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에 중독됐다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tvN '미스터 션샤인'. / 사진제공=화앤담픽처스

tvN ‘미스터 션샤인’. / 사진제공=화앤담픽처스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김은숙 작가가 방송 4회 만에 시창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은숙표 어록’도 벌써 등장했다.

지난 14일과 15일에 방송된 ‘미스터 션샤인'(연출 이응복)은 자체 시청률을 경신했다.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와 웅장한 영상,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받고 있다. 무엇보다 김은숙 작가의 색깔이 녹아있는 대사들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 묵직한 내레이션

‘미스터 션샤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등장인물들의 독백이다.

첫 회에서 고애신(김태리)는 기별지를 논어 사이에 끼워 읽었다. 그러면서 ‘어제는 멀고 오늘은 낯설며 내일은 두려운 격변의 시간이었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고 읊조렸다.

2회 점등식날, 저격 사건 이후 한성 거리에서 만난 유진(이병헌)은 ‘동지였으면 서둘러 비꼈어야 하고 적이었으면 더 서둘러 비꼈어야 할 터인데 같은 쪽으로 걷겠다라. 대담한 자인가 대책이 없는 자인가’라고 했다.

4회, 기차역에서 미 해병대 대위라는 유진의 신분을 알고 충격에 빠진 애신의 내레이션도 주목받았다. ‘나는 그의 이름조차 읽을 수 없다. 동지인 줄 알았으나 그 모든 순간 이방인이었던 그는, 적인가 아군인가’이다.

◆ 날카롭고 냉소적인 고해성사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 주인공들의 말은 매우 날카롭다.

첫 회에서 유진은 조선으로 발령받고 카일(데이비드 맥기니스)가 좋은 소식이냐고 묻자, “조선에서 태어난 건 맞지만 내 조국은 미국이야. 조선은 단 한 번도 날 가져 본 적이 없거든”이라고 답했다.

2회에서 할아버지 고사홍(이호재)은 애신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고 단정히 있다가 혼인해 지아비 그늘에서 꽃처럼 살라”고 했다. 애신은 이에 반발하며 “조선은 변하고 있습니다. 천민도 신학문을 배워 벼슬을 하는 세상이온데 계집이라 하여 쓰일 곳이 없겠습니까. 청이고 법국이고 덕국이고 앞 다투어 조선에 들어옵니다. 왜인들은 쌀까지 퍼갑니다. 조선의 운명이 이럴 진데, 그럼, 차라리 죽겠습니다”고 힘줘 말했다.

이후 애신의 총포술 스승 장승구(최무성)에게 죽음을 각오하고 의병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글은 힘이 없습니다. 저는 총포로 할 것입니다”고 덧붙였다.

4회, 구동매(유연석)에게 “내 눈에 자네는 백정이 아니라 그저 백성이야. 내 눈빛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자네를 그리 본 것은 자네가 백정이라서가 아니라, 변절자여서다”고 일침을 가했다.

◆ 톡톡 튀는 ‘속사포’ 어법

김은숙 작가의 대사는 톡톡 튀면서 가슴을 울린다.

2회 지붕 위에서 로건을 저격한 뒤 한성 거리에서 스치듯 만난 유진과 애신의 대화나, 미공사관에 조사를 받으러 온 애신과 날카롭게 질문하는 유진의 설전은 극에 흥미를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뿐만 아니라 “러브가 무엇이오?”라고 묻는 애신과 “안 해봐서 잘은 모르겠소. 그걸 왜 묻는 거요?”라는 유진의 대화는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 반전에 반전, 역발상의 코믹

재미도 놓칠 수 없다. 진지하게 받아치는 인물들의 대화는 극에 웃음을 더한다.

2회 장승구가 의병활동으로 인해 몰래 다쳐올 때마다 변명을 하자, 애신은 “걱정 마십시오. 스승님이 무얼 하시든 안 물을 것입니다. 멧돼지와 치정싸움을 하셨대도 그런가보다 할 것입니다. 죽지나 마십시오”라고 받아쳤다.

미 공사관에서 조사 중 애신에게 함안댁(이정은)이 일자무식이라고 한 말을 들은 유진이 애신을 놀리며, “무식하게 안 보이니 걱정 마시오. 쭉 그림 같소”라고 했다.

4회 거리에서 츠다의 얼굴을 확인한 유진이 춘식(배정남)의 그림솜씨를 칭찬하며 “그 자의 그림 솜씨가 다빈치 급이었네”라고 해 보는 이들을 웃게 했다.

‘미스터 션샤인’ 제작진은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독창적인 캐릭터인 유진 초이와 고애신이 김은숙 작가의 생동감 넘치는 언어와 만나 힘을 얻고 있다”며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독특한 김은숙 작가의 어록을 앞으로도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