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판사’ 첫방] 구원투수 등판…’미투’ 이유영+1인 2역 윤시윤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방송 화면 캡처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방송 화면 캡처

1인 2역으로 열연한 윤시윤과 실제 사건을 극화한 전개가 돋보였다. 지난 25일 처음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이하 ‘친판사’)에서다.

‘친판사’는 드라마 ‘추노’ ‘더 패키지’ 등을 집필한 천성일 작가와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가면’ 등을 연출한 부성철 PD가 손잡은 작품이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실종된 형 한수호 대신 전과 5범 동생 한강호가 법정에 섰다. 그는 앞으로 형 대신 판사 행세를 계속하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정의를 실현해 나가게 된다.

한수호(윤시윤 분)와 한강호(윤시윤 분)는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다. 수호는 전국 1등을 할 만큼 비상한 머리로 판사가 됐다. 강호는 학창시절 불량학생들에게 맞고 있는 형을 도우려다 한 학생을 칼로 찔렀다. 하지만 수호는 그 칼이 처음부터 강호 것이었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 그 결과 강호는 감옥에 가게 됐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수감 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다 동전을 녹여서 판 혐의로 검사시보 송소은(이유영 분)의 심문도 받게 됐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된 것이 형에 대한 어머니의 편애 때문이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사진=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방송 화면 캡처

사진=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방송 화면 캡처

송소은은 사법연수생으로 홍정수 검사(허성태 분) 밑에서 검사시보로 일하고 있다. 연수생들 가운데 송소은만 끝까지 시체 부검 참관을 해냈다. 이에 홍 검사는 여자화장실에 있는 송소은을 찾아가 “역시 내 새끼”라며 그의 귀를 쓰다듬었다. 또한 피의자 심문을 잘 했다는 구실을 대며 술을 사겠다고 술집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송소은에게 “검사 임용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검사 시보 끝날 때 평정표 점수를 잘 받는 것”이라며 평정표는 자신이 작성하는 것이라고 위협을 가했다. 이어 송소은의 다리를 만지면서 “너 나랑 자러 갈래?”라고 희롱했다.

송소은은 다음날 부장판사를 찾아가 “징계위원회 회부 및 엄정한 법적 조치를 원한다”며 술과 잠자리를 강요당했다고 고발한다. 하지만 부장판사는 “둘이 잤어? (아니면) 뭐가 문제야?”라고 태연하게 말했다. 오히려 “그게 왜 문제야? 칭찬이지. 니가 같이 자고 싶을 만큼 예쁘고 똑똑하고 매력적이라는 거 아냐. 나라도 같이 자고 싶었겠다”며 성희롱했다.

소은은 “저는 이 문제가 위계에 의한 성추행이라고, 그리고 지금 부장님께서 하신 발언 역시 법적…”이라며 머뭇거렸다. 이에 부장판사는 “이게 미쳤나? 어디 시보 따위가 부장검사한테! 그 따위 태도로 법조인 될 자격 있어?”라고 윽박질렀다. 이후에도 홍정수의 성희롱은 계속됐고 힘없는 소은은 불의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한수호는 쓰레기를 버리러 가던 중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에게 납치된다. 또 다시 감방 신세를 지게 될 위기에 처한 한강호는 형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곳까지 경찰이 쫓아왔지만 마침 찾아온 판사실 조복수 계장(김강현 분)으로 인해 위기를 모면했다. 조 계장이 한강호를 한수호 판사로 착각했기 때문. 이로 인해 한강호는 판사복을 입고 재판정에서 서야 할 상황에 처했다. 또한 자신을 심문했던 송소은을 판사시보로 들이게 됐다.

사진=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방송 화면 캡처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방송 화면 캡처

윤시윤은 그동안 뛰어난 연기력과 친근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친판사’에서는 쌍둥이 형제로 1인 2역을 맡았다. 그는 한강호일 때는 과장된 몸짓과 말투로 불량기 가득한 모습을 그려냈다. 과장된 모습이 오히려 만화 속 캐릭터처럼 느껴져 거북하지 않았다. 헝클어진 장발과 몸 곳곳에 새긴 문신 역시 무섭기보다 어딘가 부족하지만 친근한 건달로 느껴졌다. 하지만 한수호를 연기할 때는 180도 달라졌다. 칼날처럼 날카롭고 냉혹한 모습이었다. 얼굴만 같았을 뿐 전혀 다른 2명의 윤시윤이었다.

무엇보다 최근 이슈가 된 성희롱·성폭력 관련 이슈가 ‘친판사’에서 다뤄져 가장 관심이 갔다. 송소은의 이야기는 ‘여검사 성추행 사건’을 연상시켰다. 힘 있는 자들의 폭력성과 그들에게 당하고도 침묵할 수밖에 없는 약자의 모습, 도움을 청했을 때 돌아오는 차가운 시선 등 우리 사회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를 되새기게 했다. 이런 장치들이 극에 더욱 몰입시켰다.

사진=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방송 화면 캡처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방송 화면 캡처

하지만 극 초반 부검실 참관 장면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나체 상태로 있는 시신과 거기에 파고든 벌레, 시신에서 흘러나오는 피 등을 그대로 보여줬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논란이 되는 것이 오히려 드라마 시청률에 있어서는 호재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노렸다는 의혹이 들기도 한다. 그 만큼 전작의 시청률이 처참했기 때문이다.

법리적 해석은 전혀 모르는 한강호가 진정한 정의를 법정에서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 궁금증이 높아진다. 인간다운 면모를 가진 동시에 야망으로 가득 찬 이중적인 캐릭터인 오상철(박병은 분), 주은(권나라 분)이 펼칠 이야기도 기대된다. 그 속에 강호, 소은과 함께 네 사람의 사각관계도 자연스레 녹아들 것으로 보인다.

1~2회 방송 시청률은 각각 5.2%, 6.3%(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2.3%와 2.7%, 같은 날 방송을 시작한 MBC ‘시간’은 3.5%와 4.0%였다. SBS 수목극의 재기를 조심스레 기대해도 될까.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