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숀 1위, 의혹이 가시지 않는 이유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가수 숀. / 사진제공=엠넷닷컴 캡처

가수 숀. / 사진제공=엠넷닷컴 캡처

DJ 겸 프로듀서 숀의 곡 ‘Way Back Home'(이하 ‘웨이 백 홈’)을 둘러싼 음원 사재기 논란이 검찰 수사 의뢰 공방전으로 확산되며 장기화될 조짐이다.

‘웨이 백 홈’은 지난 6월 27일 숀이 낸 EP ‘Take’에 수록된 1번 트랙이다. 쉽고 듣기 편한 멜로디에 ‘세상을 뒤집어 너를 찾으려 해’와 같은 독창적인 가사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어쩌다 ‘숀도 안 대고 닐로 먹는다’라는 불명예까지 안게 됐을까. 페이스북 기반 바이럴 마케팅의 실효성과 실시간 음원 차트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혹이 주요 관건이다.

◆ 페이스북 기반 바이럴 마케팅, 음원 차트 1위가 정말 가능한가

‘웨이 백 홈’은 지난 8일 멜론 차트 100위에 진입한 이후 서서히 순위가 올라 지난 17일 0시 1위를 차지해 현재까지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세븐틴, 마마무 등 팬덤 화력이 센 아이돌 그룹의 신곡을 물리치고 이뤄낸 역주행이다. 페이스북 등 SNS를 제외하고는 대대적 홍보 활동 없이 등극한 1위여서 대중은 의문을 가졌다.

숀의 개인 활동을 담당하는 소속사 디씨톰엔터테인먼트(이하 디씨톰)는 지난 17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노래를 소개시킨 것이 전부고, 그 폭발적인 반응들이 차트로 유입돼 빠른 시간 안에 상위권까지 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두 번째 의혹이 발생한다. 디씨톰의 주장대로 그들의 바이럴 콘텐츠에 많이 노출됐다면 사용자들이 한 번씩 스트리밍으로 해당 곡을 들어볼 수는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음악 콘텐츠들은 기본적으로 무료다. 멜론에서 1위를 하려면 시간당 대략 5만~8만의 스트리밍 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공짜 콘텐츠 기반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유료 기반의 음원 스트리밍으로 유입됐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바이럴 콘텐츠에 음원 스트리밍으로 바로 유입될 수 있는 링크가 걸린 것도 아니며, SNS 영상 콘텐츠로 숀보다 더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가수들이 ‘차트인’조차 하기 힘들다는 현실이 의혹을 더한다.

이에 페이스북 마케팅만으로 무료와 유료라는 간극을 뛰어넘고, 나아가 몇 만이라는 사용자수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사재기의 형태가 현재까지 드러난 어뷰징(여러 대의 기기나 다중 계정 사용 등)과는 다른 형태로 생겨났거나, ‘Take’의 타이틀곡 ‘생각나’의 피처링 아티스트인 오반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마케팅은 아닌지 등 부가적인 의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웨이 백 홈’의 바이럴 콘텐츠가 집중적으로 올라왔던 페이스북 페이지 ‘너만 들려주는 음악’은 오반의 소속사 로맨틱팩토리가 운영하는 것이며, 로맨틱팩토리는 디씨톰과 장덕철·닐로 소속사인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와 협력 업체라는 정황이 앞서 포착됐기 때문이다.

◆ 실시간 음원 차트, 누가 만드는 것인가

이번 논란은 실시간 음원 차트의 투명성과 정당성에 대한 불을 다시 지폈다. 멜론 차트는 ‘매장 차트’라고 불린다. 그만큼 차트 100위권 안에만 들면 ‘톱 100 전체 재생’ 버튼으로 손쉽게 ‘최신 인기 곡’들을 틀 수 있어 카페 등의 매장에서 자주 틀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차트 100위권을 과연 대중이 만드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이전부터 있었다. 아무리 음악을 사랑하는 사용자라도 24시간 동안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곡을 스트리밍을 할 수는 없으며, 음원 차트로 이익을 보는 것은 차트인에 성공한 소속사와 가수, 유통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시간 차트가 사실은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으며, 차트인을 하기 위한 편법 생성을 부추기는 원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윤종신 미스틱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윤종신은 “차트는 현상의 반영인데 차트가 현상을 만드니 차트에 어떡하든 올리는 게 목표가 된 현실”이라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차트인을 해야한다”라고 지적했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도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업계의 여러 회사들과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마치고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에 우선 조사를 의뢰하고 추가 결과에 따라 검찰에도 이 문제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디씨톰은 자신들의 입장을 견지하며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수사 의뢰 요청서를 접수했다. 디씨톰은 “주요 음원사이트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웨이 백 홈’의 불법 이용 내역 조사 및 발매 이후의 시간대별, 이용자별, 상세 이용내역의 제공을 문의했으나 적절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확실한 수사를 통해 음원 차트 순위 조작 논란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디씨톰이 강조하는 ‘뉴미디어’ 혹은 소셜마케팅이 그 효과에 대한 의혹을 잠재우고 음원 유통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