까 더 크게 느껴지는 것뿐 전혀 특별하지 않다.

10. 홈쇼핑에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자랑하는데 비결은?

연예인도, 쇼 호스트도 아니라서 홈쇼핑에서 없던 신선한 캐릭터였다. 그래서 ‘홈쇼핑스럽지 않다’ ‘새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소개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젊은 친구들을 겨냥했다. 20·30대 시청자들은 물론 나이 많은 사람들도 더 젊어지고 싶은 마음에 구매한다. 가장 중요한 건 판매 마진을 1순위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좋은 걸 많이 팔고 싶지 한번에 ‘대박’을 터뜨리려는 마음은 없다. 그래서 협력 업체들이 힘들어한다. 홈쇼핑에서도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이다. 나로 인해 변화가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웃음) 이젠 다른 브랜드에서도 우리 제품을 벤치마킹해 따라오고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해지고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있다.

홈쇼핑에서도 맹활약 중인 김우리/사진= 장한(선인장STUDIO)

10. 뷰티 제품 개발까지 참여하고 있다.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스타일리스트 활동 때부터 메이크업이 별로면 스타일이 살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피부 톤이나 색조 화장이 옷과 어울리는지 신경 썼다. 그때 경험이 제품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아 제품의 형태나 구성에 대한 영감을 많이 얻었다. 자외선 차단제를 향수병으로 만든 것도 마찬가지다. 제품도 기초 기능에 집중하다 보니 구매자들이 색다르게 느낀 것 같다.

10.아무리 뷰티에 관심이 많았어도 제품 개발은 쉽지 않았을 텐데?

보통은 제품을 만들 때 성분부터 정하는데 나는 반대로 했다. 제품에 함유될 성분보다 제형과 외관을 먼저 따졌다. 가구부터 배치하고 집을 만든 셈이다.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제형을 결정한 뒤 여기에 뭐가 들어가면 좋을지 생각했다. 향수병을 활용한 것도 이런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좋은 성분은 제조업체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잘 할 수 있는 디자인이나 기능에 집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을 온 가족과 함께 체험한다. 이 기간만 최소 6개월이 걸린다. 실제로 내 가족이 임상실험에 참여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더 믿고 구매한다. SNS에 올려주신 반응을 보고 공부도 많이 했다. 사람들은 제품을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등진다. 그러므로 더 노력해야 한다.

10. 1년 넘게 출연했던 MBC 연예정보프로그램 섹션TV’에서 지난 달 하차했다.

다시는 가질 수 없을 소중한 기회였다. 처음에는 스타일리스트로서 패션 코너에 출연했다. 마침 리포터가 부족할 때 개그맨 박나래의 인터뷰가 예정됐다. 나래와 친분도 있으니 내게 한 번 해보라는 권유에 나갔던 게 잘돼서 여태껏 버틸 수 있었다. 평소 가까웠던 사이라 카메라 앞에서도 사담을 나눴다. 진솔한 이야기에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연예인들과 함께 일했던 경험이 인터뷰에 녹아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1년 반 동안 출연할 수 있었다. 재밌었지만 때론 미안하기도 했다. 리포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그들의 기회를 뺏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나의 본업은 아니고 그 분들만큼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니니까. 그런 점에서 축복받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10.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까?

스타일리스트 활동을 안 한지 1년 정도 됐다. 여러 일을 하다 보니 하나는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과감하게 멈추지 않으면 가족에게 소홀해질 것 같았다. 그렇다고 가족만 생각하고 모든 일을 관둘 수도 없지 않나. 고민 끝에 스타일리스트는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그만뒀다. 직원들을 모두 독립시키고 친한 스타일리스트들에게 잠정적인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말을 내뱉어야 정말 안할 것 같았다.(웃음) 이젠 뷰티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 덕에 홈쇼핑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

10. 앞으로의 목표는?

대단한 목표는 없다. 나 혼자 잘되고 싶은 마음도 없고 가족들과 지금처럼 재밌게 살았으면 좋겠다. 나에 대한 댓글을 보면 ‘부담스럽다’ ‘연예인도 아닌데 왜 나오는 거냐’ ‘연예인 덕에 잘됐다’는 의견이 많다. 크게 신경 쓰진 않지만 그래도 ‘저 사람은 예전부터 지켜봤는데 잘 살고 있구나’라는 이야기로 바뀌길 바란다. 앞으로도 주어진 대로 착실히 살 것이다. 그러다 보면 지금처럼 계속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